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신규 대학생 성교육 자원활동가와 만나다 /ㅁ/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는 2013년 3월 23일(토), 30일(토) 양일에 걸쳐 청소년 체험형 성교육을 진행할 신규 대학생 성교육 자원활동가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워크숍에 참여한 27명의 대학생들은 청소년에게 정확한 성지식을 전달하고, 청소년의 성관련 고민을 해결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회 속 성문화에 대해 배우고 토론하는 성감수성 훈련을 받았습니다. 대학생 성교육 자원활동가 대표와 부대표를 맡고 계신 세분의 워크숍 후기를 들어보기로 해요.
△ 청소년과 성(sexuality)_이명화(아하!센터장)
대한민국 청소년 성교육의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사실 이곳에서 교육도 받고 활동도 하고, 청소년들과 소통하길 바래왔다. 성교육 전문가라고 할 수도 없는, 단지 성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나에게 아하!는 의심 반, 호기심 반, 기대 반 이었다. 다 합치면 하나 반이 되는 것쯤은 가볍게 무시하자. 신청서를 접수할 때만 해도 마음이 150%로 확장되어 분주했었기 때문이다.
나는 첫 시간이 아직도 기억에 남을 정도로 인상 깊다. 센터장님의 아하!에 대한 소개와 환영이 색달랐기 때문이다. '저희 센터에서는 이런 것들을 합니다.'라는 소개보다는 '아하!가 걸어온 길, 그리고 같이 나아갈 길'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외부인들에게 센터를 설명해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는 같은 공동체이며 우리들이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아하!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포근함과 안정감의 근원이 바로 이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몸 움직임을 했던 두 번째 시간, ‘아하! 웃자! 놀자!’는 정말이지 '벌써 끝났네요...왜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전 몰입할 수 있었다. 너무도 즐겁고 신났으며, 어른이 되면서 나도 모르게 생겨났던 감정과 신체 사이의 괴리감이 잠시나마 사라져버린 듯 한 느낌이었다. 소희샘이 중간 중간 던져주시는 말, 지시하는 말, 설명하는 말들도 진행자라기 보단 '우리' 중 한 사람으로 느껴졌다. 과장을 조금 하자면 마무리할 때 쯤에는 대학생 자원활동가 중 한명처럼 느껴졌다. 자원활동가를 대상으로도 가끔씩 진행해주셨으면...하는 미련이 남을 정도로 나에게 신선하고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성태도 점검시간에는 확실히 서로 거리가 좁혀진 듯 한 느낌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모둠작업을 하는 내내 새로운 사실들이 쉬지 않고 등장했고, '남성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단 말이야?!'라고 느껴지는 사건들도 많이 듣게 되었다. 확실한 것은 성태도를 점검하는 데 있어서 옳고 그른 것은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how & why’ 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소희샘께서 한쪽으로 몰릴 수도 있는 의견들을 물살을 타듯 자연스럽게 잘 이끌어 주셨다. 덕분에 그동안 생각해보지 않았던, 생각할 기회가 있었으나 거부해왔던 부분을 많이 생각해 볼 수 있었고 느낄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아직 아하!에 대한, 그리고 섹슈얼리티에 대한 모험이 시작되지도 않은 것 같다. 아직도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고, 경험해보고 싶은 것들도 많다. 매번 ‘아하!’하고 깨닫지만 다시 생각해보면서 ‘아...하?’라며 늪에 빠지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하!인 것 같다.
- 부대표 김석준
△ 아하! 웃자! 놀자!_이목소희(아하!교육사업팀장)
2013년 첫 대외활동으로 청소년 성교육 자원활동가를 선택하게 되었다. 3월인데도 쌀쌀한 날, 첫 워크샵에 참석하기 위해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로 향하였다. 자원활동을 지원할 때 센터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두려움, 의심을 안고 있었는데 이명화 센터장님의 자세한 설명으로 아하!에 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
곧이어 ‘아하! 웃자! 놀자!’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아직까지도 서먹한 우리는 멀뚱멀뚱 앉아 있었지만 활동을 시작하면서 급격히 친해지게 되었다. 말이 필요 없이 2시간 가까이 계속 웃으며 활동하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활동은 듣는 사람이 딴청을 부리는데 계속 열심히 말하기였다. 상대방이 내 말을 듣지 않고 계속 딴 짓을 하는데 그 얼굴에 대고 말을 하기 어려웠고, 경청의 중요함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어느새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고 활동을 종료했다.
워크샵 둘째날은 더욱 더 즐거운 마음으로 빨리 가서 선생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본관 시설 라운딩이 이어졌는데, 성 뿐만이 아니라 친밀감, 사회성 등을 친숙하게 배울 수 있는 공간이 많아 청소년들에게 뜻 깊은 장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목소희 팀장님의 ‘성태도 점검하기’ 활동도 이어졌는데 성폭력, 동성애, 성매매 등의 쉽지 않은 주제들로 팀원들과 이야기 나누며 생각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워크샵 내내 느낀 점은 ‘내가 청소년이었을 때 이러한 성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면...’ 하는 진한 아쉬움이다. 이틀의 워크샵만으로도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된다. 지금 하는 생각, 다짐들이 지속될 수 있도록 후회가 남지 않는 활동가가 되도록 달려야겠다.
- 대표 김현아
△ 성(sexuality) 그리고 나_이목소희(아하!교육사업팀장)
워크샵 첫날은 아하!와도 선생님들과도 첫 만남이었기 때문에 어색하고, 설레었다. 인사는커녕, 괜시레 눈 마주치면 어색할 것 같아서 눈도 잘 못 맞추고 오늘 하루는 그냥 이런 기분으로 끝나겠다 싶었다.
센터장님과 가진 첫 번째 시간은 아하!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이었는데, 생각보다 역사가 깊고 내가 생각한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실무자 선생님들의 표정과 복장에서부터 자유로움과 열린 마음을 알 수 있었고, 이 센터가 보기에는 작지만 정말 깊숙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센터장님 또한 첫 만남에서 ‘여러분들을 만나 내가 반갑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우리의 만남이 우연이 아니길, 계속 이어나가기를 기대하시는 마음이 전달되어 따뜻했다. 센터장님쯤 되면 이런 사업은 좀 귀찮고 대충 하실 것이라 예상했지만, 성심성의껏 소개를 해 주시고 우리가 마음을 편하게 열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두번째 시간에는 이목소희 팀장님의 진행으로 몸동작 프로그램을 했는데, 첫 날 이 활동을 한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어색한 우리 활동가들의 사이를 아주 가깝게 이끌어주셔서 낯 가리는 나 조차도 마음을 열 수 있었다. 처음에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인 것 같아서 참 유치하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관계를 형성하고 마음을 열기에는 몸으로 하는 활동이 최고라고 생각되었다.
워크샵 둘째날은 성태도 점검과 우리가 앞으로 진행하게 될 프로그램인 ‘안녕! 섹슈얼리티’에 대해 알아봤다. 성태도 점검 시간은 정말 의미가 깊었다. 두 번 만나고, 서로 자신의 성에 대해 이야기 하는 집단은 흔치 않을 것이다. 내 생각과 더불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있어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안녕! 섹슈얼리티’의 ‘성지식 퀴즈’를 직접 해 보면서, ‘나의 성지식은 참.. 하찮구나.. 전문적이지 못하구나. 더 워배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번 기회를 빌어 정확한 성지식을 배워야겠다.
아하!는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수용적이고 열려있어서 다가가기가 참 편하다. 자원활동가로서 최선을 다해 십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 부대표 소병하
△ 안녕! 섹슈얼리티_양유경(아하!교육사업팀원)
워크숍을 마친 활동가들은 4월에 4번에 걸친 주제별스터디(성폭력, 야동, 성적소수자, 청소년과 성교육)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프로그램 시연과 청소년 체험형 성교육 참관을 통해 5월 이후에는 직접 십대를 만나 청소년 체험형 성교육 매개자로 활동하게 됩니다. 기대와 설렘을 안고, 이제 막 시작하는 대학생 성교육 자원활동가들을 응원해주세요 ^^*
글. 대학생 성교육 자원활동가 김현아(대표), 김석준, 소병하(부대표)
편집. 교육사업팀 양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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