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하! 에는 어떤일이?/2018 아하!뉴스

성인과 함께 섹슈얼리티를 이야기하다

성인과 함께 섹슈얼리티를 이야기하다

-혐오에서 탈코르셋까지, 2018 아하!섹슈얼리티아카데미-

 


2018년은 어느 때보다 성과 관련한 여러 이슈로 뜨거웠던 한 해였다. 2018 아하!섹슈얼리티 아카데미는 섹슈얼리티 지식을 다양한 분야와 접목하며, 성교육, 성상담의 지평을 넓히면서도, 어느 때보다 성()에 대한 다양한 담론과 갈등이 표출되는 현실에서, 성교육자, 상담가 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새로운 관점과 시각을 제시할 수 있는 강좌를 제공하고자 기획되었다.

 

최근 온라인 상에는 여성과 남성의 성별갈등 뿐 아니라, 여성들 사이의 분화와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게이, 트렌스젠더 등 성소수자의 소수자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논쟁과 탈코르셋등 여성성, 외모에 대한 고민, 무엇이 여성이며, 어떤 여성과 연대할 수 있()는가에 대한 복잡한 논의들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동시에 난민문제, 통일, 선거와 정치적 대표성의 영역 등 우리 사회가 당면한 다양한 변화 앞에서도 젠더, 섹슈얼리티 이슈는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혐오의 정서와도 섹슈얼리티는 복잡하게 얽혀있다.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는 성교육과 성상담을 진행해온 청소년 성교육 전문 기관으로서 이러한 사회적 맥락과 요청에 맞추어, 매우 복잡하고, 다층적으로 얽혀 있는 한국사회의 성문화를 좀 더 세심하고 면밀하게 분석하고, 살펴보기 위해 2018 섹슈얼리티 아카데미를 준비했다. 아카데미는 페이스북에 공지를 올린지 일주일 만에 마감될 만큼 많은 사람들이 최근 섹슈얼리티이슈에 많은 관심과 고민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첫 시작은 무더운 8월의 끝자락에서 김보명 인천대학교 기초교육원 초빙교원으로 시작되었다. "혐오를 초월하는 페미니즘"이라는 주제로 현재의 복잡한 페미니즘 진영을 어떻게 분석해 볼 수 있으며, 혐오에 대한 미러링 그 이후에 여성운동이 가질 수 있는 가능성, 한계는 어떤 것들이 있을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리를 열었다. 


 


두번째 강의는 프랑스현대철학자 윤지선의 '탈코르셋'에 대한 내용이었다.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외모에 대한 코르셋을 던져버리고자 하는 시도가 어떻게 분석될 수 있는지, 그것이 남성의 외양을 추구하거나, 탈코르셋에 대한 강요라며 탈코르셋을 비판하는 시선은 어떻게 볼 수 있는지 등 여러 질문에도 구체적으로 답변을 이어가며 강의가 진행되었다. 외모에 대한 전형성을 벗어 던지고 각자의 방식으로 자유를 찾아가는 움직임이 하루아침에 가능한 것은 아닐지라도, 분명 유의미한 지점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세번째 강의는 9월 11일. 윤정원 산부인과 전문의와 함께 낙태죄와 재생산권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의학분야의 전문가로서 늘 어렴풋이 알고 있던 지식을 명확하게 확인시켜주었고, 현재 재생산권 운동, 낙태죄폐지운동의 필요성과 맥락에 대해서도 정확히 짚어주었다. 강의 후반부의 어떤 산부인과관련 질문이라도 받아주었던 보너스 강의도 좋은 평을 받았다.

 

 마지막 강의는 올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포스터의 주인공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당 공동대표와 함께했다. 이 강의에는 성인 뿐 아니라 포스터를 보고 신지예후보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청소년들도 함께 할 수 있었다. 여성으로서 정치를 하며 겪었던 어려움. 그럼에도 여성 정치인의 필요성이, 신지예 후보와의 만남을 통해 피부로 와 닿았던 시간이었다. 그 여정을 함께 되짚으며 함께 눈물을 흘리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가장 첨예하게 떠오르고 있는 핫 이슈인 만큼, 강의내용에서 다소 정리가 되지 않은 부분도 있어 아쉽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함께 고민을 나누고 새로운 질문을 던져볼 수 있었던 유의미한 시간이었다. 이러한 시간을 통해 앞으로 현장에서 성교육, 상담을 진행하는 모든 활동가, 실무자, 그리고 시민들이 다양한 분야 속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더욱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며, 풍성한 논의를 만들어갈 수 있길 기대한다.

 

 

글: 기획협력팀 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