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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성(Sexuality)을 읽다./문화에서 성을 찾아내다

[도서] 그건, 사랑이었네

작성일 : 10-03-31 18:25             
[도서] 그것은 사랑이었네
글쓴이 : 아하지기 (59.15.196.148)  조회 : 250  
 


친구가 생일선물로 전해 준 책. 제목을 보면서 단순히 연애소설로만 생객해서 그리 반갑지 않았는데, 별로 보고 싶지 않은 영화지만 함께 한 사람이 너무 보고 싶어 해서 마지못해 봤다가 너무 괜찮은 영화였음을 느끼고 큰 수확을 얻은 것 같은 그런 느낌의 책이었다.

“이 책을 쓰는 내내 행복했다. 참말이지 늦은 오후 여러분을 우리 집에 초대해서 따끈한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기분이었을까” 이 책을 쓴 저자 한비야가 했던 말이다. 나 역시 이 책을 읽는 내내 행복했다. 나를 아껴주는 친한 언니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진실되게 이야기해 주며 격려해 주는 듯한 느낌처럼. 

나에게 들려 준 여러 가지 이야기 가운데 크게 공감했던 몇 가지 말들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지금 내가 성공했다고 꼽는 사람들은 NGO 직원들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남에게도 도움이 되는 사람, 다른 사람 안에 있는 소중한 싹을 발견하고 북돋워주는 사람, 자신이 평생을 바쳐도 아깝지 않을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려는 사람, 자신의 전 생애를 통해 원칙과 소신을 끝까지 관철하려는 사람을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왜 우리 아하 식구들이 생각이 나는지... 우리 아하! 선생님들의 모습과 어느 정도 일치하는 모습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

내가 생각하는 성공이라는 말. 아니 성공이라기보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이 어느 정도 일치하는 부분이 있는 듯해서 반가웠다. 좋은 학벌, 높은 연봉의 대기업 직장, 세련된 외모, 좋은 집안 등 요즘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한 인생, 추구하는 것에 대해서 난 전혀 마음이 끌리지 않았었는데 왠지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듯한 느낌이기 때문이었다.

나를 언니, 누나라고 부르는 모든 이들의 좋은 길동무가 되고 싶다. 깃발을 들고 멀찌감치 앞장서서 나를 따르라, 하는 선봉대장이 아니라 반 발짝 앞에서 조금 먼저 본 세상을 재미있게 얘기해주는 언니, 누나이고 싶다. 애쓰지 않아도 서로의 숨소리와 웃음소리, 툴툴거리는 소리와 응원 소리가 들리는 거리, 손을 뻗으면 서로의 손을 잡을 수 있는 딱 반 발짝 거리에서 여러 분들과 함께 가고 싶다.

책을 본 이후에 TV예능프로인 무릎팍 도사에 한비야가 출연했을 때 “나는 내가 아직도 뭐가 될지 궁금하다.”라고 했던 그녀의 말을 떠올려 보았다. 나이가 50이 넘는 나이에 그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유학길에 오른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일텐데.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어서 기쁘고 또다시 뚜렷한 목표가 생겨서 기쁘다고 말할 수 있는 그녀의 열정이 열심히 인상적이면서 또한 부럽기도 했다. 그리고 나 역시 그렇게 살고 싶은 마음이다.

얼마 전 교회 학생들과 20대, 30대, 40대… 모습과 계획을 적는 활동을 했었다. 간단하고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50대의 내 모습을 떠올려볼 때 문득 뭔가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과 전혀 다른 일이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미술을 공부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난 미술 공부 시작을 50대에 적었던 기억이 난다. 무심코 떠올라 적은 것일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 정말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면서 정말 내가 50대가 되었을 때 한비야처럼 하고 싶은 일에 끌리는 것들에 망설이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그런 열정이 남아있기를 소망한다.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상담사업팀 양윤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