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성교육 자원활동가 위.촉.식.
6월 28일(금) 대학생 성교육 자원활동가들의 위촉식이 진행되었습니다. 3월 23일, 30일 진행되었던 ‘신규 대학생 성교육 자원활동가 워크숍’을 시작으로 4월 섹슈얼리티 집중스터디, 5~6월 프로그램 시연 및 주1회 자원활동의 과정을 거쳐 위촉기준에 부합하는 21명의 자원활동가가 위촉되었습니다. 1부 위촉식, 2부 섹슈얼리티 문화읽기(영화 ‘너무 밝히는 소녀, 알마’), 3부 한강파티로 진행되었는데요, 사진과 후기로 만나볼까요 ^^?
사실, 많은 쌤들 앞에 고백을 하자면 저는 특별한 사명감이나 열정 없이, 단순한 성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곳을 오게 되었습니다. 어디서도 말해주지 않고 쉽게 배울 수 없는 것이기에 그저 경험 삼아 해봐야지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 1년간의 활동기간 등에 대해서도 크게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되면 나가고, 시간이 안 되면 나가지 않는.....' 부끄럽지만 이런 안일한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매주 스터디와 시연, 참관 등의 일정을 마주하는 것이 점차 스트레스가 되어 갔습니다. 얼떨결에 시연을 마치고 저는 실제 프로그램 진행을 두 번이나 해볼 기회를 갖게 되었는데, 실제 진행은 더욱 힘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지루해하면 금세 저도 긴장이 되어 말문이 막히고, 아이들이 무심결에 던지는 얘기들에 흔들려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원활동으로 가볍게 시작한 일인데 저에게 많은 책임이 주어지는 것 같아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주변을 돌아보니 아하! 센터에서 일하시는 여러 선생님들과 자원활동가 선생님들이 계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청소년, 그리고 성에 대해서 항상 고민하시고 같은 사명감으로 늘 열정적으로 일하시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런 시간들이 지나고 나니, 프로그램 진행에서도 점차 여유와 재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귀 기울이게 되고 제 말 한 마디가 아이들의 성지식과 가치관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며 막중한 사명감도 생겼습니다.
그렇게 다른 선생님들에 비해 불편한 마음으로 위촉식에 참여했습니다. 위촉식이 시작되고 조촐한 인원이 한 학기동안 저희의 활동 사진을 영상으로 함께 보았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서너달 가까이 아하!에서 한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습니다. 센터장님께서 한 명, 한 명 위촉장을 나누어주셨습니다. 그리고는 짧은 소감 발표 시간이 이어지자, 저는 어떻게든 불편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고자 먼저 용기를 내어 소감을 말했습니다. 그동안의 불성실함과 안일한 마음가짐에서 벗어나 앞으로의 다짐을 새로이 하는 계기로 삼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이후 맛있는 수박과 김밥을 먹으며 '너무 밝히는 소녀, 알마'라는 영화를 함께 감상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으신 선생님들도 계시니 내용을 다 말씀드릴 순 없지만, 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영화를 본 후에 쌤들과 감상평을 함께 나누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실제로 청소년의 성욕이 저 정도인지 모르겠다는 쌤도 계셨고, 너무 지나치게 표현된 것 같다고 하신 쌤도 계셨습니다. 반면에, 어떤 부분이 불편하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왜 우리가 불편하다고 느꼈는지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씀하신 분도 계셨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쉽게 표현되지 않는 10대 여성의 성욕을 가감없이 다루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였습니다. 시사점도 많이 던져주었구요. ^^
위촉식을 통해서 아하!에서의 한 학기 일들을 되돌아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하!에 올 때마다, 저는 제 안의 수많은 편견들을 발견하고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재밌고 흥미롭기도 했고, 때로는 큰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닫히고 굳었던 생각들이 아하!의 열린 가치관과 기회들을 통해 적셔졌고, 많이 깨어나게 되었습니다.
쌤들은 아하!에서의 한학기가 어떠셨나요? 저는 힘들었지만 너무 즐겁기도 했습니다. 앞으로의 한학기도 함께 재밌게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글. 대학생성교육자원활동가 염영서
편집. 교육사업팀 양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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