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폭력? 디지털 성범죄? 디지털 세대와 소통하기

디지털 성폭력 예방교육 매뉴얼 개발과 강사 양성

 

 

최근 불법 촬영 및 유포 등 디지털 성범죄의 지속적 증가로 인해 피해 심각성이 사회적으로 이슈화되고 있다. 불법촬영에 의한 범죄는 최근 20092016년 사이 542%가 증가(최인해, 2017)해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검거 건수로 보더라도 최근의 2011년에서 2016년 사이에 약 3.7배 증가(1,332->4904)하였고, 검거 건수 중에서 기소 건수가 불기소 건수보다 90%이상 훨씬 높게 나타나 검거가 이루어진 경우 대부분 범죄 혐의가 인정되고 있다(최진응, 2018).

 

 또한 디지털 미디어 기술의 발전과 스마트폰의 일상적인 보급으로 인해 디지털 성폭력 문제는 다양화되고 심화되고 있다. 공공장소 불법촬영 후 온라인 공간에 유포뿐만 아니라 성적 촬영물 비동의 유포, 디지털 그루밍, 사이버공간 내 성적괴롭힘, 사진 합성 후 게시 등으로 IT기술 개발로 신종 디지털 성폭력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최근 연예인 불법성폭력 영상물 촬영 및 유포로 인한 심각한 사회적 비용을 경험했다. 온라인의 익명성, 시공간의 경계가 없는 무한복제 가능성, 한계가 없는 속도감으로 인하여 불법촬영 영상 피해자의 피해 지속과 심화는 물론 전방위적인 가해 확산이 심각하다.

 

 연예인 불법 성폭력 영상물 촬영 및 유포로 인한 사회적 파장은 디지털 환경에서의 건강한 성문화 형성과 정착의 중요성을 제기하였다. 일반 사회의 성문화와 성가치관이 디지털 환경에서는 더욱 부정적으로 왜곡될 가능성이 높아 건강한 성문화와 성평등한 디지털 환경을 만들기 위한 각계의 실천적 대안 마련이 절실하며,  2014~2016년 아하센터에 접수된 청소년 또래 간 성폭력 가해 상담 사례들을 분석한 바에 의하면 성폭력 가해 71건 사례(747회기) 중 디지털 성폭력에 해당하는 사례는 통신매체이용음란’ 20(28%)카메라등이용촬영’ 13(18%)으로 총 33(46%)을 차지한다. SNS, 익명채팅어플 등을 통해 성적인 글이나 사진, 동영상을 요구하는 등 통신매체와 카메라 등을 이용한 가해 유형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피해와 가해 양상이 저연령층으로 확산되고 있다(아하센터 성폭력 가해 상담 초등 18%. 중등  52%, 고등 27%).

 

 교육부가 발표한 2018년 제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의하면 신체 폭행은 줄어든 반면, 언어폭력과 사이버 괴롭힘은 늘어났으며, 피해 유형을 보면 언어폭력 34.7%, 집단 따돌림 17.2%, 스토킹 11.8%, 사이버 괴롭힘 10.8%, 신체폭행 10%, 금품갈취 6.4%, 성추행·성폭행 5.2%, 강제심부름 3.9% 등으로 매우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학교폭력인 사이버불링은 웹사이트나 SNS, 카카오톡, 스마트폰 메신저 등을 이용해 사이버 상에서 특정인을 집단적으로 따돌리거나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행위로, 특히 앱 메신저를 통한 단체 대화방에서 욕설이나 괴롭히는 사이버 괴롭힘, 사이버스토킹, 사이버 성폭력, 안티카페, 사이버 따돌림 등이 대표적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사이버 상에서 은밀하게 일어나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지속적이고 집요하게 괴롭혀 정신적 피폐함을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청소년기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자아정체감을 형성하는 중요한 시기로써 건강한 성문화 정착과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실천하는 미래 세대로서의 육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청소년을 위한 디지털성폭력 예방교육에 대한 교육 자료가 부족한 현실이다.

 

 현재까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2018디지털성범죄 예방 교육(중학생)’ 매뉴얼을 개발했으나, 주로 디지털 그루밍을 다룸으로써 디지털성범죄로부터 여성 청소년 피해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다양한 디지털성폭력 예방교육 매뉴얼이 현장에서 지도하는 교사들이 소속 학교의 인적·물적 자원을 고려하여 맥락에 맞게 교육 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표준 수업지도안과 대안적 수업지도안 개발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2019년이 시작한 1월부터 아하센터는 서울시와 서울시 교육청에 끊임없는 디지털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성문화를 수면위로 끌어내어 교육해야 하는 필요성을 어필하였고, 다양한 방식의 제안을 통해 드디어 9월, "디지털 성폭력 예방교육"을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1~3학년에게 시행할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어린이·청소년의 문화적 감성에 맞춘 디지털 성폭력 예방교육 매뉴얼은 어떤 목적과 방향성, 그리고 내용과 방법을 담아야 할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협업을 통한 진행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서울시 교육청 소속에 초등학교 교사, 한국사이버성문화 관련 기관 종사자, 청소년성문화 전문가, 디지털 문화 연구자, 대상별 청소년 당사자가 이 매뉴얼 개발에 기획자로 포진되었고, 10회차가 넘는 기획회의를 통해 교육 매뉴얼의 기조를 잡을 수 있었다.

 

 "디지털 성폭력 예방교육"의 교육 목표는 아래와 같다.

 

1. 디지털 성폭력을 단순 놀이 혹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 나와 우리 모두의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한다.

2. 성폭력과 디지털성폭력에 대한 개념을 정확하게 알고 폭력에 대한 민감성을 기른다.

3. 디지털 성폭력의 대표적인 사례를 통해 이것이 왜 문제이며 어떤 위험이 있으며,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설명할 수 있다.

4. 피해에 노출되었을 때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음을 안다.

5. 모든 개인은 방어자, 방관자, 동조자, 가해자,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한다.

6. 디지털 성폭력 예방과 피해보호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실천을 고민한다.

7. 폭력에 대한 비판적 접근을 통해 인권과 성평등 감수성을 증진한다.

 

 프로그램의 내용과 구성은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었으며 자신의 일상을 세밀하게 들여다 보는 작업이었다. 

 

 내가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 하루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디지털 플랫폼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도입"에서 점검하였다.

 

 00플랫폼에 "나는 괜찮게 생긴 얼굴인가요?" 라고 올리는 사례, "요즘 내 최애 관심사는 좋아요 수와 폴로워 수", "분명 비밀 계정이었는데?" 등의 사례를 보면 디지털 플랫폼이 나를 전시하고, 나를 평가받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회적인 동물로서 서로 관계를 맺고 그 속에서 타인의 공감과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해 공감이 충분해진다면 이제 시작이다.

 

 디지털 성폭력의 개념과 유형을 우리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아래()7가지 사례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지 참여자들과 체험 형식의 활동거리로 자유롭게 나눠보고, 아주 구체적으로 '온라인 그루밍'과 '온라인 단톡방: 성희롱 사안", "불법촬영물 유포: 지인합성사진 등"의 사례를 개개인 생각을 개별 작성 후, 모둠별로 돌려보고 모둠원의 동의 하에 1인이 활동 작업물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하였다. 각각의 상황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디지털 성문화를 심층적인 분석과 다양한 층위의 결을 확인하는 작업이었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유의미한 변화 가능한 심리, 언어, 행위를 끌어낼 수 있었다.

 

 평화로운 디지털 환경을 위한 에티켓은 디지털 성폭력에 대처하는 바람직한 태도를 인식하게 하였고, 참여자 모두가 변화의 주인공으로서 평화롭고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위한 우리의 과제를 고민하게 하였다. 

 

 기획, 편성된 디지털 성폭력 예방교육 매뉴얼을 바탕으로 40여명의 강사 양성 워크숍이 진행되었으며, 연계된 초등학교 18개교와 중학교 10개교는 이러한 취지와 세팅에 전폭적으로 공감하였으며, 어린이와 청소년의 디지털 성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한 첫 단추꿰기에 동역자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디지털 성폭력 예방교육을 진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필요했으며, 그 조건은 이러하다. "30명 이내 소규모 집단, 교육시간 90분 이내, 집단 내 개인 작업과 5인 이하에 그룹작업 병행, 사전-사후 설문지 참여, 집단의 특수성이나 특이사항이 사전 안내될 것." 최소한의 조건과 개발된 교육 매뉴얼, 양성된 40여명의 강사를 통해 아하!센터가 궁극적으로 이뤄내고자 한 목적은 아래와 같다.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디지털 성폭력을 예방하는 교육 컨텐츠를 개발하여 디지털성폭력으로부터 청소년 자신의 보호는 물론 성평등한 디지털 환경 조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인식 제고와 실천을 도모한다. 그러기 위해 디지털 환경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청소년들의 디지털 환경의 이해와 의사결정 능력을 함양하고 어린이·청소년의 디지털성폭력 예방을 위한 대응 및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청소년을 둘러싼 성문화가 보다 건강하고, 성평등에 기반한 인식을 제고하고, 앎으로 인한 실천은 일반 사회에서 뿐만아니라 디지털 환경에서도 중요시된다. 성평등한 관점의 디지털 문화를 조성하고, 디지털 성폭력 없는 안전한 학교 만들기 문화 확산을 추진하는데 이 사업이 기여하는 바가 크길 바란다. 

 

전문가 기획단
청소년 기획단
어린이 대상 시범교육
강사 양성 워크숍

 

글. 교육팀 조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