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그 사람 3) 체험으로 배우는 성(性) 교육의 힘 - 이혜란 선생님

작성일 : 11-06-07 17:02             
그 때 그 사람 3) 이혜란 선생님
글쓴이 : 아하지기 (119.196.213.175)  조회 : 109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이하 아하!)에서는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이하여 “그 때, 그 사람” 시리즈를 연재 합니다. 세 번째 아하!가 찾은 인터뷰는 아하! 설립 때부터 학생들을 데리고 체험관 교육을 진행하신 이혜란 보건 교사 선생님이십니다. 선생님께서는 오랜 시간 업그레이드 되어온 체험관 교육을 몸소 느끼신 분으로서, 2010년 8월 문정고등학교에서 명예퇴직하시고, 현재는 서울특별시 보건교사회에서 자문위원을 맡고 계십니다. 이번 인터뷰는 교육사업팀 황은식 선생님께서 편한 분위기로 진행해주셨습니다. 


선생님이 어떤 분인지 알려 주세요.

저는 교직에는 27년 있었고요~ 성과 연관된 것은 1998년도 부터에요. 그 때부터 조금씩 시작했고... 아우성이 생길 당시 제가 근무하던 곳이 봉림 중학교였어요. 교과부 지정 성 교육 시범학교였는데, 저희 학교 모토가 ‘건전한 성 가치관 형성을 위한 성교육 실제‘였어요. 근데 학교에서 성 교육을 진행해보니 한계가 있는 거예요. 그 때 마침 아하!의 전신인 아우성 센터가 생겨서 아이들을 데리고 오게 되었죠. 그 때는 아우성과 어우성이 있었어요.


아우성은 알겠는데 어우성은 뭔가요?

어두운 성이요~ 센터를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굉장히 획기적이었어요. 그리고 2001년도에 아하!로 바뀌면서 그 때부터는 새로운 체계의 섹슈얼리티 체험관 공간을 통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아하!로 오게 되었어요. 



학교에서 하시는 수업과 여기서 하시는 수업은 어떤 부분들이 다른가요?

교장, 교감 선생님께서 왜 꼭 그곳에 가서 해야 되냐고 물었을 때, 제가 항상 드린 말씀이 있어요. 

‘아이들을 박물관이나 다른 체험 공간에 데리고 가면, 어떤 아이는 5분 만에 나오고 어떤 아이는 30분 만에 나온다. 하지만 아하!를 가면 2시간 동안 아이들이 집중해서 수업에 참여한다. 또한 교실에서 하는 10시간의 수업보다 거기서 2시간의 수업이 더 효과적이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모두들 수긍하시고 보내주셨어요. 그리고 아이들도 체험관을 갔다 오면 더 효과적인 모습들을 보였어요.


그러면 많은 아이들을 체험관을 데리고 오셨는데 어떤 효과가 있는 것 같으세요? 저도 성교육을 하지만 아이들이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들을 느끼고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아이들이 처음 올 때는 거리가 멀어서 투덜대고 힘들어 했지만 아이들이 2시간의 교육을 받고 나서는 표정도 밝아지고 내 동생도 데리고 와야 되겠다는 말들을 해요. 또 지도 했던 친구들 중에는 센터에 있는 성문화 동아리에서 성교육 또래 지도자가 되어 열심히 활동하는 친구들도 생겼어요. 


교육 받았던 아이들 중에 지금도 만나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이 이제 나이가 24살, 25살, 26살 정도 되었죠. 그 중에는 육군 소위가 된 아이, 간호학과에 다니는 친구,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도 있어요. 근데 이 친구들이 공통적으로 저한테 하는 얘기가 성적자기결정권이라는 것을 남한테 설득을 시키지는 못하지만 자기 자신이 남에게 휘둘리지는 않아서 감사하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남자친구들이 군대에 갔을 때 선배들이 음담패설과 성 행위에 대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애기해도 그게 참이 아니고 거짓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 선배들한테 ‘그게 아닙니다.’ 라고 말은 못해도 나는 나의 선택에 대해서 내 스스로 주장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것이 너무나 감사하고 자랑스러웠어요.


그럼 여러 기관의 프로그램에 아이들을 데리고 교육을 진행하신 것 같은데 다른 기관과 다른  아하!만의 장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제가 전에 근무하던 학교가 시범학교를 했기 때문에 여러 단체에서 교육을 받아 보았어요. 성 교육이라는 것이 학교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관을 통하면, 아이들에게도 여러 가지 경험을 줄 수 있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학교로 간 이후에는 아하 센터에만 오게 되었습니다. 아하의 장점은 한 섹슈얼리티 섹션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오랫동안 놔두는 것이 아니라 업그레이드를 한다는 데 있어요. 그래서 학교에서는 갔던 곳을 또 가냐고 말하는 담임 선생님들도 계시지요. 하지만 막상 오게 되면 ‘어!! 교육장이 또 달라졌네?!’ 하시면서 다시 보게 되고, 선생님들도 자연스럽게 성 교육을 받게 되지요. 


오랜만에 센터의 최근 체험관 교육을 참관하셨는데 어떠셨어요?

학교에서 그런 장이 열리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함께, 오늘 교육을 받는 이 아이들은 혜택 받았다는 생각을 했어요. 한번 오기도 힘든데 2번이나 오고, 믿을 만한 어른들이 계시는 곳에서 아이들이 자기 생각을 과감하게 풀어보잖아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고정 관념을 깨볼 수 있는 기회도 되구요. 

제가 오늘 조금 늦게 와서 뒷부분을 참관했는데 아이들이 조금 시끄럽고 산만하긴 해도 마지막 ‘두근두근 카드’에 한 마디 적는 것을 보면, 아이들이 장난스럽게 떠들면서 수업을 받는 것 같아도 두 시간 교육 속에 가져갈 키워드들은 확실하게 가져간다고 느꼈습니다. 아이들이 안 듣고 안 보는 척 하는 듯해도 결국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은 분명히 가지고 간다는 생각에 이 아이들이 축복받았다고 생각해요. 우리 아이들한테도 이런 장이 많이 열려 있으면 아이들은 이로운 쪽으로 선택을 한다고 믿어요.

또 한편으로 이런 아이들을 참아가면서 두 시간 동안 잘 이끌어 주시는 선생님들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교육을 받고나도 매번 올바른 선택을 못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그게 잘못된 것을 알고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믿습니다. 그게 성 교육의 힘이고 그래서 우리가 계속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 10년 넘게 센터에 있으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센터에서 가는 또래지기 캠프였던가, 기,끼,깡 캠프가 있었죠. 그 때 우리 딸이 중1이라서 캠프를 갈 수 있는 대상자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촬영 담당 봉사활동으로 저를 쫒아가게 되었어요. 근데 우리 딸이 나중에, 처음에는 슬리퍼 신고 다니면서 그냥 내가 여기 왜 왔나 하던 언니 오빠들이 프로그램이 진행되고서, 나중에 마무리 발표를 할 때는 자기를 사랑하는 쪽으로 자기 주장을 표현하는 모습들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 3박 4일 동안 지켜보게 되었다고 말하더라구요. 그것만으로도 우리 아이한테는 성 교육이 된 거죠. 그걸 경험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고마웠어요. 


가장 친하신 분은?

두 분을 고르라면 이명화 센터장님도 말씀 드려야겠지만, 지금까지 교사회를 통한 인연을 소중히 이끌어 주신 박현이 부장님이 가장 친한 분이 아닐까요? 박현이 선생님은 아하! 센터의 주춧돌이자 마르지 않는 샘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상대를 존중하는 말투로 사람들을 이끄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가졌거든요. 엄마 말을 잘 들으면 떡이 나오고 비를 안 맞는 것처럼 박현이 선생님 말을 들어서 손해 본 적은 한번도 없어요. 또 박현이 선생님은 단체 문자를 보내도 나한테만 보내는 문자처럼 느끼게 하는 매력이 있어요. 


아하에 바라시는 점은?

지금까지 업그레이드 되어온 섹슈얼리티 체험관을 다 펼쳐놓을 수 있는 큰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아하의 많은 자료들이 더욱더 확산되면 좋을 것 같아요~ 


불편하신 점이 있다면요?

없었어요. 오히려 교사회라는 특권으로 제가 원하는 날짜에 제가 있던 학교 친구들을 원하는 날짜로 미리 다 예약할 수 있었기 때문에 불편하기보다는 기득권자였지요. 

그리고 남자 선생님들이 많이 생기셔서 이명화 센터장님께 너무 귀한 분들이라고 말씀 드렸어요~ 왜냐하면 남자 친구들에게는 형처럼 삼촌처럼 더 쉽게 공감대를 형성해서 말해줄 수 있는 남자 선생님들이 필요한데 아하!센터는 다른 곳보다 남자 선생님들이 많아져서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이 인터뷰를 통해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면 해주세요. 

벌써 아하!가 10주년이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하지만 10주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작은 공간에 머물러 있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큽니다. 하지만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는 청소년들 성 교육에 아주 큰 획을 그어 주었고, 성 교육이 뿌리 내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 대하여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오늘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인터뷰 교육사업팀 황은식
정리 이도윤

  • 2013.02.13 19:28 ADDR 수정/삭제 답글

    2010년 제가 고등학교 재학중일 당시
    보건선생님으로 계셨는데 정말 친절하셨어요.
    H.R 영화부였나.. 그것도 했었는데 ㅎㅎ;;
    음..아무튼 지나가다가 댓글 남기고 갑니다 !

  • 2013.02.13 19:28 ADDR 수정/삭제 답글

    2010년 제가 고등학교 재학중일 당시
    보건선생님으로 계셨는데 정말 친절하셨어요.
    H.R 영화부였나.. 그것도 했었는데 ㅎㅎ;;
    음..아무튼 지나가다가 댓글 남기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