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방가? 방가!'

작성일 : 11-01-25 17:04             
[영화] 방가? 방가!
글쓴이 : 아하지기 (124.60.216.5)  조회 : 169  


방가? 방가!를 보고 난 후..

언제부턴가 무겁고 딱딱한 영화 보다는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고 보고 나면 기분이 좋은 영화를 찾게 된 것이 최근 나에게 있어서 가장 큰 변화인 것 같다.

그래서 선택하게 된 영화, 방가? 방가!


여운이 긴 영화

영화를 보는 내내 정말 재밌고 즐겁게 봤다. 어찌나 웃었던지..

정말 최근 이렇게 많이 웃어본 적이 있나 할 정도로 재미있었다. 물론 중간 중간 감동적이고 찡한 장면도 있고.. 화가 나는 장면도 있었지만..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난 후 그냥 웃고 지나칠 수만은 없는 내용의 영화라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느끼게 되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여운이 참 긴 것 같다.


주인공 태식은...

영화의 주인공 태식은 5년 동안 취업을 하고자 하지만, 매번 실패로 돌아가고 취업이 된다 해도 금방 짤리는 등, 우여곡절 끝에 고향 친구와 그에 대한 방안으로 외국인 노동자로 가장하여 취업을 한다. 이것도 몇 번의 실패 끝에 우리나라에 흔치 않은 부탄의 외국인 노동자로 취업을 하여 공장에서 일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함께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과의 생활 속에서의 에피소드를 엮어 놓은 영화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와 그들의 어려움 등에 대해서 TV를 통해 접해 보긴 했지만 실제로 영화에서 외국인 노동자이기에 쉬는 날에도 나와서 일을 해야 하고, 일한 것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임금, 또 임금의 일부를 사기를 당하게 되고.. 여성 외국인 노동자에게 성추행을 하는 장면 등등.. 그러한 과정에서 전혀 부끄러움이 없고 싫으면 떠나라는 식의 태도들... 장면 장면이 코믹하게 그려져서 무겁게 다가오진 않았지만.. 그냥 웃고 지나치기엔 좀 씁쓸했다.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 더욱이 나보다 더 약한 자들에게 그러한 태도를 갖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꽤 오랫동안 끊임없이 듣는 그래서 이제 별 느낌이 없는 이야기 가운데 하나가 청년 실업이다. 사실 내 주변 가까이에도 다행인지는 몰라도 실업의 아픔을 느끼는 사람들이 없어서 더 실감을 못했었는데 주인공 태식이 엄마와 통화하면서 좋은 직장에 잘 다니고 있고 너무 바빠서 시골에도 내려갈 수 없다는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과 그래서 결국 외국인 노동자로 가장해서 취업을 해서 살아가는 모습..

그래도 주인공 태식은 그러한 상황 가운데서도 그들을 차별하거나 속이려 하지 않고 오히려 진실함으로 그들을 대하고 아끼고 함께 잘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그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태식과 같은 상황이라면 절망, 또 좌절 가운데 놓여 있을 수 있고 또 그와 함께 한 고향 친구와 같이 외국인 노동자들을 이용해서 자신의 유익을 취할 수 있었을 텐데...

어찌보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있어서 태식은 강자의 입장일 수 있었을 텐데.. 오히려 그들의 편에 서서 그들과 진심으로 하나 되는 그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요즘 우리 사회에 많은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고 긍정적인 요인보다는 부정적인 모습들이 더 많아서 어찌 보면 마음을 닫고 있었던 터였는데 웃으면서 편하게 보겠다는 영화를 통해서 뜻하지 않았던 생각들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뭔가 숙제를 남겨주는 듯한 느낌.. 하지만 그 느낌이 나쁘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문화교류팀 양윤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