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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에는 어떤일이?/그곳에 아하가 있었다!

베를린 임신갈등상담소 및 지역사회 돌봄 기관 탐방기

베를린 임신갈등상담소 및 지역사회 돌봄 기관 탐방기



지난 423일부터 28일까지 본인은 임신청소년 상담제도 개선방안 및 상담 매뉴얼 개발 연구를 위해 여성가족부 관계자 그리고 연구진과 함께 독일(베를린)을 방문하였다.


독일은 1993년 동·서독 통일 후 일정조건을 만족할 경우 본인의 요구에 의해 임공임신중절 수술을 허용하도록 법을 개정했고 본인의 요청에 의해 임신중단을 할 경우 임신갈등상담 의무화 제도를 시행해 오고 있다. 독일은 최근 지속적으로 인공중절수술률은 감소하고 있고 출산률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과연 임신갈등상담소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한국에서낙태법 폐지운동 거세게 불고 있는 요즘, 독일의 이러한 법과 제도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은 무엇일지등 궁금증을 안고 베를린으로 향했다.

 

오가는 날짜를 제외하고 기관방문으로 할애 할 수 있는 기간은 4일이었는데 총 6개 기관을 방문하여 시설을 둘러보고 관계자와 간담회를 가졌다. 독일의 임신과 낙태 관련법과 현황 그리고 비혼양육지원관련 제도를 알아보기 위해 연방정부의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와 베를린주 교육청소년가족부를 방문했다. 그리고 국제적으로도 성건강 관련 전문활동을 다양하게 하고 있는 베를린의 ‘PROFAMIA'의 임신갈등상담소와 비혼부모 양육거주시설인 ’ALBATROS'를 방문했고 지역사회 돌봄기관으로 베를린의 가족센터와 포츠담의 방과 후 돌봄 기관인 ‘HORT’를 방문했다.

 

 

베를린주 교육청소년가족부 관계자와의 간담회

 

첫째날,

 

베를린주 관계자와의 간담회에서 주로 베를린의 가족정책에 대한 브리핑을 들었다 최근 베를린은 어린 아이에 대한 양육환경 조성과 조기교육에 대한 의제가 핵심적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한다. 일과 생활양립을 위해 가족센터의 기능을 강화하고 보육지원의 나이를 0세까지 확대했고 가족센터(예전의 마더센터가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의 기능이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2013년부터는 양육자가 일을 하게 되면 무조건 어린이 주간보호시설에 돌봄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져서 어린이 주간보호시설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가족센터는 어린이 주간보호시설이 있는 곳 중심으로 추가적인 기능으로 양육자들의 역량강화 지역커뮤니티 등을 활성화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베를린 시민의 40%가 이주민인 상황이며 이주민과 특히 난민에 대한 가족정책이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2017년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고 입양도 인정됨에 따라 무지개가족센터도 특화되어 운영되고 있도 아버지센터, 비혼모센터등 가족의 형태에 따라 다양한 가족지원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주별로 다를 수는 있으나 독일에서도 베를린이 가장 개방적인 분위기로 다양한 가족에 대한 지원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보통 아이를 낳으면 부모수당을 14개월까지 받을 수 있는데 가장 보수적이라고 하는 바이에른주에서 아빠가 수당을 받는 경우가 가장 길다는 실태를 설명해주었다. 가족정책은 진보, 보수와 관계없이 독일 전반적으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위기 또한 전해 주었다. 베를린에서 가족센터는 SPI라는 민간재단에 위탁되어 중간거점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


랑크비츠 가족센터에서 자유롭게 뛰놀고 있는 아이들

 

간담회를 마치고 우리는 베를린시 중심가로부터 40여분 떨어진 베를린랑크비츠 가족센터로 이동했다. 이곳은 아동주간보호소의 기능과 청소년센터 가족센터등 복합기능을 하는 건물이다. 녹지가 풍성하고 조용하며 독립된 멋진 건물로 들어서는 순간 아이들이 뛰어 노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어디에서나 그렇지만 아이들이 뛰어 노는 모습을 보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이 건물은 예전에 박물관 건물이었는데 기능을 전환하여 지역사회 커뮤니티공간으로 활용한다고 한다. 이 시설을 이용하는 어린이는 8세가 가장 나이가 많은 편이고 주로 0-1세 아이를 둔 부모들이 많이 이용을 한다고 한다. 내부 시설을 둘러 본 결과 한국의 어린이집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고 다만 부모들이 자유롭게 아이들을 데리고 식사를 하고 놀이를 하는 모습이 짜여진 프로그램에 객체로 참여하기보다는 특별한 프로그램 없이 이용자들이 스스로 모임을 만들어 나가는 모습으로 보였다. 우리를 밎아 준 기관장의 표정은 친절하고 손님맞이를 정성껏 한다(외국에 나갈 때 마다 사실 나는 반성을 한다. 아하센터에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좀 더 정성껏 맞이해야겠다고). 그리고 오랜 연륜에서 묻어 나는 친절함, 가족센터 일  뿐만 아니라 미텔호프 재단 관련 일과 지역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맡고 있는 듯 내심 분주함이 읽혀진다.

 

알바트로스 건물 전경

 

둘째날,

 

아침부터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우리 일행은 옛 동독 지역에 있는 비혼모시설인 ALBATROS에 방문했다. 건물은 생각보다 컸고 통상 아파트 건물처럼 보인다. 색깔도 알록달록 뭔가 보육관련 공공시설임이 한 눈에 들어왔다 한국에서는 미혼모시설로 애란원이 유명한데 얼마전 방문했던 애란원을 상상하며 이 기관을 둘러 보았다. 역시 이 기관에서도 책임자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준다.


알바트로스 내부 시설

 

놀라운 사실은 최근에 독일의 출산률이 실제적으로 높아져서 이 시설에서는 체감적으로는 느끼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시설이 많이 부족한 편이고, 점점 더 많이 요구 된다고 한다. 특히 청소년들의 출산률이 높아졌는데 이유를 물어 본 즉 '임신한 청소년들이 굳이 아이를 안낳아야할 이유가 없다'는게 이 분의 설명이다. 예전 '할아버지할아버지세대'에는 청소년이 아이를 낳으면 안좋은 시선으로 보긴 했지만 요즘 그런 시선은 아주 많이 없어졌다고 한다. 이 시설에 들어오는 이용자들은 청소년, 장애인, 정신지체,약물등 문제로 양육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라고 한다. 특이 한 것은 경제적인 수준과는 관계없이 입소를 할 수 있고, 아이의 양육이 중요하기 때문에  2년 동안은 24시간 양육을 위해 아이돌봄을 제공하고 있어서 청소년 비혼모들은 자유롭게 학교에도 가고 아르바이트도 하며 취미생활도 한다고 한다. 시설을 둘러보는데 남자들이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비혼모(싱글맘)만 이 시설에 거주하는 것이 아니라 비혼부(싱글대디)도 거주를 할 수 있다고 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비혼모와 비혼부가 이 시설에서 거주하다가 눈이 맞아서 새로운 가족을 꾸려서 큰 집을 내어 줬다는 이야기도 해주었다. 역시나 한국보다는 문화가 좀더 개방적이고 융통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이 시설에 들어오는 대부분의 청소년은 지역의 청소년청에 의해서 정보가 관리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지원이나 학습, 건강관리지원등 국가의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호르트 관계자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다과

 

오후에는 포츠담에 있는 방과후 돌봄기관인 호르트를 방문했다. 여기는 학교와 같은 공간에 있어서 그런지 들어서는 순간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놀이하는 모습이 활기차다. 초등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가장 부러웠던 시설이었다. 개별적인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한국 초등학교와 방과후 시스템과 달리  3학년 이전의 학생들 거의 대부분이 방과후 돌봄 시설을 이용한다. 건물도 구분이 되어 있기는 하지만 같은 공간에 있어서 오전에는 교실에서 공부하고 오후에는 이 곳으로 옮겨와 자유롭게 각 공간에서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모든 공간은 공부를 하는 교실과 다르게 특성화된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서 자유롭게 놀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3학년이하 저학년 아이들임에도 스스로 자신의 스케쥴을 정하고, 본인의 위치를 알리는 표지판에 자신의 사진이 달린 배지를 이용하여 표시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물론 선생님들도 이 공간에서는 개인 휴대폰 사용이 금지되고 주로 무선전화기로 의사소통을 한다고 한다. 선생님들이 사용하면서 어떻게 아이들에게 사용하지 말라고 할 수 있느냐며.

 

 

호르트 운동장에서 놀이하는 아이들(위), 배지를 이용하여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게시판(아래)


 

이 방과후 돌봄 기관을 운영하는 재단 역시 독일에서 유명한 프뢰벨교육재단이다. 프뢰벨은 이 시설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교육관련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표준 매뉴얼들을 개발하고 교사들을 훈련시키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당연히 비영리 조직이라서 교육사업으로 수입이 남을 경우 모두 공익사업에 투자를 한다고 한다.


베를린임신갈등상담소 상담안내 표지판 


마지막날,

 

우리는 임신갈등상담소와 독일연방정부 간련부처 관계자 간담회를 가지고 출장을 마무리했다. 이번 출장의 핵심 베를린임신갈등상담소를 방문했다.‘PROFAMILA'는 워낙 역사가 깊고(1952년 만들어져서 50년이 되었다) 성건강관련 국제적인 기구라서 기대가 컸다. 참 인상적인 것은 상담소 입구의 상담안내 표지판이다. 이 기관의 섭외과정 인상적인 에피소드 한가지가 있는데 우리를 안내하는 독일현지분이 당일 찾아가기 전날까지 상담소 관계자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불안해 했다. 당일까지 불안해 하며 대사관을 통해서 연락해 본 결과 그쪽은 대답이 참 재미있었다. 한 번 약속을 했으면 약속이 된 것이지 왜 확인을 하느냐는 태도였다고...

이 상담표지판을 보는 순간 그 정서가 이해가 된다. 건물 입구에 상담 가능 요일과 시간을 적어 놓고 있다. 상담시간 이외에 우리를 만나야해서 그런지 조금은 지쳐 보이는 한 분이 우리를 맞았다. 산부인과의사로서 예방의학차원에서 상담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이 일을 25년 넘게 하고 있다고 설명하셨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차분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브리핑이었다. 독립된 공간으로 이루어져있는 평이한 구조였고, 늦은 시간에 방문해서 그런지 상담소는 조용한 편이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스텝은 20명이고  임신갈등상담소 사업중심으로 일하는 의사, 상담사, 사회복지사 3명에 대한 인건비는 베를린주에서 지원해준다고 한다. 상담을 하기 위해 방문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임신중단을 결정하고 증명서를 받기 위해 내방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임신중단을 결정한 사람들에게 출산할 것을 권하거나 정보를 주는 일은 없다고 한다. 다만 결정을 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본인이 원할 경우 중절수술과 출산에 대한 모든 정보를 구체적으로 주고 있다고 한다. 사무실 한 켠에는 산부인과 진료실을 갖추고 있어서 직접 임신여부를 확인하고 건강상태를 체크해 주기도 한다. 미성년자인 청소년들의 내방상황에 대해서는 13세미만일 경우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만 증명서를 발급해 줄 수 있으나 14-18세의 경우는 특별히 부모의 동의가 없어도 증명서 발급은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경우 부모 동의 싸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갈 경우 곤란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독일도 여전히 형법 218조에 의해 낙태는 금지되어 있다. 다만 예외사항으로 1. 의료적인 사유, 2. 태아기형, 3. 성폭력 4. 심리사유적인 이유가 있었다. 이 법은 1995년에 동서독 통일과 함께 개정되어 심리사유적인 이유는 상담의무제도가 도입되었고 태아기형 경우는 예외의 사유에서 제외되었다고 한다. 이 이유는 장애부모단체에서 장애라는 이유로 낙태를 하는 것은 장애인 차별이라고 주장을 하여 이것이 받아 들여 졌다고 한다.

위와 같은 경우 모두 12주 이내에 이루어져야하고 다만 의료적인 경우는 12주 이외라도 가능하다고 한다. 12주를 넘기는 경우는 성폭력이라도 불가하고, 의료적인 이유도 찾을 수 없을 경우 가까운 네덜란드나 영국으로 원정낙태를 하러 가는 경우가 있다고는 하나 극히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1995년 도입한 상담소의 기능은 이제 20여년을 넘기면서 대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평가를 하였다. 대부분 상담실에 오는 여성들은 의사결정을 명확히 하고 오기 때문에 특별히 추가적으로 상담을 많이 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이 제도 자체에 대해 생경하고 상담자의 전문성은 어떻게 키워야 하고 상담자를 위한 훈련프로그램, 상담전반에 대한 매뉴얼 등이 궁금했던 우리 일행은 원하는 만큼 정보를 충분히 얻지 못했다는 느낌이었다. 상담통계도 구체적으로 되어 있지 않고 별도의 상담 매뉴얼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으며 상담자교육과정도 웹싸이트에 탑제된 이상의 것은 없었다. 웬지 허술한 느낌이었으나 이 분이 상당히 강조하는 것은 "좋은 상담"을 위한 상담자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것, 내담자 중심의 상담, 통계에 대해서는 그런통계를 왜 만드느냐는 표정이었다.  그렇다 상담자만 확실하다면 상담기록을 남기는 게 뭐그리 중요하겠나? 혹시나 하여 독일의 임신갈등상담소의 성과와 한계를 연구한 논문이나 자료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본인은 알 수 없다고 한다.

 

우리는 그녀에게 지금 시점에서 혹시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하고 물었는데 그녀의 대답을 어쩌면 지당한 답이었을지도 모르겠는데 “이제는 형법에서 낙태죄가 폐지되는 것입니다 " 이제 임신한 많은 여성들이 스스로 아이를 낳을건지 안낳을건지 판단할 수 있고 정보를 구할 수도 있습니다.”


 

 

독일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 관계자와의 간담회
 

마지막 일정으로 독일연방정부의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관계자와 간담회를 가졌다. 독일의 여성가족정책 기조 그리고 임신갈등상담제도, 신뢰출산제도 등에 대해 브리핑을 듣고 간담회를 가졌다. 독일의 형법은 착상 이후 12주까지 상담을 조건으로 임신중절을 허용하고 있는데 의학적인 사유와 강간 및 성범죄인 경우에는 상담이 의무적이지 않다. 임신갈등법에 의해 임신갈등상담소를 두고 있고 상담은 공인된 상담소에서 전문 상담인력에 의해 무료로 행해진다. 상담소는 피상담자에게 심리적인 지지와 정보제공 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상담소는 출산을 선택하게 될 경우는 재정지원 신청, 주거지원, 구직지원 등의 도움을 제공한다. 임신갈등법에 따라 공인된 상담소는 2018년 현재 약 1,600개에 달한다. 독일에서 이루어지는 낙태의 96%는 임신갈등상담소의 상담증명서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고 4%는 성범죄 및 의료적 사유로 이루어진다. 연방정부 공무원들은 이 제도에 대해서 상당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듯했다.  오래전(6.70년대) 독일 여성운동의 흐름을 설명하면서 오랜기간 진통을 겪으면서 지금의 제도가 안착되었고 연방정부의 특별히 현안이 되는 이슈관련 사업을 직접 할 뿐 모든 것은 지방정부에서 추진을 한다고 한다. 임신갈등상담소 또한 이를 맡아서 하는 민간단체가 주별로 성향이 다르기도 하지만 여성들은 이를 알고 찾아간다고 한다. 연방정부차원에서 상담소 운영지침이라던지, 상담소운영,상담자관련 지침들은 없다고 한다. 계속 확인하게 되는 것은 지방자치분권이 철저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정부가 사업을 위탁을 하면 그리 많이 간여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연방정부관련부처 조직도를 유심히 보다가 내 눈에 띈 청소년남성평등과에 대해 그 배경이 무엇이었는지, 청소년 성교육관련 정책은 어떤지를 질문했더니 예전에는 여성평등정책부서로 되어 있었으나, 남성들의 문제점을 인식하지 않고 평등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에 여성만 참여하는 등 남성이 잘 선택하지 않는 직업이 많은 것등의 문제가 많아서  '청소년남성평등과'를 만들고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해 나가고자 한 것이라는 설명을 했다. 이 부서를 만든 것은 5년 되었고 남성평등과 관련된 협회도 존재한다고 한다. 사실상 이렇게 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여성들의 권리 또한 증진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남성과 같이 연대하여 성평등을 이루기 위해 특별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여진다.  독일 성교육 정책은 미디어세대를 겨냥하여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컨텐츠를 공급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독일 연방정부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 관계자와 함께

 

임신청소년 상담제도 개선방안 및 상담 매뉴얼 개발 연구는 형법상 낙태죄가 존재하는 한 한계가 명백하다. 게다가 우리사회가 독일처럼 일·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다양한 가족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성차별적인 노동문화가 존재하며, 공공교육과 보육 돌봄의 통합도 부족한 상황에서 청소년이라고 해서 아이를 안낳아야하는 이유는 없어요라는 이야기는 정말 별나라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돈만 많이 주면 여성들이 출산을 할 거라고 생각하는 최근 출산주도성장”, 여성을 오로지 출산의 도구로만 생각하는 출산지도”, “출산력” 등 논란을 보고 있자면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 지 막막하다. 여성의 재생산권건강권 차원에서 임신중단을 선택하고자 하는 여성들 입장이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지는 사회문화 인식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반면 엉겁결에 임신했으나 낳아서 키워보고 싶다는 그 여성의 결정을 존중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는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 것인가? 오늘도 인터넷 여기저기 싸이트를 찾아다니며 임신했어요. 어떻게 해야하나요? 불법으로 낙태할 곳을 찾아 헤메는 청소년들이 위험한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안전한 길을 제안 할 수 없는 안타까움, 상담으로 도와 준다면 무엇을 어떻게 함께하는 것이 최선일 지 그 길찾기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사족으로 개인적인 소감 한마디, 독일 처럼 우리도 노동시간이 40시간이었으면 좋겠다.  32시간제, 20시간제 선생님등 가는 곳마다  시간제 일자리가 당연한 그래서 일과 생활을 양립할 수 있는 여유가 좀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짱짱한 민간단체들(SPI, 미텔호프,알바트로스, 프뢰벨,프로파밀리아등) 정부가 안심하고 맡기고 단체의 성격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공익사업을 협력하는 민관협력 모델이 참 안정적으로 보였다. 빈약한 법인 투성이인 한국 상황을 떠올리니 급 깝깝한 감정이!



글: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장 이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