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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성(Sexuality)을 읽다./조금은 딱딱한... 칼럼!

현재진행형 대학생 성교육

작성일 : 09-10-30 15:10             
현재진행형 대학생 성교육
글쓴이 : 아하지기 (59.15.196.148)  조회 : 447  


오늘도 머리가 아프다. 머릿속에 많은 것들이 맴돌고 있는데, 정리가 안 되서 그런 것 같다. 아마도 맴도는 많은 것들이 생겨난 이유는 대학생 성교육 프로그램 때문이 아닐까. 그렇다. 나는 지금 대학생 성교육 프로그램 교안을 짜고 있고, 그래서 머리가 아프다.

법적 청소년 연령대에 해당하지만 중학생, 고등학생과는 엄연히 다르면서도 또 비슷한 부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대학생들. 그들에게 이전 교육과는 다르면서도 공감하고 체감할 수 있는 교육을 장을 열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대학생이라고 하면, 이제 막 입시 교육에서 벗어나 비교적 자유롭고 자신에 대해서 보다 더 깊이 탐구하는 시기가 아닌가. 자기 자신, 즉 성에 대해서도 깊이 탐구하고 생각해보려는 자세가 충분히 갖춰진 최적의 시기. 사회에 나가기 전에 다양한 경험과 학습을 접하게 되는 그야말로 사유의 황금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황금기를 맞는 대학생들을 위해 그들만을 위한 새로운 성교육 프로그램을 작성하기에 이르렀다. 기존의 관점들을 수정하고 사회문화적인 성에 대해 시선을 돌려 더 폭넓은 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때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관심을 많이 갖는 연애와 스킨십은 물론 스스로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점검하는 시간도 필요할 것이다. 청소년 성교육 시간에 말하지 못한 더 심도 깊고, 그들 문화에 맞는 특성화된 교육을 맞춤 진행하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다. 대학생들 스스로 능동적으로 생각해보고, 경험해보고 싶어하는 성교육을 진행하려다 보니 내용면에서도 고민이지만 방법적으로도 많은 고민이 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시행착오 끝에 지금은 표현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스스로에 대해 성찰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교육을 준비하다 보니 흥미도가 많이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좋은 지식과 새로운 방향들을 제시해 준다고 해도 그 사람에게 매력적이지 않다면, 그래서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건 도로 아미타불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전달해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까. 똑같은 얘기를 해도 재미있게 말하는 사람의 내용을 더 선명하게 기억에 남기 때문에 전달하는 방법적인 연구 역시 필요하다.

한국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고 얘기 꺼내기 힘든 ‘성’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교육을 진행하는데, 과연 재미가 없으면 누가 얘기하려 들겠고, 누가 그 시간을 기억하겠는가. 재미있고 한 번쯤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만 만들어 줘도, 그 교육의 목표는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다. 사실 성교육에 있어서 정답이 어디 있겠는가? 정답은 다 같이 만들어갈 뿐이다. 성교육 강사들은 다른 사람들이 그 길에서 헤매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큰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대학교 성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정말 성교육자란 직업은 계속 배워야하고 계속 생각을 해야만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비단 이 직업 뿐만은 아니겠지만 성교육의 근간이 되는 그 섹슈얼리티란 개념이 정답이 있고, 정의가 존재하는 개념이 아니라서 더 그런 것 같다. 대학교 성교육의 결론은 끊임없이 노력하고 모든 것들이 끊임없이 진행되어야 하는 끝이 없는 현재진행형이란 결론이 나온다. 그래서 끊임없이 머리를 써야만 하는 것이 현재의 섹슈얼리티고 성교육이고, 성교육 실무자의 삶인 것 같다.

대학생 성교육뿐만 아니다. 앞으로 더 세분화될 주제별, 대상별 성교육 프로그램 역시 점점 물음표를 던져줘서 스스로 생각하게 하고 참여해서 공감할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그럼으로 해서 보다 사람들이 성교육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알아감으로써 상대방을 알아감으로써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질 수 있길 바란다.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교육사업팀 한승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