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하! 에는 어떤일이?/그곳에 아하가 있었다!

'자밍아웃'이 뭐지?, "아하! 작은영화관"

'자밍아웃'이 뭐지?, [아하! 작은영화관: 자밍아웃]

 

-아하!성교육 지도력 훈련의 일환으로 영화 '자밍아웃' 관람과 감독과의 대화까지-

 

 

 

2018년 7월 19일 목요일 '아하! 작은영화관: <자밍아웃>' 상영회가 열렸다. 아하!활동가와 아하지기가 한 곳에 모인 자리였다. 


영화 <자밍아웃>은 어떤영화일까? 사회적으로 금기시 되어 있는 '성'에 대한 억압은 무수히 많다. 그 중 억압을 넘어서 세상에 없는 것처럼 취급'되'는 여성자위에 관한 영화이다. 여성의 자위, '여성'이라는 말을 꼭 적어야만 인식이 되는 '자위'와 '커밍아웃'의 합성어로 탄생된 <자밍아웃>이다.


"나 자위한다"고 당당하게 '커밍아웃'한 김예지 감독이 이 영화에 담고자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영화의 짧은 줄거리와 함께 감독과의 대화를 했던 내용을 공유하려 한다.

 

 

 


영화 <자밍아웃>은 사람이 많이 오가는 신촌 거리에서 사람들에게 자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위해본적은 있는지 짧지만 어디서 쉽게 들어볼 수 없는 질문을 무작위로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과 나눈다. 굉장히 당황하는 사람, 무슨 말이라도 해야지 싶어 아무말대잔치를 벌이는 사람, 자신의 경험을 늘어놓는 사람까지 자위에 관한 다양한 의견과 생각이 오간다. 감독은 어릴 적 자위하다 엄마에게 들켜 혼이 났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고 직접 영화에서 밝힌다. 그리고 10년이 넘게 억압된 기억을 풀기로 마음먹으며 여성들의 자위 커밍아웃을 감행한다. ‘딸딸이’ 같은 닉네임까지 붙어 있는 남성 자위와 달리 왜 여성의 자위는 숨겨져야 하는가? 감독 자신의 할머니부터 친구까지 여성들은 자밍아웃과 함께 즐겁다. 감독은 급기야 엄마에게도 자위를 권하는가 하면 여성 자위에 ‘보듬이’란 이름을 지어주며 여성의 성을 양지로 불러내는 노력에 동참한다. 유쾌 상쾌 통쾌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영화는 여성자위에 대한 한국사회 인식에 핵심을 찌르며, 성적욕망과 실천은 과연 누구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가?라는 핵심 질문을 계속 관객들에게 던진다.


 

 

 

김예지 감독은 영화 <자밍아웃>을 통해 아하! 활동가와 아하지기에게 전하고 싶은 말로 "선생님들이 꼭 경험해보셨길 바라고, 그 경험을 여자 청소년들에게서도 끌어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하고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서 여성 자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고갔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바라는 건 그거고요. 또, 교육의 현장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은 조금 더 정제된(?) 표현일수도 있는데 교육현장에서도 남자 자위라는 기본적인 생각을 뛰어 넘는, 여성도 자위한다! 당연한 생각이 자리 잡길 바랍니다. 교육에서든 지역에서든 제 영화로 포문을 여셔도 좋을 것 같아요." 라고 전해주었다.

 

그리고 꼭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로 "주변 사람들과 여성 자위에 대해 꼭 이야기 나눠봤으면 좋겠어요. 친한 친구나 주변의 동료들과 이야기 나누고 나면 나의 자위를 인정받고 승인받는 경험을 하게 되었고, 그게 저에게 큰 의미가 있었어요. 영화를 만들고 나니, 자위에 대한 이야기를 이런 공동체 상영회나 불러주시는 곳에서 상영하게 되는데, 이런 자리가 자주 그리고 많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선생님들께서도 자위나 성감대, 기분 좋게 해주는 자극방법 등을 자세하게 나누시길 바랄게요" 라고 덧붙였다.  

 

영화를 관람한 아하! 성교육 자원활동가들은 "즐겁게 영화 잘 봤어요. 여성 자위에 대한 이야기를 오늘 이후로 친구들과 딸과 꼭 나눠보고 싶어요.", "영화에서 가장 친한 친구와 찍은 장면에 식혜와 딸기우유가 나와서 굉장한 설정을 하신건가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다는 얘기에 오히려 더 유쾌했던 것 같아요. 저의 자위를 주변 지인들과 꼭 이야기 나누면서 여성자위를 쉽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고 싶어요.", "자위로 대동단결해요!"등의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자밍아웃 4행시와 즐거운 자위토크가 이어졌다.


 

 

자밍아웃 4행시는 상영회에 참여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진행하였고, 참여자들이 투표하여 선정되었다.

 

▲왼쪽부터 1등 이영숙, 2등 김민지, 3등 서은희, 4등 홍경숙 활동가의 <자밍아웃>4행시 작품

 

 

1등 이영숙 성교육 자원활동가

자: 기야 여자 자위가 어떻게 하는지 알아?

밍: 크와 같이 부드럽게 내가 몸을 만지고 만족하는 거야

아: ~ 그렇구나.

웃: 웃웃 소리가 나면 자위중이구나- 알고 있어.

 

이어진 자위토크는 K사 앱의 오픈 비밀채팅방을 통해 이루어졌다. 자위를 시작한 나이와 방법, 어디서 처음 자위를 시작했는지, 기구와 손 중 어떤 게 더 좋은 느낌인지, 나의 오르가즘을 그림으로 표현하기, 자위하는 나에게/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의 이야기로 이어졌다. 아래 그림은 '나의 오르가즘을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 중 일부이다.

 

 

 

 

자위토크를 통해 나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행위에 대해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었다. 자위는 개인적인 해방감, 사회 구조적으로는 여성의 해방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스스로 상상한 느낌의 오르가즘이 자위로 항상 늘 올까? 오르가즘의 모습을 상상 속에 그려놓고, 그에 도달하려 애쓰다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자위는 더이상 스스로를 위한 행위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고민이 거듭되는 시간이었다.


자위는 과정에서 어떠한 느낌으로 오지 않다하더라도 괜찮다. 남들과 비교하며 마음을 조급하게 먹지 말고, 내 몸에 관심을 가지는 것부터 시작해서 아주 천천히 탐구하면서 오는 희열감 가득한 과정을 즐겨보자.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스스로에게 의미있는 과정일테니 말이다.

 

그리고 <자밍아웃>에 관심이 생겼다면? 오늘 당장, 그 누군가와 자위토크를 나눠보면 어떨까? 

 

 

글: 교육팀 조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