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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성(Sexuality)을 읽다./'성(Sexuality)' 이야기 추천도서

[도서] What Is Sex ?

작성일 : 06-03-29 13:52     
[도서] ' What is sex ? '
글쓴이 : 아하지기  조회 : 469  
 


≪섹스란 무엇인가? - What Is Sex?≫ 
린 마굴리스, 도리언 세이건 지음 / 홍욱희 옮김 

박테리아 섹스에서 사이버섹스까지 우주의 기억을 더듬어 성의 기원을 밝힌다. 

세균들끼리의 섹스는 어떤 모습일까? 동물들끼리의 섹스는 서로 어떻게 다를까? 인간들만의 고귀한 영역이라 생각했던 성의 영역을 감히 동물, 세균과 연결 짓다니 그것도 함께 성의 진화사라는 이름으로 책을 만들 수가 있냐며 화를 낸다하면 차분히 마음을 다시 가라앉히고 이 책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우리들의 기본 상식과는 다르게 많은 생물들은 성행위가 없이도 번식한다. 그렇지만 우리 인간들처럼 종족 번식에 반드시 섹스를 필요하는 생물들에게 그것은 에너지 전환 과정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또 우리들은 섹스를 통해서 쾌락을 얻고 그것에 의해서 삶을 이어나가며 생명의 복잡성을 증진시킨다. 이 책에서 린 마굴리스와 도리언 세이건은 성의 열역학적 배경을 설명하고 원시 지구의 계절적으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진행되었던 성의 진화를 살핀다. 

저자들의 전작인 <생명이란 무엇인가?>의 속편에 해당되는 이 책은 성에 대한 범우주적이며 생물학적이고 철학적인 논의를 담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일반 대중들과 과학계에 널리 퍼져 있는 성에 대한 많은 잘못된 개념들을 과학의 힘으로 바로 잡고 있다. 그들은 성과 그 역사를 객관적으로 조망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그들의 이런 노력은 과학적 명료성과 시적인 우아함으로 충만한 글귀에 짙게 배어있다. 

과학이라는 딱딱함보다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성에 대한 과학적 고백이 독특함으로 먼저 다가오게 될 것이다. 세포들의 짝짓기모습, 짝짓기에 굶주린 사마귀가 다람쥐와 관계를 맷는 모습 등 희귀한 사진들도 많이 분포되어 있다. 

성은 시작하기를 애초에 시작하기를 매우 생물적으로, 다분히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사실 매우 생물적인 영역으로부터 시작된 성이 문화적인 인간의 손에 힘입어 '성문화'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하기까지는 그만한 사연이 있지 않을까? sexuality를 가꾸어야만 할 것 같은 흐름 속에서 관습적인 의식, 어쩐지 도덕적인 강요성에 의해 성의식을 가진졌다면 이와 같은 책을 추천해 본다. 

아무런 관계도 없이, 아무런 생각도 하지 말고 처음부터 시작해 보자.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을 제거해보자.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머리 속의 많은 것들을 비워버리고, 어쩌면 찌꺼기 뿐일지도 모르는 것들을 잠시 발 밑에 내려놓아 보자.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성을 밝혀 보자. 

이 책에서도 나온 바처럼 생명은 그 자신의 진화에 영향을 미친다. 박테리아가 먹이를 향해서 헤엄치는 것과 같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단순한 선택도 긴 시간이 흐르면 진화의 방향을 결정지을 수 있다. 이 책을 읽는다는 미시적인 선택이 좀 더 거시적인 시선으로 성을 바라볼 수 있는데 색다른 도움이 될 것이다. 

아하! 섹슈얼리티 체험관에서 청소년들에게 보여주는 영상물의 제목도‘what is sexuality’이고 하니 비교 차원에서 읽어봐도 재미있을듯 하다.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자원활동가 한빛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