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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에는 어떤일이?

아하!사이버상담지기-서울국제여성영화제 '보이지않는'을 보고

아하! 사이버상담지기 스터디

 

- 1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보이지 않는>을 보고.

 

 

 

 아하!센터에서는 센터를 직접 찾아오기 힘든 청소년들이 성과 관련한 어려움이나 궁금한 것이 생겼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사이버상담을 진행하고 있어요.

 아하!상담방을 찾아오는 청소년들을 위해 24시간 고군분투하시는 사이버자원상담원 선생님들은 청소년들이 보다 성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조력하기 위해서 성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매월 2회 토요일에 모여 스터디를 하고 있답니다^^ 

 

 615일에 있었던 사이버상담지기스터디 시간에는 제1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영화<보이지 않는>을 관람한 후기를 나누었어요.

 

 

 

 

 그럼 사이버자원상담원 선생님들의 생생한 후기를 들어볼까요?

 

 

   - 줄거리

 

                                       ▲  영화<보이지않는> 스틸컷
 

 방송국 편집자로 일하고 있는 싱글맘 니라와 팔레스타인을 지원하는 좌파활동가 릴리와 우연히 마주치게 된다. 둘은 20년전 이스라엘을 떠들썩하게 했던 연쇄 강간 사건의 피해자이다. 성폭력 생존자 여성들의 기억과 상처, 사회적 재현에 대한 차분하면서도 파워풀한 작품이다. 강인한 표정의 두 여배우가 인상적이다.

 

(출처: 2013년 제1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홈페이지)

 

 

 

 

 

 서울 신촌 메가박스에서 열리는 서울 국제 여성 영화제에 참여하였다. 영화계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남자들이고, 힘들고 어려운 직업으로 손꼽히다 보니 여성 감독이라는 말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여성영화제가 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20년전 같은 피의자에게 성폭력을 당한 두 여자를 통해 성폭력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을 다루고 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지만, 굉장히 많은 여운을 주고 있고,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숨겨져 있다고 해서, 아주 오래전 일이라 해서 그 일을 간과하거나 그냥 넘겨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실제 영화에서 주인공 니라는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해서, 스스로 자신의 과거를 찾아나선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그 일은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고, 인생을 바꾸기 충분한 사건이다.

 반면 또다른 주인공 릴리는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아한다. 남편에게 외면당하고 딸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말을 하지는 못하고 망설인다. 사회운동을 하는 그녀는 언뜻 보면 도전적인 삶을 살지만, 여러면에서 자신을 꽁꽁 숨기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의 대처는 모두 다르지만, 그들은 사람들의 시선에 여전히 상처받고 아프다.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조금은 따뜻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힘든 일들을 견뎌내고 열심히 살아가고있는 그 자체가 이 영화를 만든 이유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야하고, 현재 우리사회에서 일어나는 이와 비슷한 사건들을 경계해야한다.

 

 

  - 아하!사이버상담지기, 김춘화 선생님

 

 

 

  아래는 다른 아하!사이버자원상담원 선생님들의 짧은 후기입니다.

 

 

# 처음에 성폭력을 주제로 한 영화라고 해서 보기 겁났는데 잔잔하게 풀어나가서 좋았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외국과 우리나라의 시각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영화<보이지 않는>은 성폭력 피해여성들이 트라우마로 힘들어 하기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극복하고자 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우리나라 영화<정애>의 경우 성폭력 피해여성이 작은 아파트에서 힘들게 혼자 살아가는 모습을 부각하고 있다.

 

 

영화에서 성폭력 피해여성의 원나잇 장면을 첫사랑과의 만남인줄 알았을 정도로 아름답게 그려 인상적이었다.

 

 

20년이 지난 일을 떠올리며 힘들어하는 아내가 남편에게 고맙다고 이야기 하자 남편이 왜 지금 그 얘기를꺼내냐며 냉정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고 남편이 아내의 상처에 무관심한 것 같아 씁쓸했다.

 

 

아내의 말에 대한 남편의 행동이 이해가 갔다. 20년 동안 상처를 회복하지 못하고 일에만 몰두하는 아내를 곁에서 봐야하는 남편 또한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그런 아내를 오랫동안 지켜준 남편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아내를 보호하기 위해 그동안 그 일을 꺼내지 않았는데, 그런 의미에서 남편의 반응은 충분히 이해가 갔다.

 

 

성폭력 피해자를 보는 주변의 시선들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시선들이 오버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실제로 그런 시선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짚어주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성폭력 피해 여성의 인터뷰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 피해 여성의 출연이라는 점이 인상깊었다.

 

 

영화에서 두 여성이 성폭력 피해를 이겨내고 삶을 잘 살아가는 것 같이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주변은 망가진 것처럼 보였다. 결혼은 했지만 가정보다는 일에 몰입하여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고, 남성과 성관계를 할 때 오바이트가 나와 할 수 없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음에도 선뜻 손을 뻗지 못하는 모습에서 성폭력 사건이 일생동안 두 여성의 삶 구석구석 영향을 준 것 같아 이것이 성폭력 피해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임에도 적극적으로 상처를 드러내며 자신들의 경험을 영화화 하여 알리려는 모습과, 원나잇을 하고, 딸에게 자신이 피해경험을 용기내 이야기 하는 모습들은 자기를 이겨내고 극복하여 새출발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져 좋았다.

 

 

성폭력 피해도 큰 상처지만 부모님과 같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에게 피해사실을 말했을 때 인정받고 보호받지 못한 것에 대한 상처가 어쩌면 더 크게 남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했다.

 

 

영화가 끝나고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영화 제작의 의도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것에 의미가 있다.’는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김춘화

편집, 상담사업팀 이다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