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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성(Sexuality)을 읽다./문화에서 성을 찾아내다

[도서] 10대의 섹스, 유쾌한 섹슈얼리티

작성일 : 10-11-17 20:18             
[도서] 10대의 섹스, 유쾌한 섹슈얼리티
글쓴이 : 아하지기 (119.196.213.175)  조회 : 239  
 


나온 지 채 한 달이 안 되는 어느 날, 나는 유섹인(유쾌한섹슈얼리티인권센터)에서 발행한 ‘10대의 섹스, 유쾌한 섹슈얼리티’라는 제목의 책을 샀다. 사실 제목만 보고도 난 이 책을 얼른 손에 넣고 싶어서 인터넷 서점을 기웃기웃 거리다, 큰 서점의 바로드림서비스를 이용해 생각보다 쉽게 이 책을 손에 넣었다.

10대의 섹스, 유쾌한 섹슈얼리티가 나의 책 욕심을 화악 불러일으키게 했던 것은 무얼까? 이 책의 저자가 맘에 들어서였을까? 아니면 그동안 강의를 들었던, 내가 좋아하는 강사가 이 책의 저자 중에 한 명이라서였을까?

난 이 책의 제목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그중에서도 ‘10대의 섹스’가 아니라, ‘유쾌한 섹슈얼리티’라는 제목이 내 마음에 들어왔다. 낯설어하거나 이야기조차 꺼내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많아 그들의 마음을 움직여가며 이야기하기에 더욱 어려움이 많았던 섹!슈!얼!리!티! 라는 단어 앞에 ‘유쾌한’이라는 형용사가 붙다니! 그 자체만으로 내 마음을 위로해주듯, 그동안의 섹슈얼리티란 단어와 함께 한 나의 고민을 한순간에 싸악! 수거해버린 듯 했다. 한동안 난 내 책상 앞에 이 책을 놓아두고 이 책의 제목만 열심히 바라보았다. 제목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의 소심함이 치유되는 듯 했으니까 말이다

가장 흥미를 갖고 읽었던 <괄호를 풀어라, 한국영화가 10대 여성의 성을 다루는 방식에 붙이는 글>은 10대가 느끼는 헤테로섹슈얼리티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느낌이었다. 여고 괴담, 어린신부, 제니와 주노, 사마리아, 과속스캔들까지. 장르가 코미디 드라마라고 할지라도 영화 속 그 순간 10대가 갖는 공포와 고통은 10대가 느끼는 것이다. 해피엔딩이라는 결말로 10대가 느끼는 고통과 공포가 잊혀져버리는 것이 아쉽다. 마치 10대에 옆집 오빠와 사랑을 하면 10대에 사랑을 하지 않는 친구들보다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운 10대의 삶을 선택하게 된다는 걸 보여주기라도 하듯 말이다. 어쩌면 현실이기도 하고 억지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 10대가 선택할 일인데도 말이다.

변혜정 선생님의 글로 시작되는 이 책은 이미 여러 차례 변혜정 선생님의 강의를 들은 나로서는 생각의 정리가 되는 시간이었고, 10대 친구들을 만나고 있는 내 마음의 위로를 얻는 시간이었다. 안타깝게 그들을 바라보며, 쉽게 다가서지 못하고, 그렇다고 대변을 해 줄 정도의 힘이나 위치가 되지 못했던 나의 마음을 위로라도 해주는 바로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서 난 지금 이 시간에도 섹스로 인해 어떤 형태로든 방황을 하고 있는 10대에게 같은 소수자인 여성으로서 파이팅을 외치고 싶다. 그리고 나의 섹슈얼리티도 역시 이 책을 읽기 전과 읽고 난 후는 분명 큰 차이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나의 섹슈얼리티는 유쾌한 섹슈얼리티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상담사업팀 위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