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언제, 어떻게 성장하는가? - 과거의 나를 만나는 시간, <블루아워>

 

 영화 자체는 솔직히, 만족스럽진 않았다. 포스터에 속았다. 맑고 청량한 파란 배경과 금방이라도 신나게 달릴 듯 자동차에 올라탄 매력적인 두 배우를 보며, 이 여름을 시원하게 채워줄 로드무비를 기대하면...안 될 것 같다.

 

 일적으로도, 사랑에 있어서도 지칠대로 지쳐 무료해진 30대 여성 스나다. 유부남 직장 동료와의 아슬아슬한 관계마저도 끝이 보이고, 결혼은 안하는지, 아이는 왜 안 갖는 건지 식상한 오지랖이 늘 주변을 감싸는, 앞으로도, 뒤로도 갈 수 없는 여성의 모습은 이제는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익숙한 모습이다.

 당장 집으로 오라는 엄마의 전화를 받고, 밝고 천진난만한 친구 기요우라와 마지못해 떠난 시골집에서 어릴 적 묻어온 기억들을 마주하는 시간을 갖는다. 날 키워준 할머니, 바닥에 퍼덕이던 매미, 탐탁치 않았던 오빠와 엄마, 촌스럽게만 여겨졌던 시골길 스나다와 기요우라가 들고다니며 촬영하는 작은 캠코더 속에 차곡차곡 담기는 영상들은 그녀가 지나온 시간이며, 어느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 바라보고 만났던 기억들이다.

 워낙 매력적인 두 배우의 출연에 영화 속에서 그려질 관계를 기대했지만, 이 영화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자아에 대한 내용이라 1차 반전... 포스터를 보고 기대했던 맑고 청량한 분위기보다는 일본 특유의 스산하고, 정적인 표현들에 2차로 당황했지만 어떤 형태로든, 평범한 여성들의 삶과 고민이 스크린에 한번 더 등장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영화의 감상평은 마쳐야겠다.

 

하루의 시작과 끝에 찾아오는 새파래지는 순간,

밤인지 새벽인지, 저녁인지 헷갈리는 몽환적인 순간을 뜻하는 말 블루아워”.

지금 블루아워를 지나고 있는 수 많은 여성들에게

자신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이 주어지기를,

그래서 영화 속 스나다처럼

말미엔 모두 미소를 띄우는 순간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본다.

 

교육팀. 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