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유진과 유진

작성일 : 06-02-03 10:24     
[도서] ' 유진과 유진 '
글쓴이 : 아하지기  조회 : 630  
 


두 개의 시선 - 유진과 유진을 읽고.. 

두 그루의 나무가 있다. 이 나무들은 같은 시기에, 같은 곳에 심어졌기 때문에 크면서 똑같은 일들을 겪었다. 그런데 한나무는 올곧은 가지로 자랐고, 다른나무는 가지가 뒤틀린 채 자랐다. 과연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도대체 그 나무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 책의 표지에 그려진 두 그루의 나무를 보면서 해 본 생각이다. 맞대고 있는 똑같은 두 개의 이름, 그리고 그 아래 그려져 있는 두 그루의 나무. 어쩌면 그 이름들은 각각의 나무가 갖고 있는 이름들 같다. 그런데 이름처럼 두 나무는 같지가 않다. 같은 유치원을 다녔던 유진과 유진이는 중학생이 되어 다시 한 반에서 만나게 된다. 그런데 큰 유진이는 작은 유진이를 기억하는 반면, 작은 유진이는 큰 유진이는 물론 그 당시의 일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전혀 겪어보지 못한 일처럼 말이다. 때문에 큰 유진이도 자신이 착각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큰 유진이의 출현과 무엇인가 억눌린채 살아가고 있던 작은 유진이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그동안 잠자고 있던 환영들이 하나 둘 깨어나기 시작한다. 그 일은 바로 성폭력! 비로소 사건을 기억해 낸 작은 유진이는, 큰 유진과 달리 자신의 기억이 가족들에 의해 철저히 억압되어 왔다는 점에 대해 분노하게 된다. 이는 일탈 행동으로 이어지는데, 결국 짝사랑하던 남자 친구 건우의 편견에 또 한 번 상처를 받은 큰 유진과 함께 그동안 잃어버린 자신들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사실 성폭력이라는 주제는 우리 사회에서 아직 무겁고 민감하게만 느껴진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에 의해서 자행되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우리 주변 누구나 대상이 될 수 있고, 어느 곳에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공공연하게 이야기되기보다는 은밀하게 다루어져야 하는 성(性)이기 때문에, 그것을 쉬쉬하는 경향이 더 짙다. 때문에 이 소설의 작은 유진이와 같은 상황을 많이 만들어 내는 것 같다. 즉, '네 잘못이 아니야!', '괜찮아!' 등의 말을 해주기보다는, '네게는 아무 일도 없었어!', '절대 그 누구에게도 말하면 안 돼!' 등의 억압을 해버리는 것이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두 유진이 가운데 작은 유진이는 우리에게 더 많은 고통과 생각 거리를 준다. 어쩌면 그 아픔은 유진과 유진 두 소녀에게는 평생을 짊어지고 가야 할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아픔은 우리가 만들어 낸 것일 수 있다. 우리 사회가 만들어 낸 것일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아픔을 보듬어 주는 것도 결국 우리의 몫이리라. 물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한다면 더 좋겠지만, 그럴수 없다면 우리의 생각과 시선을 바꿀 필요는 있겠다. 

이 일은 그 아이들의 잘못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아동 성교육 지도자 모임 임성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