지극히 평범한 우리의 이야기: 홍재희 '그건 혐오예요' 리뷰

 ‘그건 혐오예요.’라는.’ 책은 여성, 동물, 외국인노동자, 장애인, 병역거부자, 성소수자 등을 대상으로 한 우리 사회의 혐오의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며 그건 혐오에요.’ 책 페이지를 천천히 넘기던 중 내 귀를 사로잡는 대화가 들렸다.


미용실 사장님
: 어 언니! 왔어~ 오늘은 손님이 없어서 한가하네~

단골 손님 : 언니네 아저씨(남편)은 좀 어때? 아직도 누워계시나?

 

미용실 사장님 : 아니~ 집에 와있어~ 살아난 건 기적인데 퇴원하고 나 일해야 되니까 요양병원 좀 가있으라고 부탁 했더니 죽어도 삼시 세끼는 집에서 먹어야한다네~~ 그거면 다행이지 죽기 전에 살아보고 싶은 집 있다고 해서 내가 이사까지 하다가 죽을 뻔했잖아.

 

단골 손님아우~ 너무한 거 아니야? 하긴 우리 남편도 내가 지금 항암치료 받고 운동 겸 돌아다닌다고 나 환자로 취급도 안 해주잖아. 아파도 밥 꼬박꼬박 다 차려야 되고. 여자들의 숙명 인가봐.

 

미용실 사장님 : 그러니까 말이야. 남자들은 아파도 병간호 해주고,, 돌봐주는 여자가 있는데 나는 아프면 누가 돌봐주나. 우리 아저씨(남편)가(남편) 그렇게 해주려나 싶어서 내가 남편한테 물어봤더니 돌봐주는 게 아니라 아픈 사람 차 태워서 맛있는 거나 먹으러 다닌다고 하고 말더라고. 헛웃음이 나와서 내가 참.

 

단골손님그러니까 요즘 결혼 안 하는 사람들이 현명한 거일 수 있다니까. 결혼 안 한 사람들끼리 의지하고 사는 거지 뭐. 자식들한테는 아프다고 손 벌리기 힘들고, 남편 있어봐야 밥 차리기 바쁜데.

 

미용실 사장님 : 자식새끼들도 꼭 딸만 와서 보고 가지 아들은 오지도 않아. 진짜 요즘은 날도 더운데 감자가 그렇게 먹고 싶다고 해서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서 감자만 찌다 나왔다니까.

 

단골손님언니도 진짜 나이 먹어서 고생이네. 날 더운데 건강 잘 챙기고 난 이제 슬슬 가볼게.

 

 누군가는 ‘여성혐오라니‘여성 혐오라니?’, ‘가부장제는 다 옛말이지.’라고.’ 이야기하며 여성 혐오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성들은 가부장제 안에서 여전히 몸이 아파도 케어 받지 못하고, 돌봄 노동을 평생 지속하고 있지만 노동의 가치는 인정받지 못한다. 또, 남성은 여성이 아플 때 병간호나 돌봄이 아닌 자신이 가진 자본을 이용해 맛있는 거나 먹여주면 된다고 생각하는 이 상황을 어떻게 여성 혐오가 아니라고 볼 수 있을까?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종편 드라마에서는 여성 혐오 논란이 일어나고 있고, 유명 남성 아이돌이 하이힐을 집에 모아두었다는 이유로 게이라고 비아냥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반려동물을 한 때 패션용품처럼 생각하고 키우다 방치하면서 최근 새로운 고양이를 입양한 유명 연예인이 존재한다.

 일상에서 혐오의 순간을 마주하는 것은 때로는 좌절감을 주고, 마음을 불편하게도 하지만 이것에 대해 인지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건 반가운 소식인 것 같다.

 

 책의 도입부를 읽으면서 일상 안에서 당연하게 누군가를 혐오했던 과거의 나에게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하고, ‘누군가를 혐오하는 모습이 나의 모습은 아닌가?’, ‘나도 누군가에게는 폭력적인 사람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며 마음이 무거운 상태로 책장을 넘겼다.

성문화센터에서 5년간 일하며 내가 노력한다고 이 세상이 바뀌는 건 맞나?’, ‘내가 죽을 때까지 변하기는 할까?’라는?’ 생 각에 힘이 빠지고, 좌절하는 순간이 있는데 우리가 함께 노력하면 바꿀 수 있다고, 바꾸어야만 한다고 계속 이야기하는 작가의 말에 조금은 위로받으며 가벼워진 마음으로 나는 어떤 노력들을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으로 책을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책의 물음처럼 많은 사람들이 그건 혐오예요.’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라본다..

 

글. 정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