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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에는 어떤일이?/만나고 싶다! 아하의 사람들!

노력하는 성교육 활동가 이영숙 선생님

작성일 : 11-01-28 14:29             
노력하는 성교육 활동가 이영숙 선생님
글쓴이 : 아하지기 (124.60.216.5)  조회 : 249  

이번에 소개해 드릴 아하人은 섹슈얼리티 체험관 교육을 맡아주고 계시는 이영숙 자원활동가 선생님이십니다. 에이즈 퇴치 연맹에서 오랫동안 상담 봉사를 하시다 아하!에 자리를 잡게 되시기까지 묵묵히 끝까지 도전하고 노력해 오신 선생님의 모습이 귀감이 되는 인터뷰였습니다. 


>> 반갑습니다. 선생님~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해요~ 막상 시작하려니 어떠세요?
이영숙 : 긴장 되네~ ㅎㅎ 아침에 다른 사람들 인터뷰 보고 왔어요. (기억나는 거라도?) 읽으면 그 당시엔 아는데 지나고 나면 몰라요! 그냥 좀 떨린다는 것 밖에..

>> 다른 분들 인터뷰 보시고 오늘 나는 이런 얘기해봐야지, 혹시 생각한 거 있으세요?
이영숙 : 자기가 하고 싶으면 나이와 관계없이 도전할 수 있다! 이거요.

>> 앗! 이렇게 준비된 인터뷰라니, 기대되는데요! ㅎㅎㅎ 그럼 선생님 소개부터 시작할게요. 어떻게 아하!에 오게 되셨는지부터...
이영숙 : 에이즈 퇴치 연맹에서 상담 봉사를 오래 했어요. 그러다 아하! 워크숍을 발견하고 시작하게 된 거죠. 성과 관련 있기 때문에 쉽게 생각했었는데 막상 오니 젊은 사람들만 있고, 또래도 없어 한동안은 꽤 어색해 했어요~

>> 사이버 상담도 하셨다고 들었는데?
이영숙 : 제가 너무 사람들하고 사귀기 어려워 하니까 소희 샘이 전화 상담을 권해주셨어요. 그런데 정말 하고 싶었던 건 체험관 교육이었거든요. 그래서 더 노력했던 것도 있고. 제가 원래 사회생활도 안하고 집에만 있다가 대인공포증이 좀 생겼었던 것 같아요.

>> 의왼데요~ 선생님?
이영숙 : 응. 그렇지~ 지금은 그런 거 상관없이 하고 싶으면 하는데, 많이 변한 거죠. 예전엔 아이들한테만 집중하고, 정형적인 극성 엄마였는데 뒤늦게 발견한 거죠. 내가 나를 찾아가고 나한테 집중하면서 생긴 변화들 덕분에. 에이즈 퇴치 연맹에서도 얌전한 여자가 얼마나 하나 보자~ 했는데 끝까지 하니까 나중에는 오히려 잡던데요? ㅎㅎㅎㅎ

>> 에이즈 퇴치 연맹 활동에 대해선 잘 모르는데 어떤 활동들을 하신 건가요?
이영숙 : 우리나라 성교육도 마찬가지지만 에이즈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 부분에 대해서 상담도 하고, 실제 교육도 하는 거죠. 그러다보니 좀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자연스레 우리나라 성문화도 살펴보게 됐고, 그러다가 2007년 자원 활동가 모집 공고를 보고 ‘아, 이거다! 내가 하고 싶은 거!’라고 생각 했어요.

>> 시작만으로 보면 절대 소심해보이지 않는데?
이영숙 : 처음엔 소희 샘도 하실 수 있겠냐고 물어보셨어요. 누군가의 앞에 서야 하는 거고, 또 청소년과 함께 해야 하는 거니까. 솔직히 그 동안은 다른 사람 앞에서 있으면 떨고 그랬는데 교육 준비하면서부터는 긴장하면 안 되겠다, 변하고 싶다, 계속 외우면서 이겨낸 거에요.

>> 와, 계속 그런 고민들 하면서 교육 중이셨군요. 너무 대단하세요. 사실 체험관 자원 활동이 쉬운 일만은 아니죠~
이영숙 :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요. 매뉴얼 숙지도 해야 하고, 다른 분들 참관하다 보면 나도 다 하겠는데 잘 안되고... 그러다 보니 일단 외우고 나서 이해는 나중에, 뭐 이런 식이 됐었죠. 예전 에이즈 퇴치 연맹에서도 시험을 봤거든요. 그때도 백과사전 두고 볼펜 2~3개 닳도록 외우고 했었으니까. 

>> 대단한 노력파시네요.
이영숙 : 그러게요. 심지어 체험관 교육만 하면 정보가 부족하잖아요. 그런 것들을 사이버 상담 모임을 통해서 공부하게 됐어요. 또래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접목도 되고. 교육은 확실히 많이 해보는 방법 밖에 없는 것 같아요. 2010년 한 해 동안 집중적으로 교육하면서 많이 편해졌거든요. 이제 누가 와도 불편하지 않아요. ㅎㅎㅎㅎ 

>> 저 역시 인터뷰를 하기 전엔 오늘은 어떤 이야기들을 하게 될까, 늘 기대하게 되는데 오늘은 정말 여러 번 놀라게 되네요. 선생님께서 솔직한 얘기를 이렇게 많이 들려주시니 신기하기도 하고 그 따뜻함에 감사하기도 하고, 선생님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으세요?
이영숙 : 저는 묵묵히, 끝까지 도전하는 사람, 인 거 같아요. 앞으로도 이 일을 해보고 싶고. 제 딸이 저를 무척 자랑스러워 해요. 중년이라는 나이에 심지어 하던 일도 아니었고, 조금씩 성장해가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니까 그랬나 봐요.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된다는 거, 멋있잖아요. 인정받는다는 말이니까.

>> 옆에서 묵묵히 지켜봐주시는 분들이 계셨던 거네요?
이영숙 : 그렇죠. 근데 주변에서 반대할 때도 있긴 했어요. 워낙에 공부하면서 주변에 스트레스를 날리니까. ㅎㅎㅎ 또 젊은 분들과 사고방식이 다르니 어려울 때도 있었고... 그런데 이제 많이 익숙해졌어요.

>> 은식 샘 말로는 교육 준비를 제일 열심히 하신다던데 어떻게 준비하시나요?
이영숙 : 아무래도 젊은 분들만큼 청소년과 대화하는 게 쉽지 않으니까 TV를 보거나 책을 볼 때 아이들 교육할 때 이런 거 활용하면 좋겠다, 하는 것들을 메모했어요. 예전만큼 암기력도 좋지 못해서 젊은 사람들보다 10배~20배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 청소년과 소통하려고 꾸준히 노력하셨는데 어떤 변화를 느끼셨는지?
이영숙 : 만 2년 활동했는데 해마다도 아니고 달마다 다른 거 같아요. 요즘 많이 오는 중2 애들은 지난 달 애들하고 덩치도 다르고, 또 2학기에 오는 아이들은 1학기에 오는 아이들보다 훨씬 시시하게 느껴하는 것 같고... 아이들 수준이라고 볼 수만은 없는 것 같아요. 어른들의 기준에서만 자꾸 보면 맞추기 어려워지니까 더 많이 챙기고 섬세해져야 하는 것 같아요.

>> 그럼 다른 선생님들 교육 참관하시면서 도움이 되었거나 기억에 남았던 분 있으셨나요?
이영숙 : 글쎄~ 선생님마다 정말 달랐던 것 같아요. 저 방법 좋겠다, 하면서 이용도 해보고.. 박현이 선생님 교육이 기억나는데 정말 간단명료하게 하시더라구요. 전하려고 하는 것만 딱! 전달하는 거에요. 초창기에는 너무 단순하게 설명하는 거 아닐까? 했는데 이제 알 것 같아요. 아이들이 지루해할 수 있으니 전해야 할 포커스만 맞춰지면 나머지는 아이들에게 맡기는 거죠. 

>> 남달리 애정이 많아 보이시는 이영숙 선생님에게 성교육 활동가란?
이영숙 : 이런 질문 하실 줄 알았어. ㅎㅎ (뻔한 질문도 대답을 들어봐야 제 맛이니까요. 으하하-)
유전! 기름 펑펑 나오는! 나에게 많은 것을 안겨다 주셨잖아요. 나 스스로 자부심도 느끼게 해주고, 정말, 많은 것을 줬어요. 아하! 없었으면 어떤 재미가 있을까, 싶네요.

>> 아, 이럴 수가... 선생님을 못 뵈었으면 저희야말로 어쩔 뻔 했나요. T^ T 마지막으로 아하!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영숙 : 음... 별로 없는데요. 뭐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말하자면 센터에 들어가면 실무자 선생님들이 되게 바쁘시잖아요. 가끔 도와주고 싶을 만큼 바쁘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이제는 가족처럼 안아주고 싶단 생각이 듭니다.

>> 올해 꿈에 대해 한 말씀 해주세요.
이영숙 : 지금 있는 거에서 만족하고 그때그때 주어지는 것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바람이 있다면 지금 이 사고로 10년 전으로 돌아가면 좋겠어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옛날의 나라면 아무것도 못했을 텐데 지금의 나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거 같아!


아, 이영숙 선생님과의 인터뷰는 그야말로 은혜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선생님을 만나 너무 행복했다는 말씀 꼭 전해드리고 싶네요. 10년 전으로 돌아가셔도, 아하!와 함께 든든한 10년 지켜왔을 것 같은 걸요? ^-^ 지금이 한창 전성기라고 하셨는데 이 전성기 오래오래 유지하셔서 선생님이 좋아하시는 공부도 열심히 하시고 청소년 교육도 열심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뻔한 질문들에도 시원시원하게 답해주시고, 또 그 사이사이 선생님 삶의 굴곡도 보여주시고, 따뜻한 격려도 잊지 않으신 거 너무 감사했습니다. 올 한 해에도 선생님의 활약 기대할게요. 

- ♡

인터뷰 서영미
글 서영미

권선희 11-02-06 14:26  115.94.196.211        
이영숙선생님 인터뷰를 읽고 성교육에 대한 열정이 샘솟고 있음을 느껴요. 성교육 교사회 샘들하고 만났던 시간이 자극제가 되어 많은 힘이되었는데 지난 3년 동안은 다른 큰 사업들 프로그램으로 하느라 성교육은 많은 시간 자료준비하는데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장애인복지관에서 지적장애인 성교육을 맡고 있는데 성인이다 보니 사춘기 몸의 변화보다는 사회적 예절과 자기통제, 특히 상대방이 싫다고 하면 그만!, 성희롱과 성폭력에 대한 인지 능력기르기, 지적장애인으로 어린아이취급 받지 않고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후 뒤돌아 서면 꽝이 되는 현실이예요. 그래도 이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한사람의 인격체로 피해자도 가해자도 되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엄마같은 마음으로 교육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선생님의 글이 제게 시너지가 되어 2011년에 더욱 열심히 노력할께요. 충남서부장애인복지관 권선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