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성교육 프로그램 워크숍
성폭력 예방교육의 터닝포인트
해가 갈수록 각종 성폭력 사건들이 연일 언론을 장식하고 있고, 문제의 근본 해결을 위해 성폭력 예방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성폭력 예방교육이 제도화 되었습니다. 젠더감수성과 인권감수성을 기반으로 성폭력이 어떻게, 왜, 무엇을 매개로 발생하는지 사회구조를 들여다보는 교육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러한 성폭력 예방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전국의 성교육 지도자들과 함께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는 ‘2013 성교육 프로그램 워크숍 – 성폭력 예방교육의 터닝포인트’를 진행했습니다. 4월 10일~12일 전국 청소년성문화센터 실무자와 유관기관 실무자, 현직 교사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폭력 예방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네트워크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첫 시간은 이미경(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 선생님과 ‘성폭력 예방교육, 젠더에서 인권까지’를 주제로 반성폭력 운동의 역사, 기존 성폭력 예방교육의 성과와 한계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실 사례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한국 반성폭력 운동의 역사를 알 수 있어 마음이 벅찼다.’, ‘성폭력을 바라보는 관점이 피해 예방이나 대처가 아니라, 감수성‧인권에 대한 것이어서 크게 와 닿았다.’와 같은 참가자들의 소감이 있었습니다.
‘대상별 성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 워크숍 1 : 청소년’ 시간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3개의 성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 사례발표가 이루어졌습니다.
최규영(서울과학고등학교 보건교사) 선생님은 학교 현장에서 보건교사로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해온 성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 보건교과 커리큘럼 중 성폭력 예방교육이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 소개해주셨습니다.
이선미(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선생님은 여자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데이트 성폭력 예방교육 ‘사랑이면 다 괜찮아~ 정말?’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셨습니다. 성폭력 예방교육에서 왜 ‘연애’를 주제로 다루는지에 대한 설명과 함께 실제 교육에서 사용되는 ppt와 관련 영상들을 보며 프로그램을 간접체험 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목소희(아하!센터 교육사업팀장) 선생님은 중학교 1~2학년의 또래 간 성평등 및 비폭력 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프로그램 ‘성! 이런 얘기 처음이야~’를 소개해주셨습니다. 성폭력 피해 및 가해 상황에 대한 감수성을 키우고, (성)폭력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자기표현이 중요하다는 것을 전달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교육에 활용되는 또래성폭력 플래시를 함께 보고, 실제 피교육자의 모둠 작업 결과물을 살펴보며 교육에 대한 피교육자의 반응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사례발표가 끝난 뒤에는 워크숍 참가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진행되었습니다. ‘성교육을 진행할 때, 성별을 분리하여 진행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교육 중에 내 주변 사례를 사용할 때가 있는데.. 그래도 되는걸까?’와 같은 질문에 대해 발표자와 워크숍 참석자가 활발한 토론을 진행하였습니다.
‘학년별, 성별 등 대상별 적용을 할 수 있는 실제 사례 중심이라 좋았다.’, ‘연애 안에서 이야기되어져야 할 성교육의 많은 부분을 알게 되서 아주 좋았다.’, ‘아동‧청소년을 돌보는 교사로서, 인권 감수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와 같은 참가자들의 소감이 있었습니다.
이권명희(여성사회교육원 교육이사) 선생님과 함께 진행된 ‘대상별 성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 워크숍 2 : 교사 및 학부모’에서는 전문계 고등학교 3학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 예방교육, 교사 및 학부모 대상의 성폭력 예방교육, 성폭력 예방을 위한 공동체의 성찰과 책임에 대해 함께 나누었습니다.
‘자신의 성 발달 단계를 아는 게 왜 중요한지 알게 되어 좋았다. 성인지를 어느 정도 하고 있느냐에 따라 성폭력 감수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관계라는 키워드를 통해 풀어낸 점이 좋았다.’, ‘다양한 양육자의 존재와 그에 따른 교육 내용의 차이를 지적,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공감에 대한 강조가 인상적이었다.’, ‘교육 받는 대상과 자신이 어떻게 소통하는 가에 대해 점검할 수 있었다.’와 같은 참가자들의 소감이 있었습니다.
‘대상별 성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 워크숍 3 : 어린이’ 시간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3개의 성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 사례발표가 이루어졌습니다.
이선영(울산청소년성문화센터장) 선생님은 유아 및 초등 1~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집으로 가는 길~’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셨습니다. 성폭력 예방을 위한 안전한 환경과 여러 상황에서의 다양한 느낌에 대해 피교육자와 나눌 수 있도록 활용되는 교구(집으로 가는 길 자석보드, 주인공 및 주변사물 등을 나타내는 자석카드 등)도 실제로 볼 수 있었습니다.
주애영(소일초 보건교사) 선생님은 좋은 느낌과 싫은 느낌을 구별하고 의사표현하기, 성폭력의 뜻과 상황별 대처법 알기를 할 수 있는 초등 저학년 대상의 프로그램과 또래 성폭력에 대해 다루는 초등 고학년 대상의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셨습니다.
신혜선(아하!센터 문화교류팀장) 선생님은 초등 1~4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한 우리마을’ 프로그램과 초등 5~6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터놓고 말해요’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셨습니다. 마을의 여러 장소와 빼곡이 그려진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마을그림’을 활용하여 실제 피교육자와 교육을 진행하듯 워크숍 참가자들과도 위험상황이라고 여겨지는 것을 찾아보기,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기 등의 활동을 해보았습니다.
김민혜정(은평구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사업팀장) 선생님과 함께 진행된 ‘대상별 성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 워크숍 4 : 여자 청소년을 위한 자기방어 훈련’에서는 성폭력 사건을 쪼개어 생각하기, 가해자 시나리오 깨기 등 참가자들이 기존에 생각해보지 못한 관점과 방법론으로 성폭력 예방교육을 접근해 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참가자들은 ‘내 안의 힘을 긍정하고 스스로 당당해질 수 있는 성교육, 성폭력 예방교육의 대안을 본 듯하다.’, ‘성교육에서 몸에 대한 긍정적 시각, 새로운 관점의 강의가 신선하다.’, ‘자기 방어 훈련은 운동을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는데(호신술), 생각을 변화시켜주어 감사했다.’와 같은 소감을 전했습니다.
본 워크숍을 통해 참가자들은 각자의 위치(교사, 성교육 전문기관 실무자, 아동 청소년 시설의 실무자 등)에서 성교육과 성폭력 예방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점검해 볼 수 있었습니다. 대상별 성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의 특성에 대해 알 수 있었고, 학교와 성교육 전문기관이 어떻게 성폭력 예방교육에 접근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당장 성폭력 예방교육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모색해 낼 수는 없었지만, 워크숍 참가자 개개인, 그리고 아하!가 평소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며 부딪혔던 한계와 고민에 대해 함께 내어놓고 토론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찾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 교육사업팀 양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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