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그 사람 1) 성에 대한 긍정적 기대 - 유외숙 소장님

작성일 : 11-04-04 18:32             
그 때 그 사람 1) 성에 대한 긍정적 기대
글쓴이 : 아하지기 (124.62.1.6)  조회 : 142  

유외숙
상담21 성건강연구소 소장
심리치료학박사/상담심리전문가
서울여자대학교 겸임교수

- 상담21 성건강연구소 홈페이지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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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이하 아하!)에서는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이하여 “그 때, 그 사람” 시리즈를 연재 합니다. 첫 번째 아하!가 찾은 인터뷰는 <상담21 성건강연구소> 소장님으로써 서울여자대학교 겸임교수이기도 하신 성상담심리전문가 유외숙 선생님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아하!의 전신인 YMCA 상담실에서 출발하여 현재의 아하!를 거쳐 20년 가까이 상담을 해오신 분입니다. 인터뷰가 길어 임의로 줄인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원래 전공은 가정

저는 원래 전공은 가정이었어요. 학교에서 가정 선생님을 한 경험들이 있지요. 69년에 입학해서 74년에 졸업했죠. 제 친구들이 이제 서서히 교수직을 종료하는 지점에 다와 있지요. 나이들이 그렇습니다. 요즘은 젊은 친구들이 학교에 많이 나와 있어요. 많이 순환이 되어야 합니다. 관점이 다양한 사람들이 좀더 자극을 하면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요. 


우연히 시작한 ‘성(性) 상담’ 자원봉사

저는 사실 굉장히 보수적인 집안의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그래서 저도 성에 대해서 굉장히 압력을 많이 받아서 숨이 콕콕 막힐 정도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랐던 사람이에요. 그런데 우연치 않게, 제가 자원봉사를 해보겠다고 시도한 것이 상담 쪽에 발을 들여놓는 한 계기였어요. 

당시 YMCA에서 상담 전문가를 양성해서 자체 상담실에 투입을 하려고 프로그램을 열었습니다. 그 때는 성 상담인지 몰랐어요. 청소년을 상담한다는 것만 알고 갔어요. 청소년 상담을 하는데, 저는 학교 선생을 했었으니까, 아이들은 얼마든지 도울 수 있다라는 건방진 생각을 사실은 했어요. 그래서 굉장히 쉽게 그 상담 교육에 참여를 했지요. 

근데 그 당시에 상담이나 교육 쪽 전공자들 중에서도 석사 이상을 뽑았었어요, 그 때. 그래서 그 당시에 30명이 거기에 신청을 했지요, 아주 고학력들이. 저는 교사 경력이 석사에 준한다고 봐서 참여가 가능했어요. 아무튼 성 상담이라는 것을 알고는 안 갔을 거에요. 왜냐하면 80년대 중반에 저에게 성이라는 것은 굉장히 불편한 주제였거든요. 

YMCA에서 85년도부터 영등포에서 공단에 있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거기에서는 성 상담을 주였어요. 저희가 제안을 한 거는 아니었고, 그냥 성 상담을 할 데가 없는데, 그쪽에서 처음 했었기 때문인 거죠. 

그래도 그 때, YMCA 상담 과정에 참여하게 되지 않았다면, 제 인생은 너무나 심심하게 제자리를 맴돌면서 살고 있었을 겁니다. 제가 자유롭게 된 계기라고 할 수 있죠. 


충격적이었던 첫 상담

첫 상담으로 아주 강렬한 상담을 받았어요. 교육을 받고 난 뒤에 그 당시 면접은 없었고, 전화 상담으로 앉아 있는데… 그런데 첫 상담이 뭐였는지 아세요? 애널 섹스였어요. 남자 대학생이 사랑하는 사람하고 성 관계를 하는데 여성이 굉장히 고통스러워한다면서. 그래서 왜 고통스러웠을까? 하고 질문을 하니까, 그게 항문성교였던 거에요. 그러니까 제가 얼마나 충격을 받았겠어요. 

그래서 왜 그렇게 하느냐 했더니, 임신이 걱정이 되기 때문에 질 섹스를 못한대요. 그래서 제가 펄펄 뛰었어요. 그게 말이 되느냐, 니가 사랑하는 사람인데, 니가 피임을 하면 되지, 콘돔을 쓰거나 등 다른 방식으로 얼마든지 피임 방법이 있는데. 정말로 니 말이 사실이라면은 그거는 니가 무지하든지, 아니면 대단히 비겁하든지, 아니면 너 자신의 욕구를 다른 이유를 갖다 대면서 포장하든지, 그런 것 같다. 근데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태도는 분명히 아닌 것 같다. 

그러면서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가에 대해서 제가 설명을 했어요. 그 쪽으로 출혈이 된다든지, 상처가 나서 감염이 된다든지, 오염이 되어 염증이 발생한다 라든지, 그 다음에 여성들이 그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그런 것에 대해서. 그런데 자기는 그렇게까지는 몰랐다고 그러더라구요. 대단히 자기 중심적이었어요. 자기 중심적으로 그것을 봤고, 그것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거죠. 아프다고 하면 그만하는 것이 기본이잖아요. 그죠? 어떻게 자기 욕구를 지속적으로 충족할까 그런 것이었죠. 대단한 자기 욕구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상담 과정에서 드러났어요. 


서로가 잡아주면서 목표를 갖다

30명이 출발을 했는데, 이런 식으로 우리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과정이 되었어요. 고학력의 사람들이 자원봉사를 하는데, 여기에서 뭔가 만족이 와야 하는데 대단히 모멸감을 경험하면서, '내가 굳이 이것까지 해야 될 이유는 없다' 라는 거였어요. 봉사도 다른 봉사를 하면 되지 굳이 이렇게 불편해야 하나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 중에서 많이 도태되고 결국에 최종적으로 남은 사람이 10명 남았다가, 그 다음에 다시 5명 남았다가, 이렇게 뚝뚝 줄어들었어요. 

그랬는데 그들이 남았던 중요한 이유가 무엇이었을 것 같습니까? 끝까지 살아남았던 사람들이? 같이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한 사람이 그만두려고 하면 다른 사람들이 붙잡아 주고, 이런 식으로 갔어요. 이 사람들의 색깔은 좀 다르지만 목표들이 있었어요. 사실은, 어떤 한 부분에서 전문적인 소양을 키워서 가지고 있으면 '누군가에게 꽤 쓸모가 있겠구나' 라는 것은 각자가 알았어요. 저도 그 때 그 부분을 알았죠. 


힘들 때 도움이 된 남편의 말

제가 위기를 느끼면서, 정말로 그만 두려고 딱 한번 생각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럴 때 제 남편이 무슨 얘기를 해줬냐 하면 이런 이야기를 해줬어요.

“너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여자라서 잘 모를 꺼야. 그런데 남자들은 성적인 부분 때문에 고민하는 것들이 굉장히 많아. 근데 아마도 여자들도 고민하는 것들이 굉장히 많을 거야. 근데 그 문제는 누구한테도 도움을 받을 곳이 없기 때문에 그것을 누가 잘 도와주고 전문가가 있다면 그거는 굉장한 일을 해내는 거라 생각해도 된다”

그래서 제가 주저앉지 않고 계속 끌고 갈 수 있게 된 부분도 있어요. 제가 한 6개월도 못 견디고 그만 두려고 그랬었거든요. 


청소년 성 상담을 진행하면서

청소년들의 욕구는 ‘해도 되요?’가 아니에요. 말은 ‘해도 되요?’ 인데요, 자위에요. 기본 주제가 자위죠. 이 자위는 욕구를 상징하는 단위에요. 

"선생님, 제가 욕구가 일어나는데 이게 정상입니까?" 
"이렇게 욕구가 일어나도 문제가 안될까요?" 
"제가 이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러고 있는데 괜찮나요?" 
"욕구를 그냥 가라앉히지 않고 직접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거 문제가 없을까요?" 
"제가 욕구가 과도하게 올라오는 빈도가 굉장히 많은데, 이게 정상이 아니면 어쩌죠?"

불안이에요. 그 다음에 욕구를 해결하거나 이 결과가 나한테 어떤 문제를 만들어내면 어떻게 하지요? 어때요? 기본적으로 다 욕구에요. 그것이 어디에서 출발했는가 보면 전부 다 욕구에요. 

그래서 ‘아~ 사람들이 자기 욕구를 좀 편안하게 보도록 하고, 그 다음에 이 욕구를 건강한 방식으로 풀 수 있는 방법들이 뭔가’를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 같았어요.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서 뭔가 ‘적극적이다’라는 것은, ‘나쁘지 않다’라는 거에요. 안전한 방식 안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주 안에서, 적극적이라는 것은 필요하다는 거에요. 

또 하나가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욕구의 양이나, 지점이나, 호기심들을 우리는 정당성을 가지고 보지 못하기 때문에, 죄도 짓지 않고 죄책감에 시달리는 경우들이 너무나 많아요. 그래서 제가 늘 상담을 하면서, “이들의 수치심과 죄책감, 그 다음에 불안? 긴장? 이런 것을 어떻게 줄여줄까”가 제 작업의 주요 맥락이 되었어요. 


다양한 상담 경험을 증명하기 위하여 석사로 진학

경험적으로 증명해보고 싶었어요. 상담에서 내용만, 전부 다 욕구 때문에, 스트레스를 욕구로 풀기도 하구요, 그 다음에 어떤 부분에서는 욕구를 푸는 결과물이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고, 이러면서 아이들이 굉장히 힘들어졌단 말이에요. 그래서 그 때 '각자의 문제해결 능력에서 이 아이들이 이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까'가 굉장히 궁금했어요. 

저는 석사를 들어갈 생각을 사실은 못했었어요. 왜냐하면 그냥 자원봉사에서 머무른다고 생각을 했고, 이 정도면 자원봉사에서는 충분하다는 개념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리고는 거기에 필요한 공부를 소소하게 정신과 의사 등을 통해 정신분석 공부를 하고, 상담 공부를 하고 했죠. 

그런데 외국에 잠시 다녀와서 다시 고등학교로 돌아가 가정을 가르치면서 상담 보직을 맡았는데, 학교현장에서 다시 아이들의 많은 어려움을 보게 되었어요.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도 공부를 더 하는 것이 맞겠다고 그 때 뒤늦게 생각을 했죠. 그래서 제가 47인가 그 때 학교를 들어가게 되었어요. 엄두를 내기가 어려워 계속 ‘너는 대학원까지는 굳이 할 필요 없어’ 하고 말을 하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다시 뭔가 시작한다는 것을요. 그래도 47살에, 50살이 되기 전에 석사를 따면 그것도 괜찮겠다! 그러고 결정을 내렸지요. 

그러고는 석사를 들어갔는데 굉장한 이점이 뭐였냐 하면, 이미 현장에서 현실의 너무나 많은 문제들을 보고 어려움을 보고 난 뒤였기 때문에, 어떻게 내 것으로, 어떻게 조율하면 되겠다는 그림이 굉장히 쉽게 그려졌어요. 

그렇게 해서 석사를 하고 그 때도 저는 박사를 갈 생각은 없었어요. 그것으로 족하다. 학교 선생으로서 이 정도면 가정 선생이면서, 아이들 상담도 잘해주는? 이만 하면 됐다. 이렇게 생각을 했던 상황이었어요. 


한국에 최초의 성 상담 박사과정이 생겨

심리나 상담 쪽에는 고학력들이 굉장히 많아서 제가 그 때 박사를 들어가서 상담 쪽에서 뭔가 제 영역을 확보하는 것은 너무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저는 ‘성’에 관심이 있지, 일반 심리 쪽으로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오랫동안 제가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일을 하면서 늘 경험한 것이 성 문제 상담이었어요. 

그러다 어느 날 매달 학회에서 내용들이 날아오잖아요. 거기에 서울여대 특수치료 전문대학원이 처음 생기면서 거기에 석박사 과정에 성 상담이 있더라구요. 그러니까 눈이 번쩍 뜨인 거에요. 아~! 우리나라에 성 상담의 석박사 과정이 있다니! 석사도 없었는데, 석사 박사가 있다니. 그렇다면 '성이니까 내가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제가 했어요. 


현장 상담에서 출발한 박사 논문 주제

처음에는 청소년들의 위험한 섹스에 대한 논문을 준비했었는데, 이론적인 논문보다 현장에서 경험하고 필요로 하는 내용을 가지고 논문을 써야겠다는 생각에 주제를 바꾸게 되었어요. 데이트 과정에서 섹스 경험이 있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여자가 섹스하고 싶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No~! 라고 하지 못하고 남자와 섹스를 하는 이유가 궁금해졌죠. 이것도 상담 경험에서 제 연구가 출발했어요. 

아하!에서 예전에 대천 해안가 거리 상담을 진행했는데, 한 대학생 커플이 와서 상담을 했어요. 근데 이 여자친구가 하는 말이, 3년을 만났는데 자신은 가끔 하고 싶지 않은데도, 남자가 만날 때마다 섹스 하는 것을 너무나 당연시해서 거절할 수가 없어 계속 섹스를 해왔다고 하면서 통곡을 했어요. 그랬더니 남자친구는 깜짝 놀라면서 거절했다면 자신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꺼이 좋아하는 줄 알았다고 하면서 당혹스러워하고, 여자도 억울해하는 상담을 한번 했었어요. 


데이트하는 관계에서 성적 소통의 문제

우리가 두 사람 사이에 성적인 욕구의 차이가 있을 때, 보통 어떻게 하죠? 협의하는 것은 가장 이상적인 경우이고, 강압적인 경우도 있어요. 졸라서 yes~ 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배려가 있거나, 사랑이 있거나, 거기에서 또 다른 만족이 있거나 그런 경우죠. 그러니까 사람들이 yes일 때, yes라고 하고 no일 때, no라고 하면 문제가 없죠. 근데 반대로 해요.  

제 연구는 "파트너 간의 성적인 소통에서 어떤 경로로, 왜, no이면서도 yes를 할까?" 에서 출발합니다. 남자는 여자와 뭐가 다를까? 제주도를 뺀 전국을 대상으로 직접 서베이를 하면서 굉장히 재미있게 연구를 했고, 그 과정에서 심리 상태를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결국 근본은 청소년 문화에서부터 바뀌어야

그 과정들을 거쳐오면서, 그리고 지금은 현장에서 계속 치료를 하면서, 제 안에 정리가 된 것이 바로 ‘욕구,’ 그 다음에 ‘욕구에 대한 정당성,’ 그 다음에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하는데 그것을 억제하는 억압요소들이 ‘각자의 문화’에 의해 왔더라. 그러므로 청소년 문화에서부터 이러한 것이 바뀐다면, 욕구 때문에 고통스러워 하는 사람이나 죄도 짓지 않고 죄책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은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청소년 성교육은 문화의 기본에서부터 

남녀 비중에 신경을 써서 여성학적 측면, 가해자/피해자 구도에서 이제는 중립적인 차원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한 때는 분명 그것이 꽤 중요했고, 기여를 많이 했지만, 이제는 다시 중심선으로 와서 다른 방식으로 좀 봐야 되겠다는 생각도 개인적으로 합니다. 

그러니까 지금 기본적인 문화라는 것이 어느 날 갑자기 되는 것은 아닐 거에요. 시간을 꽤 많이 요하는데, 어디서부터 이 부분을 좀 뒤흔들어가지고, 다른 모습으로 자리를 잡게 하는가 하는 것은 우리가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해봐야 해요. 

하나는, 학교 현장에서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많이 다루고 있기 때문에, 현장 선생님들의 인식을 수정해가지고 기본적인 판을 뒤섞어 놓는 작업이 필요하다든지, 아니면은 학생들을 성문화센터로 불러다가, 또는 학교로 나가 강의를 하면서 문화를 바꾼다든지 이런 식으로 하는데, 그렇다면 어느 쪽으로 끌고 가는 게 건강한 것인가 하는 목표가 설정이 되어야 할 거에요. 그죠? 어느 쪽으로 가는 것이 건강할까… 음… 


남성과 여성이 별반 다르지 않아

저는 박사 과정에서 성 심리를 전공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심리적인 측면에서 보는 입장입니다. 교육적인 입장에서 보는 것은 저한테 도움을 요청하기 때문에 교육을 보는 거지, 일반적으로는 심리적인 측면을 보는 거거든요? 근데 심리적인 것을 보다 보니까, 남성과 여성이 별반 다르지 않더라는 것을 늘 경험해요. 여기는 치료 세팅이기 때문에, 현재 제가 이쪽 세팅에서 만 5년이 넘었는데, 여기 고객의 연령대가 10살에서 83세까지입니다. 저는 지금은 청소년 전적으로 성인 쪽입니다. 그런데 '이 성인들의 문제가 왜 그렇지?' 라고 그 이유들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그 이유가 성장과정에서 아동기, 청소년기, 그 다음에는 결혼 전의 성인기의 문화로 인해서 오류들을 많이 범하고 있어요. 


문화는 공동체로부터 받는 기대

‘성’ 문화. 그 문화라는 것은 공동체에서 이들에게 주는 기대들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옳아, 라는 그 기대들을 기준으로 해서 언어적으로 하든, 몸짓으로 하든, 그 메시지를 주는 것들이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나에게 학습이 되는데, 결국은 그 사람의 가치관, 정서, 행동을 결정할 거란 말이에요. 근데 그 공동체라는 것이 결국, 청소년은 가정, 학교, 또래, 교회, 뭐 이런 것들이란 말이에요. 거기에서 각각 받는 성과 관련된 메시지가 너무나 갭들이 커버리면, 자기 안에 큰 충돌이 일어나요. 그래서 이것들을 소화하는 과정들이 단계별로 필요해요. 

예를 들어서, 청소년 시절에는 성을 위험 금지의 주제로 보통 잡고 있잖아요. ‘가까이 가면은 까딱 잘못하다가는 니가 손실을 볼 것이다. 그러니까 니가 손실을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조금 거리를 두고 이렇게 해라’는 가치를 부여해요. 이쪽에서는 성을 가까이 하는 것이 가치롭지 않아요. 근데 이제 성인기로 넘어와서는 성을 가까이 하지 않고 떨어트려 놓고 외면해 버리면 가치로운 것이 아니게 되요. 특히 결혼 관계 안으로 넘어왔을 때는 대단히 문제가 많아요. 그런 것이. 


청소년 성문화의 기반은 미래를 준비하도록

그러니까 결국 청소년의 성문화는 미래를 준비하는데 필요하도록 도움을 주는데 기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공부를 하는 것도 미래를 준비하는 하나의 작업이잖아요? 자기가 긴 세월을 살 능력을 키우는 거에요. 그런데 미래를 준비하는 주제 중에 하나는 섹스에요. 근데 우리는 이것을 미래를 위해서 준비한다는 개념보다는, 어떻게 하면 위험에 연루되지 않도록 할 것인가라는 개념으로 이것을 해석해요. 그러니까 굉장히 겁나죠? 

아이들은 성장 과정에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호기심이나 욕구들이 있는데, 이것을 해결하려고 뭔가 기웃거릴 때 불안감이 막 올라와요. 그 불안의 정체를 알면서, 그 다음에 이후의 삶에서 이들이 경험하는 긴장이나 불안들이 나쁜 걸로 작용하지는 않아야 한단 말이죠. 그게 굉장히 중요한 판인 것 같아요. 


두 사람 모두 주체자로서 성에 참여해야

저는 성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지, 사실 가해자/피해자 구도나 무서움에 대한 것은 별로 관심 없어요, 저는 건강한 사람의 성적 욕구 부분을 어떻게 이해하고, 그들을 좀더 만족스럽게 살게 도와주는 것이 제 가장 큰 목적입니다. 그래서 제 연구소에서 성 폭력의 문제들은 아주 드물게 만나는 사례들입니다. 대부분은 개인이나 커플들이, 성적 욕구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거나 그 욕구를 과도하게 억압해서, 너무 힘들다 라는 대상들을 많이 만나고 있어요. 

심리적으로 성을 건강하게 보고 자기를 허용하는 것, 저는 그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성은 ‘자위’를 뺀 나머지는 전부 다 관계 맥락 속에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두 사람 모두가 주체자로써 성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거에요. 근데 대체적으로는 객체의 개념이에요. 


성적주체자로서 여성의 정당성은 누가 부여하는가

아까 우리가 처음에 이야기했듯이 문화로 인해 개인의 행동에 많은 제약을 받게 되는데, 저는 청소년이나 성인의 여성 문제들을 계속 만나면서 느끼는 것이, 여성들이 성적주체자로서 정당성을 과연 누가 부여해줄 것인가가, 최대의 관건이라고 봅니다. 

학교에서 성교육 하면서 피임 교육을 수도 없이 하죠. 인터넷에 치면 정보가 다 있어요. 그래도 아이들은 끊임 없이, 임신 문제나 낙태 문제에 연루되어 곤혹스러워 해요. 방법을 모르는 것이 아니에요, 방법도 알고, 그것을 구입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는데도 굳이 그것의 위험을 감수합니다. 내가 주체적으로 성관계를 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뭔가 요구하고, 내가 참여해서 이것을 조율한다는 것은 좋은 여자하고는 거리가 있어요. 


욕구의 정당성 확보

그래서 저는 주로 외부강의나 대학원 수업에서 그 주 골격이 남성이나 여성의 발달 과정에서, 어느 단계에서 올라오는 호기심이나 욕구라도, 그에 대한 자기 스스로의 정당성을 어떻게 확보시켜 가는가가 최대의 관건이고 그런 쪽에 관심이 대단히 많아요. 거기에서 출발하여 뭔가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제 영역 안에서 말이죠.


성인들의 문제를 들어줄 공간이 없어

청소년들은 정부의 지원으로 다루어지는 곳이 전문적이건 비전문적이건 대단히 많습니다. 하지만, 성인들은 그런 문제를 다룰 곳이 없어요. 그걸 현장에서 오랫동안 봐왔어요. 그래서 언제 기회가 되면 성인들의 성 문제를 꼭 도와주는 셋팅을 시도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현재 이 곳을 열 때는 수업이나 외부 강의 등을 통해 들어오는 비용으로 감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었는데, 처음부터 전혀 적자 없이 잘 운영이 되고 있어요. 


청소년들의 ‘욕구’와 ‘기대’

긴 시간 상담을 하면서 보니, 청소년들의 ‘욕구’가 적극적이고 구체적이 되었어요. 그게 다른 점이에요. 그런데 기저에 깔려있는 베이스는 엄격한 룰들을 여전히 가지고 있어요. 그 베이스는 부모나 주변 어른들에 의해 형성되죠. 이 두 가지가 충돌을 하니까, 아이들은 오히려 더 힘들어 할 거에요. (본인이 갖는) ‘욕구’와 (본인이 갖게 된) ‘기대’의 갭이 크면 클수록 조율하기가 어렵지요. 

성에 대한 궁금증, 즉 ‘욕구’가 생겼는데, 주변에 물어볼 수는 없고, 인터넷에 찾아보니 그들에게 성에 대해 알려주는 포르노에서 그 성 욕구는 오르가즘으로 표현되니 아이들은 오르가즘을 ‘기대’하게 됩니다. 욕구는 예전과 마찬가지지만, 아이들은 예전보다 더 큰 ‘기대’를 갖게 되지요. 주변환경에 의해 점점 커지고 구체화된 ‘기대’가 많아지면 ‘욕구’가 증대되죠. 


청소년성문화센터의 방향성

청소년기의 성교육은 생애 전체의 건강한 성문화로 자리매김하기 위하여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사회의 구성원들이 각자 생각하는 것을 모두 꺼내놓고 방향성을 재정립하는 과정이 꼭 한번 쯤 있으면 어떨까 합니다. 끝으로, 10주년을 맞이한 아하!가 계속 여태 가져온 페이스들을 놓치지 않고 중심 역할을 잘 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인터뷰 후기

딱딱 부러지는 말씀에 그 나이에도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시는 멋진 분이셨습니다. 제 개인적인 성(?) 심리도 대화를 나눈 지 30분 만에, 그것도 별 이야기도 하지 않았는데 꿰뚫어 보시는 대단한 혜안을 보여주셨습니다. 역시 상담을 오래 하셨고 거기에 전문적 학식까지 더한 분이시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유외숙 선생님께서는 그 밖에도 센터의 운영과 일반인들에 대한 ‘성’, 그들과의 ‘상담’이라는 주제로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셨습니다. 성적 주체자로서 그들을 도와주기 위하여서는, ‘최선책을 선택할 수 없을 때, 그냥 버리는 것이 아니라 차선책을 택할 줄도 알아야 한다.’ ‘성에 대한 긍정적 기대를 갖게 해주어야 한다.’ 등 많은 좋은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저 자신이 공부를 하는 것과 같은 인터뷰였기 때문에, 제가 선생님의 의도를 이 글에서 제대로 전달하고 있을 지 고민이 됩니다. 긴 글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인터뷰 이도윤
정리 이도윤



고은영 11-04-06 12:24  211.61.23.114        
와~~~, 선생님은 기억하실까? 선생님의 제안으로 내가 이 아하!에 오게 됐다는 것을. 선생님, 도중하차 안하고 3년째 아직 이곳에 있답니다.^^ 

글을 읽으니 처음 뵜던 때가 떠올라요. 청소년상담사 연수 때 선생님의 강의에 넋놓고 정신없이 빨려들어갔던 기억이요. 부드러우면서도 명확한 발음으로 조근조근 마력을 뿜어내셨었는데. 
그 때 선생님의 입에서 나오던 언어 하나하나에서 
두껍게 드리워진 검은 커텐의 살짝 벌어진 틈새로 눈부신 빛이 바깥에 있음을 감지케하는 힘이 느껴져 얼마나 설렜었는데요. ㅎㅎ 

아, 선생님 수업 들어보고 싶다. 
글에서 말씀하신 것들이 다 제게 생생하게 울립니다. 아마 저도 답이 찾고 싶었나봐요. 선생님께서 던지신 물음에 대한 답 같은 거요. 
저나 아이들이 그렇게 제게 묻고 있는 것 같았거든요. 

욕구에 대한 정당성, 갭에서 오는 불안과 긴장을 어떻게 소화시켜야 할 지, 그리고 그 정당성을 주체적으로 부여하는 자가 되려면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우리가 얘기해가야할 지. 이런 것들을 아이들 키에 맞는 언어로 정말 잘 풀어내고 싶은 은데...  건강하시길. 이렇게 화면에서라도 얼굴뵈니 좋아요~~.


유외숙 11-04-08 20:03  123.98.168.164        
고은영선생! 

아 그렇군요!  고 선생이 본질의 주제에 관심이 많았던 것 기억합니다. 

계속 그곳에서 활동하신디고는 생각을 못했군요, 재미있고 의미있는 곳으로 

만들고 있으시지요?  그곳가면 찾아볼께요.  유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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