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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성(Sexuality)을 읽다./문화에서 성을 찾아내다

[영화] '줄리 & 줄리아'

작성일 : 10-02-28 18:23             
[영화] 줄리 & 줄리아
글쓴이 : 아하지기 (112.149.189.207)  조회 : 288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길래 이리도 리뷰가 써지지 않는걸까. 영화가 재미없는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너무 재미있게, 또 사랑스럽게 봤던 줄리&줄리아. 두 여성의 이야기다. 요리를 매개로 하는.

전설의 프랑스 요리사 줄리아 차일드와 뉴욕을 살아가는 평범한 공무원 줄리 파웰. 다른 시대를 살고 있는 두 여성의 이야기를 영화는 너무나 적절하게 교차하여 보여준다. 눈에 띄는 클라이맥스나 반전도 없이 영화가 전개되다 보니 자칫 지루할 수도 있지만 소소한 이야기 하나하나가 적절하게 잘 버무려져 있는 것 같다.

영화를 처음 보고 나왔을 때, 뭐랄까. 이름도 촌스러운 ‘성공한 여성지도자’같은 류의 방송을 본 듯한 느낌도 들었고, 일종의 취미를 통해 무언가를 성취해낸 모습에서 부러움 혹은 질투를 느낀 것도 같다.

줄리와 줄리아 모두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현실 안에서 무언가 할 만한 꺼리를 찾으려 애쓴다. 줄리는 요리가 취미였고, 줄리아는 먹는 것을 너무나 좋아했다. 이들에게 각각의 남편들은 그런 특기를 살려 요리를 배워보고, 블로그를 운영해 볼 것에 대한 팁을 준다. 그리고 그녀들이 요리를 통해 무언가를 성취해내기까지 끝없이 지지하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중간 중간 약간의 트러블도 보여지긴 하지만, 영화 전반에 펼쳐지는 무한한 애정으로 해소된다. 그러고보니 처음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때, 위에서 말했던 소감 말고도 하나가 더 있었다.

‘아! 저런 남자라면 결혼하고 싶다. 내 남편도 딱 저랬으면 좋겠다.’

그리고는 한 달 가까이 리뷰를 쓰겠다고 컴퓨터 앞에 앉아 이렇게 끙끙거리고 있다. 무언가가 나를 찜찜하고 불편하게 하는데 그게 무엇인지 도통 찾아지지가 않는 거였다. 이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요리로 성공(?)한 두 여성의 이야기에 너무나도 많이 끈끈한 부부애를 강조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불편함이었던 것도 같다.


하지만 실화라고 하니 그녀들의 파트너가 영화와 같았다면 정말정말정말 부러울 수 밖에. 직업으로써의 일이 아니라, 내가 즐겁게 살 수 있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애쓸 때 옆에서 누군가(당연히 남편이라는 존재가 아니어도 되겠지?) 무한 애정과 신뢰, 지지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일이 아닐까?

그래서 이 영화가 어딘지 모르게 찜찜했지만, 몹시 사랑스웠던 것 같다.

그리고 전반적인 줄거리에서 나를 가장 ‘빵’터지게 했던 것은 ‘위너’자매인 줄리아와 줄리아의 동생. 키 차이를 뛰어넘는 사랑을 보는 재미랄까? 또 하나, 영화를 보고 나면 Bon appetit(보나뻬띠)라는 말이 계속 맴돌게 될 것이다. (영화를 통해 확인하시길)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문화교류팀 양유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