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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에는 어떤일이?/그곳에 아하가 있었다!

아동성폭력 사건 위지기원 리포트 - 김수철 사건 및 동대문 사건

작성일 : 10-08-02 16:46             
아동성폭력 사건 위지기원 리포트 - 김수철 사건 및 동대문 사건
글쓴이 : 아하지기 (180.229.101.12)  조회 : 198  


지난 6월 7일 김수철 사건이 발생하였다. 언론에서는 앞 다투어 특종 보도에 열을 올리느라 있는 사실 없는 사실을 캐내기 위해 혈안이 되었고, 들끓는 여론 사이에서 관계당국은 임기응변의 답변을 내놓느라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넘기고 있었다. 그 안에서 잊혀진 것처럼 보이는 피해자 및 위기지원에 관련된 논의. 사실 잊혀졌다기 보다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른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아동성폭력 사건은 늘 존재해왔지만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할지를 우리는 함께 고민한 적이 없었다. 그저 안타깝고 화가 나 속상해하기만 했지.

사건이 있을 때마다 많은 고민을 하던 중 이번 사건은 아하센터가 위치한 지역에서 일어났다. 소식이 들리자마자 발 빠르게 학교를 파악하고 해당교육청에 피해자 지원 등 사건관련 위기지원에 관해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다고 알렸다. 이와 동시에 지역의 인근 학교에서 아동성폭력 안전에 관한 문의 요청이 쇄도하여 ‘아동성폭력 안전망’에 관해 학교에서 확인해야 할 내용들에 대해서도 안내하였다.

사건발생 3일 후, 교육청 대책회의에서 아하!센터에서 보낸 자료대로 개입할 수 있도록 해당학교에 알렸고 다음 날인 11일, 해당학교가 아하센터에 지원을 요청하였다. 요청내용은 피해자 지원 내용보다는 학교 내 성폭력예방교육(교사교육, 학생교육 등)쪽이었다.

6월 14일 사건 관련 개입이 점차 늦어지는 것에 대해 즉각적으로 무엇인가를 해야 하지 않는가, 에 대한 고민으로 지역사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보자는 것에 동의하여 안전망 확보를 위한 지역회의를 하자고 제안하여 몇몇 기관과 함께 아동성폭력 대책마련 준비회의를 진행하였다. 

같은 날 관련 기관을 중심으로 아동성폭력 예방을 위한 안전망 확보 협의회(가칭)을 열었다. 지역사회 교육전문가, 남부교육청, 영등포구청, 구의원, 해바라기아동센터 등이 참가하였다. 각 기관에서 할 수 있는 역할들에 대해서 공유하고, 해당 구청에서 하는 사업을 구체적으로 소개하였고 향후 교육청은 어떤 역할을 할지, 관련기관들은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한 두 가지로 정해서 다음 회의에서 제안하기로 하였다. 또한 구의원 당선자들의 관심과 의지를 엿 볼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향후 회의는 교육청이 주관하기로 하였다.


약속된 날짜에 교사교육과 아동교육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피해아동의 지원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들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피해아동 동생의 학습지원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피해아동과 가족을 만날 수 있게 되었는데 피해가족은 문제가 발생한 지역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지만(전학 및 이사) 지원금이 치료, 상담 중심의 비용만으로 책정되어 있어 힘들다며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좀 더 현실적이고 다양한 피해자 지원서비스가 있어야 하지 않는지, 고민이 되는 지점이다.

또한 사건이 발생한 지역의 학부모들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떤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정확히 알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고 싶어 하지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창구가 없다. 학교 측 역시 이런 위기상황에서 학부모를 만나기 위해 준비된 내용이 부족한 실정이다. 학부모의 수많은 항의는 학교의 업무를 마비시킬 정도로 교사들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었지만 학교는 학부모간담회 혹은 학부모교육 선택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고 결국 해당학교의 학부모 교육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학교의 교사들에게도 위기개입이 중요하게 지원되어야 한다. 물론 교육방법과 관계에 있어서 상당히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더군다나 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보니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더 예민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수많은 책임요청으로 인해 교사들의 스트레스와 노고가 얼마나 클지 그들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위기 지원이 계속되던 6월 20일, 불행하게도 동대문 지역에서 또 한 건의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였다. 해당 부처에서는 22일에 긴급전문가회의를 소집했다. 사건에 대한 경위와 앞으로의 역할을 나누게 되었다. 아동 및 학부모예방교육은 아하!센터가, 교사 및 피해아동대상반 교육은 정신과 전문의 들이 진행하는 것으로 하였고 예산을 만들고 교육이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였다. 여름방학이 코앞에 다가옴으로 인해 반별 교육은 7월 5일부터 2주간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아이들 뿐 아니라 학부모 및 교사들에게 아동성폭력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고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를 중점적으로 교육하였다.

7월 19일이 되었다. 학교가 방학하는 날이다. 이날이 오기까지 얼마나 숨 가쁘게 달려왔던가? 아동성폭력사건을 통한 위기 지원을 하기 위해 한 달 반 동안 초를 다투면서 고민하고 행동하였지만 앞으로 갈 길이 멀고 숙제가 많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는다. 아직 우리사회가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 너무나 모르고 있고 준비되어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이번 사례를 통해서 절절히 느낀다. 책자에 나와 있는 위기개입 안전망 시스템은 정말이지 글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국가와 지역사회가 함께 지속적으로 이 문제를 들여다보지 않고, 함께 하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계속 반복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방학이라는 이유로 언론도, 학교도, 어른들도 한숨 돌리고 있을 이 시간. 어디에서도 안전할 수 없는 우리 아이들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무겁다.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문화교류팀 이옥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