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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십대의 물결/SQ? @ㅁ@ SA! (구 쪽지질문)

여자친구들과 접촉 혹은 설레임에는 어떻게 대처하나요?

작성일 : 09-10-30 11:44             
여자친구들과 접촉 혹은 설레임에는 어떻게 대처하나요?
글쓴이 : 아하지기 (59.15.196.148)  조회 : 453  

동성애... 남자는 징그럽고 아무 감정이 없는데 여자 친구들과의 접촉 혹은 설레임에는 어떻게 대처하나요? 사람들은 왜 동성애를 더럽다고 하나요?
- 중2 여학생


사람들은 누군가와 접촉했을 때 아무느낌이 없을 수도 있고, 불편한 느낌을 가질 수도 있고, 설렘 혹은 떨림을 느낄 수도 있어요. 보통 친구나 가족 등 편안한 대상들에게는 주로 편한 느낌을 느끼게 되죠. 좋아하거나 관심이 있는 대상은 보는 것만으로도 설렘을 느낄 수 있고 마주하게 됐을 때 얼굴이 화끈거리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사람들도 있어요. 우리는 이렇게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다양한 느낌을 경험하면서 살아갑니다. 좋든, 무덤덤하든, 불편하든 모두 내가 처해있는 상황과 경험에 따라 자연스럽게 느끼는 감정들입니다. 

특히 사춘기가 되면서부터 사람들은 누군가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친해지고 싶고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을 갖게 돼요. 그런 마음은 남자와 남자, 여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 모두 가능합니다. 문제는 사람들의 인식이 남자와 여자의 관계(이성애)가 아니면 이상하게 본다는 거죠. 왜 그럴까요? 

그건 바로 우리가 이성애 중심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죠. 우리가 태어나서 가장 먼저 접하는 가정에서부터 동화책,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거의 이성애관계만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가 좋아하면 어색하고 이상하다고 느끼는 거죠. 그건 익숙하지 않고 잘 모르기 때문에 갖게 되는 오해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동성 간 스킨십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며 동성애자는 아이를 낳을 수 없어서 자연스럽지 않다고 얘기합니다. 그런데 좋아하고 사귀면 모두 스킨십을 하나요?(오해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스킨십은 주로 성관계랍니다. 좋아해도 내가 하고 싶고 허용할 수 있는 스킨십은 사람마다 달라요.) 성관계는 질과 음경이 만나서 하는 성관계만 있나요?(여러분은 이미 성관계가 훨씬 다양하게 이뤄진다는 걸 알고 있어요.) 남자와 여자가 성관계를 할 때 아이를 낳기 위한 목적으로만 할까요?(서로 좋아하는 마음을 나누기 위해, 성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하는 성관계가 더 많죠.) 

같은 성을 가진 동성과의 좋아하는 마음, 스킨십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항상 존재하고 있었어요. 사실 동성애라는 용어를 사용한 건 1869년부터라고 하니, 그 전에는 따로 규정하지도 않을 만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거죠. 그리고 역사적으로 봤을 때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서구가 기독교 중심의 가치관을 가지면서부터 시작됐다고 해요. 아이를 낳지 않기 위한 성관계를 모두 금지하면서부터죠.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과 오해도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거예요. 

그런데 청소년의 동성애에 대해 한때 스치는 감정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청소년기는 아직 어리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얘기해요. 그러나 청소년기에 실수로 성정체성에 대한 혼란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을 확립해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고민’을 하는 것입니다. 이미 미국정신의학회는 오래전에 동성애 감정을 지극히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것이라고 공식발표를 했어요. 

그렇다면 사람들은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에 어떻게 대처하나요? 그저 혼자 좋아하는 마음을 갖고 있거나 좋아한다고 고백하는데, 그건 자신의 선택입니다. 남자와 남자, 남자와 여자, 여자와 여자 사이라고 해서 달라지지 않아요. 그러나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많은 사람들이 동성애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주변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거나 상대방에게 서툴게 접근했을 때는 내가 상처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요.  이성애 관계에서도 상대방의 마음을 살피고 ‘나’의 마음을 드러내야하는 건 마찬가지죠. 

결국 동성애에 대한 고민과 문제들은 동성애자에게 원인이 있는 게 아니라 사회적 인식 때문에 발생하므로 동성애 차별적인 문화와 제도를 바꾸려는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 모두가 동성애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다면 ‘같은 성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차별하는 사회분위기는 바뀌게 될 거예요.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교육사업팀 이목소희



* 참고한 책 
동성애자인권연대(2007), 성소수자 상담 매뉴얼 1 - 성정체성 발달 단계와 상담. 
플로랑스 타마뉴 지음ㆍ이상빈 옮김(2007), 동성애의 역사, 이마고.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2007),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 부모들이 알고 싶어 하는 37가지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