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버스ting, 어디까지 왔을까

작성일 : 09-08-28 17:07             
달리는 버스ting, 어디까지 왔을까
글쓴이 : 아하지기 (59.15.196.148)  조회 : 443  


이동형 성교육버스인 해피버스ting은 저소득소외지역의 초등 고학년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의 특화사업이다. 2007년 여름에 사업을 시작했으니 올해로 벌써 3년째. 준비기간까지 한다면 훨씬 더 많은 고민과 시간이 투자되었는데 요즘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을까. 

버스ting이 사업 초반에 지역아동센터나 보육원, 방과 후 아카데미 등 지역사회에 안전하고 건강한 성문화운동의 씨를 뿌리는 일부터 시작을 했다면 최근엔 교육복지투자사업으로 지정된 초등학교의 교육을 하는 등 점차 그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한 지역을 짧게는 하루, 길게는 일주일을 거쳐서 아이들을 만나는데 사전에 지역실무자나 학교 담당 선생님들과의 회의를 필수적으로 진행하여 대부분 일회성 교육으로 진행됨으로써 
놓칠 수 있는 아이들의 성향이나, 수업에 대해서 바라는 점들을 파악한다. 

이런 사전회의를 통해 버스프로그램, 문화프로그램, 도담도담, 사전사후 성인교육프로그램 등 선택해서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 버스프로그램은 주입식교육에 젖어있는 아이들에게 체험을 통해서 성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누구나 맞이하게 되는 사춘기에 대한 교육을 한다. 몸과 마음의 변화에 대한 질문을 통해 자기이해와 감수성을 높이는 시간을 가지며 이런 참여형 교육을 통해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성을 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버스 안에서 교육을 마친 아이들은 ‘문화프로그램’을 체험하게 되는데 자신만의 노트를 만들어 버스교육을 기억하는 ‘사춘기노트’를 만들기도 하고 버스 내 마련된 책을 읽으면서 궁금한 점들을 알아보기도 한다. 그리고 또 하나, 버스프로그램과 문화프로그램 이외에 교육환경의 특수성에 맞추어 새로 개발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바로 도담도담이라는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이 긍정적인 성문화를 토대로 성장하는 것을 바라는 마음에서 성폭력과 음란물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과 그것에 대한 대처법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스스로 성적자기결정권에 대해서 생각하고 몸에 대한 감각을 익히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다양하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발전해나가고 있지만 교육을 하면 할수록 아하! 해피버스ting의 교육은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성인들을 위한 교육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버스 교육 후에 아이들은 그날 배운 것들을 가정이나, 자신들의 환경으로 돌아가서 나누고자 한다. 하지만 월경, 몽정, 성폭력, 성기의 명칭 등 그 단어조차도 낯선 어른들이 많다. 일례로 들면 과거에 어른들이 아이들의 음경을 만지면서 “이 녀석 얼마나 컸는지 볼까?” 하며 아이들에게 관심을 표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관심을 표현하는 것 역시 성폭력이지만 아직 주변어른들의 감수성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일 수도 있다. 또한, 교육 후 즉각적인 아이들의 반응에 지역실무자나 담당 선생님들이 종종 당혹스러운 경험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음경이나 음순에 대해서 질문을 하게 될 경우 혹은 연애와 스킨십에 대해 질문을 할 경우, 담당자들은 쉽게 대처하지 못하거나 얼버무리는 것으로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 바로 그 예이다. 이러한 피드백들을 주고받으며 사실은 그 지역의 성인교육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데 아직까지 거기까지 이루어지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교육이 끝나고 난 뒤 프로그램은 어땠는지, 교육 후 아이들의 변화는 있는지에 대한 피드백을 하는 지역실무자와의 사후 평가회의를 갖는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아하! 해피버스ting이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많은 부분의 개선점을 찾게 된다. 

버스ting의 방향에 대한 고민을 하며 느꼈던 점 중에 하나가 지역 성문화는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점이다. 성문화를 만든다는 것은 바로 어른들의 소유가 아닌 모든 사람이 공유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변화라는 것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큰 임무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의 건강한 성문화를 진심으로 바라는 어른들이라면 함께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아직까지 성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미흡하다고 느껴지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성인들의 경우, 성에 대해서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그와 더불어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무관심이다. 성교육은 단지 아이들이 하는 수많은 교육 중 하나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방식일 수도 있겠다. 마지막으로 실적위주의 환경에서 기발하고 색다른 성교육을 하나 제공해주었다는 만족감으로 이후에 필요한 교육들이 놓쳐지는 것은 아닌지는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변화는 특정 대상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저소득 소외지역을 나가는 것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사실 성문화는 그 외의 지역에서도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 성이란 것은 어느 누구에게만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더 멀리, 더 넓게 많은 사람과 성문화를 다져가는 것은 2인 3각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발을 맞추어 어느 누가 넘어지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발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일이 될 것이다. 현재로서 느껴지는 장애물들을 한걸음씩 딛고 나아간다면 성에 대해서 불편해하지 않고 함께 노력해가는 성문화가 정착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 변화 앞에 아하! 해피버스ting이 앞서갈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문화교류팀 채대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