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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십대의 물결/10대들의 성(性) 이야기

미주알, 고주알

작성일 : 06-03-31 16:27     
미주알 고주알
글쓴이 : 아하지기  조회 : 441  
 

< 미주알, 고주알 >

- 김예솔
 
 

작년까지만 해도 나는 초등학생이었다. 지금은 여중이라서 이성 친구를 사귈 기회는 별로 없지만 작년까지는 남녀공학이라서 이성 친구를 사귈 기회가 많았다. 

5학년 때 같은 아이한테 2번이나 고백을 받았었다. 점심시간 이었다. 친구들 8명과 같이 진신게임을 하는 데 그때 키가 작고 수영을 잘 하는 같은 반 남자아이한테 고백을 받았었다. 고학년에 들어와서는 처음으로 고백을 받는 것이었기 때문에 매우 당황스러웠다. 사귀자고 하는데, 싫다고 하면 그 애가 너무 슬퍼할 것 같고, 좋다고 하면 전교에 소문이 퍼져서 조금 당황스러울 것 같았다. 게다가 5학년 밖에 안 되었는데 무슨 남자 친구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친구들의 부추김에 결국 허락을 하고 말았다. 

일주일 동안만 사귀어 보기로 하고 좋은 아이라고 생각되면 계속 사귀기로 했다. 일주일 동안 사귀어 보는 동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일단 남자친구를 사귀다 보니 평소 하는 일에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그리고 사귀게 된 다음날부터 그 남자아이는 선물 공세를 하기 시작했다. 5학년 밖에 되지 않았던 나는 용돈을 조금 밖에 받지 않았고 소비도 적었다. 그런데 선물을 받자 너무나 많은 부담감이 밀려왔다. 남자애는 나에게 선물을 주는데 내가 선물을 주지 않으면 예의가 아닐 것 같았다. 그래서 나도 선물을 주었고 일주일 정도 되자 그게 점점 질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그 애와 그만 사귀기로 했다. 몇 달 쯤 지나자 그 애는 또 나에게 고백을 했다. 나는 그때 너무나 미안한 마음으로 싫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 애는 별로 실망하는 기색도 없었다. 나는 그 걸 보고 너무나 화가 났다. 나는 그 아이가 실망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뒤로 결혼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나의 경험담에서 보았듯이, 요즘엔 사귀는 것을 다른 아이들보다 좀 더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는 표현이 되고 말았다. 즉, 서로 100일이나 기념일을 챙겨주고, 데이트 하면서 애정 표현도 하는 사이란 말이다. 원래 사귀는 것이란 서로 알고 지내며 힘든 일이 있으면 도와주는 것, 그게 사귀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이성과 같이 사귀며 애정표현도 강하게 한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10대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성 욕구로 인해 임신을 하게 되는 경우이다. 임신을 하게 되면 아기를 지우거나 낳아야 한다. 아기를 지운다면 생명을 없앤다는 정신적 고통과 아기를 낳게 되면 아기를 낳는다는 고통이 뒤따른다. 또 임신은 아니더라도 길거리에서 데이트를 하다가 키스를 하거나 껴안는 경우가 다반사다. 

반대로 나의 경우처럼 서로 사귀는 것에 대해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렇게 가볍게 생각하는 아이들로 인해 이성에 대해 잘못되게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들로 봐서 10대들의 성 문화는 건전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10대들의 성 문화는 너무 무책임하다. 임신을 하는 것, 며칠 사귀다 금방 질려 헤어지는 것 이러한 것들은 이성에게 치명적으로 상처를 남길 수 있다. 성이란 아름답고 순결한 것이다. 

아직 판단력이 부족한 나이에 이성교제를 한다면 성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습득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바른 성 지식을 습득하지 못한다면 나처럼 상처를 받았던 이성은 미래가 바뀔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학교에서 좀더 시대에 맞는 성교육을 시켜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성교제를 너무 차단적인 눈길로 보지 않되, 진정한 이성교제란 어떤 것인지 저학년 때 가르쳐 주어야 한다. 우리 한창 꽃필 10대들의 성 문화가 아름다운 방향으로 나아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