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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성(Sexuality)을 읽다./문화에서 성을 찾아내다

[영화] 제목은 유쾌한 영화, '하하하'

작성일 : 10-07-01 17:04             
[영화] 제목은 유쾌한 영화, 하하하
글쓴이 : 아하지기 (59.15.196.148)  조회 : 316  
 


제목만으로도 유쾌한 영화. 제목이 좋아 꼭 보고 싶었던 하하하.
영화는 정말 유쾌하다.

두 남자 주인공이 각자의 통영 여행 얘기를 안주삼아 막걸리를 마신다. 여행과 관련한 대부분의 기억이 결국은 좋았던 것으로 희석되어 안주가 된다. 모든 주인공들이 서로 얽혀있고, 에피소드 또한 얽혀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영화는 유쾌하면서도 왠지 찝찌름하다. (혜선샘 언어를 빌리자면 ‘써금써금’한 것 같기도 하고 ^^;;) 영화를 본 후 한동안은 함께 봤던 A양을 만나면 영화이야기만 나눴던 것 같다. 영화를 되내일수록 그냥 웃어넘기고 손가락질 했던 배우의 모습이 모두 내 모습 같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일까? 그것을 들켰을 때의 그 당혹감.... 진심으로 써금써금하다!


사랑이 뭘까?

끊임없이 '나.. 예뻐요? 얼마만큼 예뻐요?'라고 묻는 여자와 ‘내가 너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라고 입으로만 떠드는 남자. 사실상은 불륜이라 볼 수 있는 이 커플의 사랑은 지지부진한 태도를 거듭하던 남자가 만취한 상태로 큰아버지 앞에서 '이 여자가 내 애인입니다. 이 사람 없이는 살 수가 없습니다.'와 같은 오글거리는 대사를 남발하고는 뻗어 잠드는 것으로 완성된다. 그런 그를 바라보며 여자는 사랑을 확인했음에 감사해한다.

내가 ‘맙소사. 저게 어떻게 사랑이야? 바보 아니야? 너무 무책임하잖아.’ 라는 생각을 하는 동안 옆에서 영화를 함께 본 A양은 감춤 당해야만 했던 사랑을 그가 누군가에게 말해주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찌질해도 사랑 아니냐는 이야기를 한다.


세상의 본질?

제일 이해할 수 없는 사람. 꽃에서도, 거지에서도, 사람들이 정해준 이름으로 판단해서는 안 될 본질을 봐야한다고 한다.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네가 뭘 알아?'라며 본질을 보라고 얘기하지만, 사실 내 눈에는 딴지걸기 대마왕으로 보인다. 남들에게 본질을 운운하지만, 정작 본인은 얼마나 본질을 바라보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어찌 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살고 있는 것 같다.(나도 예외는 아니다.) 나의 철학과 나의 이상을 채 소화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타인을 설득 아닌 몰아붙이기.


좋은 것만 본다.

너무나 어설픈 분장으로 이순신 장군이 등장했다. 유치원생처럼 ‘장군님이 너무 좋아요, 보고 싶었어요.’라고 엥엥거리는 남자 주인공을 보니, 내가 저렇게 천진난만에게 무언가에 열광한 때가 언제 였던가, 떠올려보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일상에 젖어들면서 천진해진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좋은 것만 본다는 것은 더더욱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좋은 것만 본다는 것이 나쁜 것은 보지 않겠다는 얘기는 아닌 것이 분명한데, 지금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왠지 쓴맛이 난다.

  

<영화를 보고 제일 많이 공감했던 카툰, 출처 cine21>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문화교류팀 양유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