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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xFTM: 세 성전환 남성의 이야기>를 통해서 본 섹슈얼리티

작성일 : 08-07-10 18:35             
<3xFTM:세 성전환 남성의 이야기>를 통해서 본 섹슈얼리티
글쓴이 : 아하지기 (59.15.196.150)  조회 : 838  


지난 6월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는 ‘2008 아하! 섹슈얼리티 포럼’을 2회 개최하였다. 6월 17일에 진행된 첫번째 시간에는 성소수자를 다룬 다큐 <3xFTM>을 상영하고, 감독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3xFTM>은 생물학적으로는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스스로를 남성으로 정체화하고 있는, 소위 FTM(female to male) 트랜스젠더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성적소수 문화환경을 위한 모임 연분홍치마’에서 제작하였고 서울여성영화제에서 옥랑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3xFTM>은 성적정체성에 대한 다양한 정치적 입장을 존중하면서 성전환남성(FTM)에 대한 인식을 넓혀준 영상물로 평가받고 있다. 

‘트랜스 젠더’하면 주로 하리수(male to female)를 떠올리고 호기심의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성전환 남성(ftm)들의 정체성을 ‘여성의 육체에 갇힌 남성’, 혹은 ‘잘못 태어난 남성’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이처럼 트랜스젠더를 낯설게 느끼고 때로는 편견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은 그동안 트랜스젠더의 삶의 경험을 공유할 기회나 이들과 소통하는 과정이 별로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3xFTM> 영화에서는 성전환 남성들이 겪는 타고난 여성 몸에 대한 갈등, 성전환에 관한 욕망과 고민, ‘남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기대와 긴장감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 생물학적으로 주어진 성별 이분법을 넘어 자신이 원하는 성정체성으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ftm과 진솔하게 만나고 소통 할 수 있도록 한다. 

3ftm은 태어날 때 부여받은 여성의 몸에서 스스로를 남성으로 정체화하고 있는 성전환 남성들, 고종호, 한무지, 김명진 3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속 주인공 ftm들은 자신이 스스로에게 가장 편안한 모습(제스쳐, 취향, 태도, 목소리 등)을 찾았는데, 그것은 여성이기 보다는 남성일 때였다고 한다. 
 
"제가 식당에서 밥을 양껏 먹기에 '여자'는 불편했어요." 
“회사에 면접을 보러갈 때면, 정장을 입어야 하는데, 여자 정장은 어울리지 않아서 도저히 입을 수 없고, 어울리는 의상은 남자 정장이지만, 남자가 아니기 때문에 입기 곤란했어요” 
“우여곡절 끝에 회사에 입사해도, 여직원들은 치마 유니폼을 입는데,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었어요” 

그러면서 "만약에 한국사회가 이렇게 남녀 구별이 확실하지 않았다면, 나는 성별 변경하지 않았을 거에요."고 했다. 여성과 남성으로만 구분짓는 이분법적인 사고와 ‘여성다움’에 대한 사회적 강요와 차별이 이들을 불편하게 하고 갈등하게 만드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성전환 남성이라는, 같은 삶의 길을 걷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경험을 갖고 있다. 성전환 남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 차별과 끊임없이 싸워 나가는 삶의 이야기는 비슷할지 몰라도, 여성육체에 대한 경험과 갈등이 다르며, 남성육체에 대한 기대와 욕망이 서로 다르다. 영화<3xFTM>에서는 성전환 남성들이 지니는 다양성과 차이가 잘 드러나고 있어서 그동안 트랜스젠더에 대한 생각을 아주 단편적으로 편협하게 이해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해준다. 

영화속 고정우는 ‘이년이, 이놈이 중에 어떤 말이 좋으냐“고 묻는다. 여자의 몸인데 ’이놈이‘가 더 좋다면 ftm이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가 비과학적인 것 같지만 명쾌하게 느껴지는 것은 고정우가 자기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누구보다도 가장 치열하게 해온 결과이기 때문일 것이다. 고정우는 바로 자신이 자기 정체성에 대한 전문가임을 자처한다. 

성전환 남성 당자자들만큼 충분한 공감은 아니겠지만 영화<3xFTM>을 통해 트랜스젠더에 대한 다양성을 이해하고 이들과 밀도있는 만남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더불어 FTM, MTF, 동성애자, 양성애자, 이성애자, 간성, 누구든 자신의 정체성과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함께 상생하고 행복한 길임을 강조하고 싶다.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기획부장 박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