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그 사람 4) 마음의 고향 - 박은하 선생님

작성일 : 11-07-01 16:43             
그 때 그 사람 4) 마음의 고향
글쓴이 : 아하지기 (119.196.214.222)  조회 : 82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이하 아하!)에서는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이하여 “그 때, 그 사람” 시리즈를 연재 합니다. 네 번째 아하!가 찾은 인터뷰는 아하! 성교육 자원활동가로 오랫동안 활동하셨던 박은하 선생님이십니다. 이번 인터뷰는 박현이 기획부장님께서 창의센터 1층 하하허허 까페에서 편한 분위기로 진행하셨습니다.  


2001년 12월부터 맺은 인연

제가 2001년 12월부터니까 센터 초창기부터 함께 했네요. 그 때 석사 논문을 쓰다가, 아니, 석사 과정 중이었죠. 중간에 휴학을 했어요.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요. 굉장히 혼란스러웠던 것 같아요. 내가 생각하는 여성주의와 배우는 여성주의와... 이런 것을 계속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와중이었어요. 도서관에 처박혀서 공부를 하던 중이었는데, 같이 공부하는 친구였던 승희가 한번 가보지 않을래? 하는 말에 처음 오게 되었어요. 


이론과 실제 사이의 고민 속에 만난 신선함

내가 고민하던 여성주의가 맞나 싶은... 실생활과 결여된 이론만 있던 문제들 이런 것들이 지치고 하니까 해야 하나, 마나 했었는데 실생활과 맞는 어린 아이들과 만나는 시간이 될 수 있으니까. 되게 좋구나 했어요. 

워낙에 필요성을 이야기 하기도 했지만 그 때만 해도 걱정과 고민이 더 되었고 승희가 마침 ‘니가 생각하는 그런 곳이 있어~’ 라고 얘기를 하고, 또 우리 집이랑도 가깝다고 하니까, 흥미로웠죠.

성 교육은 많이 얘기하지만 실제로 진행되는 상황은 결여되는 게 많잖아요. 하지만 아하센터는 모든 것이 새로웠어요. 신선함? 이런 것을 하는 곳도 있구나 했죠. 학교에서 여성복지론 강의를 들을 때마다 아하센터 예를 많이 들었어요. 사회복지학과나 뭐 이런 친구들.. 다들 아하센터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더라고요.


활동가가 활동가를 양성하는 체계적 자원활동가 성장 과정

다른 곳도 참여해 봤지만 이렇게 체계적으로 자원봉사를 지원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곳은 처음이었어요.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활용을 하고, 그 활동들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신선했죠. 처음에 만나서는 아무 것도 몰랐던 사람들이 학생들을 만나 앞에 나설 때는 이야기도 잘 나누고, 몇 차례 워크숍 스터디를 거치면서는 많은 것을 배우고 얻어가게 되요. 서로 의견도 나누고 코멘트도 달아주면서요. 신입들이 나중에는 훨씬 달라지고 발전하게 되지요. 그런 훈련들이 잘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정말 괜찮은 프로그램이구나' 라고 생각했죠. 

아하의 장점이란 실무자를 무조건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활동가들을 양성해서 계속적으로 그 활동가들이 또 활동가를 양성하고, 후배들을 교육시키고 하는 체계들에 있어요. 저는 그 점이 좋았어요. 


활동하러 온 친구들도 스스로 수용이 가능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실무자가 얘기하는 건 다른 입장일 수 있는데 같은 자원 활동가들은 자기의 경험을 통해 얘기 해 주니까 같은 자원봉사자들끼리 공감도 되고 성장도 되는 듯해요. 선명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꽤 좋은 기억만 남아있으니까요.


대하는 태도에 따라 변화되는 아이들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활동가로 참여했던 사람들 중에 학부생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 듯 해요. 처음에는 그냥 해맑은 아이의 느낌으로 그들이 교육을 받아야 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이 아이들이 함께 스터디도 하고 워크숍도 참여하면서 나중에는 능수능란하게 중학생들에게 성 교육을 하더라구요. 처음에는 막막해 하고 버벅 댔었거든요. 자원 활동 그 자체보다는 그들의 변화된 모습들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아이들을 실제로 만나서 교육하고 현장에 적용하면서 느낌 점은, 확실히 청소년들은 백지 같은 면이 있어서 배우고 가르치는 데로, 그리고 시도하는 방향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요. 저도 학원 강사나 과외 등을 하면서 청소년들을 대면했었는데, 여기에서는 달랐어요. 처음에는 다를 게 없었지만, 끝날 때가 되니까 친근하게 다가오고 변화된 청소년들을 보면서, '어른들이 어떻게 아이들을 대하느냐에 따라서 많이 달라지는구나.' 하는 점을 느꼈어요. 


놀리려고 작정했던 아이들이 가장 많이 배운다.

처음에 당혹스러웠던 것이, 놀리려고 작정하고 아이들이 질문을 준비해오곤 했어요. 그럴 때는 많이 당혹스럽고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었던 기억이 있어요. 제가 당황하지 않고, 진지하게 명칭을 쓰면서 정확하게 가르치니까 아이들이 오히려 당황했어요. 처음에는 놀리려고만 했다가 나중에는 자기 이야기도 털어놓게 되구요. 오히려 그렇게 놀린 애들이 나중에는후기 쓸 때 많이 배워가는 것을 보면서 굉장히 즐거워했어요. 


길게 생각하고 접근하는 사고방식을 배우다

제가 받은 성 교육은 성 지식 중심이었어요. 그런데 여기에 오니 굉장히 근원적인 질문들로 아이들을 변화시키려는 시도가 충격이었죠. 센터는 그러한 시도의 중심이었어요. 성 교육하면 피임, 이런 것만 생각했는데 의식을 전환시켜주는 다양한 포인트들을 준비해놓은 코너들이 준비되어 있었어요. 가요 속의 성 차별, 즐거운 데이트 방법, 동성애 관련 코너, 자궁 방에서 보여주었던 영상 등은 그저 단순한 교육이 아니라, 의식을 전환시키고자 초점을 가지고 진행하는 교육이었어요. 

기본적으로 성 교육이라고 하면 섹슈얼리티 부분만 접근했었는데, 원거리에 있는 문제들도 다루는 것이 신선하기도 하고 충격이기도 했어요. 저도 아하에서 배우고 나서는 어떠한 문제를 만나든 당장 접근해서 해결하려드는 것이 아니라 멀리서 그 문제를 바라보려 바뀌고 있어요. 학생들하고도 취업 문제 등을 얘기할 때, 인생을 길게 두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식으로요. 이런 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훨씬 좋아요. 이런 것들이 모두 아하에서 배운 접근 방식들이에요. 이러한 공간이 열약한 공간에 있다는 것이 안타깝죠. 이러한 교육방식이 많이 퍼지고 공간도 더 좋아졌으면 좋겠어요. 


'누가' 전달하는가가 중요

외형적인 센터가 무엇을 전달하는 지도 중요하지만, '누가' 어떻게 전달하는지도 중요한 듯 해요. 아하에서는 그런 훈련들을 많이 받은 분들이 많으니까, 아하에 계신 분들께 신뢰가 가요. 진정성을 가진 사람들이에요. 많은 모습들을 예전부터 지켜보았기 때문에 믿음이 있어요. 이명화 선생님, 예전에 단식하실 때도 제가 옆에서 다 보고 저도 울고 이랬잖아요.


고민의 적절한 자극점

실생활과 괴리된 사람들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아하에서 굉장히 노력한 분들을 멘토로 보게 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되었죠. 

결국 답은 제 문제인 것 같은데... 고민할 수 있는 적절한 자극들이 필요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아하였던 것 같아요. 자원봉사 활동이 계기였지만 나에 대해서 고민해 주고 얘기해 주는 것들이 제가 그 화두를 붙잡고 갈 수 있게 해주어서 예전보다 훨씬 더 편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되었어요. 편해졌죠.


구체화된 미혼모에 대한 관심

제가 여성주의에 관심이 있었고, 그 중에서도 소외된 여성들에 관심을 갖고 있어 미혼모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런데, 아하에서 청소년들을 보면서, 어른들이 만든 무지막지한 사회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청소년들이라고는 생각이 들었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노인층보다는 아이들이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과 힘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계속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하를 만나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 전에 애란원에서 개인적으로 자원을 하긴 했었는데 개인 활동은 제한이 있었거든요. 아하에서 교육에 참여하게 되면서, 특히 집단 상담에 참여 하면서 '미혼모가 문제구나' 라고 훨씬 구체적으로 다가왔어요. 

아하 없었으면 논문 못 썼어요. 인터뷰를 할 수 있는 아이도 아하를 통해 소개 받아 진행했었구요. 실무자 인터뷰도 했었구요. 아하에서의 자원활동이 논문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죠. 

그런데 논문을 쓰면서 한계를 느꼈어요. 여성적인 시각에서만 보려고 하면 한계가 있겠구나 라는 생각에, 사회복지 정책을 공부할 수 있는 것들도 찾아보게 되었고, 그렇게 지금까지 오게 된 듯해요. 사회 내에서, 전체적인 사회 속에서 여성들의 노동의 질, 육아 엄마의 일, 이런 것들에 관심이 있죠. 정책과 젠더에 대한 관심이에요.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에게

좋은 사람들과 좋은 문화를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아하에 온 여러분은 굉장히 좋은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들을 아하에서 하니까, 그런 좋은 자원들을 놓치지 않고 충분히 활용하기를 바래요. 그리고 그러한 자원들이 주어졌을 때 마음껏 참여하고 누렸으면 좋겠어요. 많이 참여할수록 많은 도움이 되고 얻는 게 많아지는데 지금 이 순간 귀찮더라도 많이 참여하면 할수록 본인이 갖고 있는 자원들을 더 충분히 이용할 수 있을 거에요. 많이 질문하고, 많이 참여하고, 아하의 선생님들과 많이 얘기하면서,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죠. 내가 많은 자원을 얻은 것처럼 자원봉사 하시는 분들도 그러한 자원들을 충분히 얻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기획부장 박현이
사진 박세정
녹취 장윤선
정리 이도윤


녹취에 수고해주신 실습생 장윤선


  • BlogIcon louboutin pas cher 2013.04.12 13:31 ADDR 수정/삭제 답글

    희미한 달빛이 샘물 위에 떠있으면,나는 너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