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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에는 어떤일이?/그곳에 아하가 있었다!

함께 성장하는 풍요로움, '성교육 교사회' 겨울 워크숍

작성일 : 11-03-02 19:10             
함께 성장하는 풍요로움, '성교육 교사회' 겨울 워크숍
글쓴이 : 아하지기 (124.62.1.6)  조회 : 192  


이 글은 2011년 2월 15~16일 1박 2일 동안 열린 <아하! 성교육 교사회> 겨울 워크숍에 처음 참여하신 권영주 선생님께서 써주셨습니다. 기꺼이 써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건강한 청소년 성문화를 위한 성교육 실천 활동 '성교육 교사회'

<아하! 성교육 교사회>는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아하센터)>의 모임으로 일선 학교와 대안 학교의 교사, 성교육 강사, 그리고 청소년 관련 기관 실무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아하! 성교육 교사회>는 건강한 청소년 성문화 형성을 위하여, 성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연구, 실천 활동, 분과 모임(성교육 프로그램 개발팀과 섹슈얼리티 문화 읽기팀)의 활성화를 통해 다각도의 성교육 실천 활동을 하고자 한다.

매년 성교육 교사회 모임의 발전과 위원들의 역량강화 및 친밀한 소통을 도모하고자 여름과 겨울 두 번에 걸쳐서 워크숍을 떠나는데, 올해는 여러 회원들의 높은 참여를 도모하고자, 서울 외곽이 아닌 서울 시내 안에 숙소를 잡았다. 그렇게 우리는 서울 합정동의 마리스타 교육관에서 1박 2일의 워크숍을 가졌다.

이 워크숍은 매년 두 번씩 열렸다고 하나, 새내기 회원에 속하는 내게는 이번 워크숍이 처음이었다. 정기 모임 때마다 스터디를 하면서, 그리고 여러 문화읽기를 하면서, 내 안의 갈증 나는 무언가가 해소되는 느낌을 갖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고, 뿌듯하다고 회원들께 말씀 드렸더니, 그때마다 회장단 선생님들은 내게 ‘워크숍을 참석해보세요. 그럼 이 곳의 매력에 더 풍덩 빠지실 꺼에요’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 겨울 워크숍은 기필코 참석하고 말리라 다짐을 하곤 했었다.


내 몸과의 즐거운 연애

그런 부푼 꿈을 안고 참석한 워크숍. 평소에 잘 만나 뵐 수 없었던 1기부터의 여러 선배님들을 포함하여 총 18분이 이번 워크숍에 참석하셨다. 먼저 첫 시간 ‘아하! 성교육’ 강사님이신 이권명희 선생님의 진행으로 한 ‘내 몸과의 즐거운 연애.’ 늘 나와 함께 있지만 때로는 나에게서 소외되어 방치되어 있던 내 몸과 인사 하고, 몸 동작 활동을 통해 몸의 스트레스를 풀며 내 몸과의 한바탕 연애를 끝내고 난 후, 추운 겨우내 굳었던 얼굴들에 혈색이 돌았다. 너무 예뻐지고 광채가 난다며 서로의 얼굴들을 보면서 한참을 웃었다.

즐겁게 저녁 식사를 한 후 우리는 여성 아동폭력피해 중앙지원단의 팀장이시자, 심리치료학 박사이신 고정애 선생님의 진행으로 프랑스 다큐 영화 ‘남녀 오르가즘의 이해와 소통’을 보고 이야기를 나눴다. 남성들이 이야기하는 그들의 오르가즘에 대한 이야기, 우리와 그들은 늘 함께 하지만 소통부재였던 남성의 성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으면서, 우리는 그들의 사정이 오르가즘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 단지 사정을 원하는 남성이 아니라 그들도 충만함과 만족감을 원하는 우리와 같은 존재임을 알아갔고, 그들을 한층 더 이해하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가장 내밀한 의사소통으로서의 건강한 섹스를 즐기기 원한다면 우선 상대에게 자신을 솔직히 말하라는 글이 생각났다. 남편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지던 순간이었다.


2011년, 새로운 회장단을 뽑다.

영화를 보고 나서 한참을 이야기를 나눈 후, 우리는 그동안 고생하신 회장 이재숙 선생님과 부회장 홍경숙 선생님, 총무 김의숙 선생님께 아낌없는 박수를 드렸고, 2011년도 새로운 회장단을 꾸렸다. 전년도 부회장님이셨던 홍경숙 선생님이 회장이 되었고 길현숙 선생님이 부회장, 윤태화 선생님이 총무를 맡게 되었다. 그분들과 함께 하는 새로운 2011년이 기대된다.

밤이 어둑어둑 해지자, 다들 각자 가지고 온 물건을 꺼내 놓고 나눠 갖는 벼룩시장이 열렸다. 여기저기서 스카프를, 원피스를, 가방을, 서로서로에게 맞춰 보며 각자 자기에게 맞는 물건을 가져갔다. 나는 최규영 선생님의 여름 원피스를 가져왔는데, 그 연둣빛 원피스를 입을 여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이런 횡재가 있다니~~!! 얏호~

이불을 펴고 누워서 혹은 기대어 앉아, 우리는 2010년의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던 순간을 나누었다. 각자가 느꼈던 인생의 행복함을 듣고 있자니, 누에머리처럼 뭉클한 것이 확 퍼져 올라왔다. 그들과 함께 가는 인생의 동반자로써 그들에게 계속 그렇게 행복한 일들만 생기길 기도한다. 다들 새벽 3시까지 이야기 하고 잠들었는데, 워크숍에 가면 이야기 하느라 잠을 거의 못 잔다는 말씀이 그때서야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A Walk On The Moon, 1999

영화 치료를 통한 내면 성찰의 시간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한 후 우리는 길현숙 선생님의 진행으로 ‘영화 치료를 통해 내면 성찰하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 동안 영화치료 연수를 열심히 받으러 다니시던 길현숙 선생님이 직접 우리에게 심리 치료의 수단으로 영화를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그 날 영화의 제목은 ‘워크 온더 문.’

다 같이 영화를 본 후 우리는 그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이 어떻게 우리에게 영향을 주는지, 또한 영화의 등장인물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과 그 속에서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자신의 치유와 성장을 위한 수많은 도구들을 정리하면서 영화 치료에 집중했다. 길현숙 선생님의 명쾌하고 재밌는 진행도 있었지만, 서로의 생각들과 느낌을 나누면서 우리는 우리도 알지 못했던 우리의 모습을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알아가면서 그 영화 치료라는 매력에 흠뻑 빠져 들었다.

워크숍 첫날 저녁에 이 영화 치료가 진행이 되었다면 아마 밤을 새고 더 많은 이야기들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점심식사 예약과 미술 전시회 관람의 일정 때문에 빨리 마무리를 짓고 일어서야 함이 못내 아쉬웠다. 꼭 한 번 더 이런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말들이 오고가면서 우리는 평창동으로 향했다.

안창홍 개인전 <불편한 진실>, 가나아트센터

불편한 진실

좋은 공기와 함께 박은선 선생님의 추천으로 정한 그린하우스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우리는 가나아트센터에서 ‘불편한 진실’이라는 미술전을 관람했다. 매일 TV에서 소녀시대 같은 아이돌과 TV 스타들의 마른 몸들만 보다가 마주하게 된 안창홍 작가의 그림은 말 그대로 현실적인 ‘우리들의 몸’이었다. 처진 뱃살과 주름, 깨끗하지 않은 손톱... 전문 모델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그린 누드화라 더 가깝게 느껴지고, 잊고 있던 우리들의 몸을 그 속에서 볼 수 있었다. 나를 압도하는 모델들의 눈빛 때문에 그 불편한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게 되었고 그것에 압도 되어 그림 속에 빨려 들어갔다. 배경은 휴지통이 엎어져 있던가, 혹은 쥐들이 나뒹구는 작업실이었고, 작품 속의 누드는 살벌한 풍경 속에 벌거벗은 채 서 있음에도 인물들은 하나같이 당당하고 눈빛 또한 살아 있어 기존 누드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충격이었다.


스스로 풍요로운 교사회 워크숍

우리는 평창동의 한 까페에 들어가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회장님 이하 여러 샘들의 수고와 멋진 프로그램에 감사함을 전하며 워크숍의 마지막 소감을 나눴다. 우리 교사회 워크숍의 자부심이자 크나큰 장점은 오로지 회원들만의 역량으로 이 워크숍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워크숍에서 그동안 지쳤던 마음과 정신을 추스르고 여기 프로그램과 선생님들께 받은 좋은 에너지로 가득 채워 또 자신들의 삶에서 최선을 다해 앞으로 걸어갈 것이다. 이 에너지가 또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겠지만, 이 충만함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다.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성교육 교사회 권영주
정리 이도윤

가나아트센터 앞에서 한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