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하! 성(Sexuality)을 읽다./조금은 딱딱한... 칼럼!

십대 성문화 운동의 시작! '아하!성교육또래지도자캠프'

작성일 : 10-09-08 14:24             
십대 성문화 운동의 시작! '아하!성교육또래지도자캠프'
글쓴이 : 아하지기 (59.15.196.148)  조회 : 452  


“나는 섹스로부터 해방되었어요.. 내 친구들은 주말이면 여자들을 만나러 다니면서 '어떻게 한번 해볼까'하는데.. 난 그렇지가 않아요.. 아하!에서 활동하면서 여자를 성적 상대가 아닌 동료나 후배로서 한 인격체로 바라보고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되었어요. 성관계후 결과와 책임, 준비 등에 대해 솔직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이야기 나눴기 때문에 성관계를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 내용은 ‘성교육또래지도자캠프’에 참여한 이후 성교육또래지기클럽에서 활동했던 십대 고등학교 남학생의 활동 소감이다. 이 학생의 이야기는 십대들의 성적 자기결정능력을 향상시키고자하는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의 십대 성문화 운동의 효과를 잘 보여준 사례라고 본다. 

아하센터의 운영 법인인 YMCA에서는 1999년부터 현재까지 청소년을 건강한 성문화 만들기 주체로 세우고자 하는 ‘성교육 또래지도자 캠프’를 12회째 개최하고 있다. 이 캠프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YMCA 성교육교사회모임에서 십대들에게 일방적인 강의형식이 아닌 십대가 자신들의 성에 대한 느낌과 생각, 경험을 언어화하여 또래들과 공유하도록 하는 방식의 성교육을 기획하면서이다. 십대가 성에 대한 지식 및 태도를 습득하는 경로가 주로 또래집단을 통해서라는 것은 여러 통계자료에 의해 증명된바 있다.

매년 여름방학에 실시하고 있는“성교육 또래지도자 캠프”에서는 십대들에게 자연 공간에서 자유로움과 여유를 만끽하게 하면서 십대 성문화를 가꾸어 갈 또래지도자로서의 훈련을 제공한다. 캠프 내용은 정확한 성지식 제공, 성관련 주제별 이슈토론과 체험방식의 성교육 활동, 성교육 또래지도자로서의 역할과 자세,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리더십과 파트너십 훈련 등이다. 성적 자기주장 능력과 민주적인 의사소통 훈련을 제공함으로써 주체적인 ‘성적의사결정 능력’을 향상시키고 이를 통해 성적 갈등 상황에서 십대가 스스로 결정하고 대처하는 기술을 배우는 효과를 낳는다.


또한 캠프를 통해 새로운 성교육 모델 프로그램을 실험하고 개발하기도 한다. 데이트 성폭력 및 십대임신 예방을 위한 성교육 모의법정, 다양한 방식의 십대 성이슈 토론회, 주제별 역할극 및 성적 의사결정 훈련, 십대 성관계에 대한 찬반 토론회 등도 또래지도자 캠프를 통해 검증되고 완성되었다. 이 과정에서 십대들이 성교육을 기획하고 자기주도형 참여학습 형태로 진행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성교육 또래지도자로서 성장을 돕고 있다.

결국 ‘성교육 또래지도자 캠프’를 통해 아하센터에서는 청소년 성문화 또래지도자를 발굴하여 십대의 자율적인 성담론을 형성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섹슈얼리티에 대한 토론 문화 형성을 꾀하고 있다. 십대는 여러 가지 성문화에 대한 토론을 통해 자유롭게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타인의 생각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 스스로 자신들의 성문화를 비판적으로 읽고 건강한 성문화의 디딤돌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효과는 청소년 시기이후 성인이 되어서까지 성적 상황을 분명하게 볼 수 있는 안목을 갖게 한다. 이를 기초로 개인이 주체적으로 성적 실천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2009년 EBS와 공동주최로 아하!센터 성교육 또래지도자로 활동했던 대학생과 일반 대학생들과의 성의식 차이를 비교 분석했을 때 성교육또래지도자들이 일반 대학생에 비해 성의식 관련 척도(주체성, 개방성, 폭력성, 평등성)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 또래지도자들이 성별과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의식이 낮고 성평등적인 태도를 갖고 있으며 성행동과정에서도 주체성이 높아 폭력성도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아하! 성교육 또래지도자 캠프’는 십대 섹슈얼리티에 대한 공론화를 통해 자신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성찰을 하게하고, 자신과 타인의 다양한 섹슈얼리티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하게 함으로써 성문화를 이끄는 주체를 양성하고 있다. 이는 십대들의 잠재력과 자발성을 키움으로써 청소년들이 성문화의 단순 소비자가 아니라 십대 성문화의 생산자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십대 성문화 운동의 주체자를 양성하는 이런 캠프가 전국 청소년성문화센터에도 실시되어서 성차별적이고 폭력적이며 상업적인 성문화를 넘어서 생명 평화의 물결이 확산되길 기대해본다.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기획부장 박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