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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에는 어떤일이?/2019 아하!뉴스

SNS 속 넘쳐나는 혐오와 성차별, 디지털 성폭력, 그리고 스쿨미투까지 성교육이 절실한 현실, 아하!센터에서 해답을 찾다

“애들 사진 찍어서 톡방에 다 공유하잖아요~ 정** 사건 그게 무슨 죄에요? 남자는 다 그러는데요~“ 야동이랑 실제랑 같나요?”, ”스킨십이 싫을 때 어떤 식으로 거절해야 제일 안 민망할까요?“, “생리컵은 한국산이 좋나요, 직구가 좋나요?”, ”페미니즘이 무슨 뜻인가요?“, “학교 선생님이 동성애가 나쁘다고하는데, 정말 그래요? 우리 선생님 이상해요.” (2019년 현재까지 나온 체험형 성교육 참가자들의 질문 중 일부 발췌)

 

최근 한국사회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온라인과 일상에서 넘쳐나는 성 관련 이슈들을 접하고 있다. 인터넷 게임이나 커뮤니티, 유튜브,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끊임없이 왜곡된 성 정보와 성차별적이고 성폭력적인 문화가 전파되고 있지만 이를 바로잡을 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심각하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서울시가 운영하는 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이하 '아하!센터')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정확한 성정보를 제공하고 자신과 사회를 둘러싼 성문화를 주체적이고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성인지적 체험형 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성문화 이슈인 성차별과 혐오 문화, 스쿨 미투, 디지털 성폭력, 탈코르셋,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청와대 21만명 청원 등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 아하센터에서는 인권과 평등에 기반한 성교육 컨텐츠 개발과 업그레이드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의 발전과 함께 자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디지털 유해 매체를 주체적으로 인식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디지털 성폭력 피해와 가해에 저항하는 성평등한 감수성을 가진 민주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1999년 개관 이래 청소년 성문화 담론을 꾸준히 축적시킨 역사와 현장성, 전문성을 가진 아하!센터의 체험형 성교육은 가정이나 학교에서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성’ 이라는 주제를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고 즐겁고, 당당하게 질문하고 발언하면서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교육 방식은 대상별 문화적 특성에 맞춰 ‘놀이와 보드 게임, 퀴즈와 토론, 춤과 몸동작 활동, 미션 워크숍, 퍼포먼스’ 형태로 자기주도형 참여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하!센터의 성교육의 핵심은 발달 단계에 맞춘 연령별 교육에 있다. 어린이는 3단계로 구분(8~9세, 10~11세, 12세~13세)하고, 청소년도 3단계(14~15세, 16~17세, 18~19세)로 총 6단계 맞춤형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어린이 체험형 성교육’은 8~9에게 자신의 감정과 몸의 경계를 확인하고 몸의 주인 의식을 기르고, 자신과 타인을 존중할 수 있는 약속을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10~11는 추리와 게임 활동을 통해 성별 고정관념을 해체하고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 12~13에게는 정확한 사춘기 성지식을 제공하고, 연애와 몸의 변화, 성표현물, 또래 성폭력, 온라인 에티켓 5가지의 주제 토론을 통해 평등하고 안전한 성문화를 만들어가는 주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청소년 체험형 성교육’은 14~15세에게 춤과 몸동작을 통해 몸의 감각과 감정을 돌아보고,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몸 움직임을 경험하고, 퀴즈 형식의 게임을 통해 정확한 성지식을 습득하고, 또래 안의 폭력적이거나 왜곡된 성문화를 성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집단의 특성에 따라서, 문화예술체험을 통해 권력의 위계와 차이, 차별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과 자기 방어 훈련, 성과 관련한 이론들의 핵심 개념 짚기 프로그램도 구성되어 있다. 16세 이상은 십대가 가장 궁금해 하는 성과 관련한 5가지 주제를 재미있는 미션을 풀어가며 연애와 성적 의사소통, 성별 이중규범, 성정체성, 혐오와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최근 성 관련 이슈와 내용을 다루고 있다. 18세 이상에게는 안전하고 책임있는 성관계를 준비하며 성적자기결정능력을 점검하고,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 필요에 따라 맞춤 교육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고민이 풀린 것 같고 속이 시원하다.”, “ 부끄러워할 수 있는 주제를 정말 친구같이 친절하게 가르쳐주어서 좋았다.”, “털이 많은 게 부끄러웠는데 이제 털을 숨기지 않을 것이다.”, “ 내 몸의 변화에 대해 알게 되었고 관심 있던 연애 이야기를 나눠서 제일 재밌었다.” (어린이체험형성교육 참가자 소감 중)

 

 

 

 

"친구의 몸을 직접 그리며 우리 몸에 눈에는 안보이지만 소중한 비눗방울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보이지 않는 비눗방울 참여자, 10세 여)

 

 

 

 

 

 

 

 

 

 

 

“가방의 주인을 찾는 활동을 하면서 성별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깰 수 있었다.” (가방의 주인을 찾아라 참여자, 11세 남)

 

 

 

 

 

 

 

 

"편견과 성관계 및 성소수자 관련 교육까지 많은 것들을 배워서 좋았다.“ “나에 대해서 너무 많이 알게 되었고, 성은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받아온 성교육들은 좀 숨기는 듯한 경향이 있는데 여기서 배운 성은 정말 실질적이고 유용했다.” (청소년체험형성교육 참가자 소감 중)

 

 

 

 

 

 

“성차별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제대로 알았다. 평등, 역차별 등에 대해 서로 공감할 수 있어서 좋다.” (성지식 스피드퀴즈 참여자, 15세 남)

 

 

 

 

 

 

 

 

 

“몸으로 놀 수 있고 소통할 수 있어서 추천하고 싶다. 피곤했던 것을 날려버리고 평화로운 느낌이 좋았다.” (한봄이네 참여자, 14세 여)

 

 

 

 

 

 

 

 

 

“평소에 ‘너희는 어리니까 하면 안 돼’란 말만 들어왔는데, 궁금했던 것도 설명해주시고 존중해주신 것 같아 좋았음." (십대가 궁금해 하는 성 워크숍 참여자, 16세 남)

 

 

 

 

 

 

 

 

 

 

 

 

“나에게 숨겨진 힘을 찾을 수 있어서 좋았다. 성폭력 예방이 아니라 나 자신을 찾아가는 활동이 놀라웠다.” (ㄷㄷㄷ프로젝트 참여자, 15세 여)

 

다양한 체험형 성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자들은 '성'에 대한 이야기가 자신을 둘러싼 환경, 그리고 자신을 포함한 일상의 이야기이며, 오프라인을 통해서도 진솔하고 진중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주제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지난해부터 아하!센터 체험형 성교육 진행 도중에 학생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예전에 비해 자신이 경험한 성차별, 성 관련 폭력 사안을 발화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이들이 공유한 #스쿨미투 사례에 대해서 해당 학교와의 협력적인 연계와 다양한 방식의 접근을 통해 문제 해결을 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스쿨미투 사안이 보다 체계적으로 피해자의 인권이 보될 수 있도록 성교육 진행 중 발화된 성폭력 상황이 교사에 의한 성폭력 사안인지, 또래 간 성폭력 사안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발화된 사안을 학교나 기관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전달한다. 보고된 성폭력 피해 사례 외에 또 다른 피해 사례가 있는지 전체 학생 대상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을 학교측에 제안하고, 피해자와 가해 행위자에 대한 상담과 징계 조치 자문, 전체 학생과 교직원 대상으로 하는 성인지 감수성 교육 등을 권고한다. 해당 학교나 기관은 이런 제안과 자문에 협력하며 가해교사와 가해 청소년에게 그에 타당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같이 아하센터는 성교육 도중 학생들이 보고한 성폭력 피해 상황에 대해서 아하센터와 학교와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신속하게 대응함으로써 성차별,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학교, 보다 안전한 공간을 만들고자 조력하고 있다.

 

첨예한 성 관련 이슈가 끊이지 않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아하센터는 때로는 성에 대해 편안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친구같은 존재이기도 하고, 때로는 어떤 성문화를 만들어야 할지 함께 고민하는 곳이고 싶다. 앞으로도 아하센터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성문화를 공론화할 수 있는 담론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그들이 발화하는 '성'에 대한 이야기에 귀기울일 것이다. 아하센터가 지향하는 발걸음에 여러분들도 함께해주시길 부탁드린다.

 

 

글. 교육팀 조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