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100인의 지혜를 모으다. ‘또래간 성폭력 문화개선을 위한 청소년 100인 원탁토론회’

 지난 24, 서울 당산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는 100명 이상의 청소년들이 모였습니다. 바로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이하 아하센터)에서 개최한 또래간 성폭력 문화개선을 위한 청소년 100인 원탁토론회를 위해서였는데요. 본 행사는 아하센터가 주관했으며, 여성가족부의 주최,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의 후원이 있었습니다.

 

 본 행사는 청소년 당사자들이 또래 간 성폭력 현상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해 그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실제로 제 1토론과 제 2토론을 거쳐 나온 의제는 평화로운 또래 성문화 만들기를 위한 청소년 100인의 제안문으로 만들어져 관련 정부 부처에 전달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사전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약 32% 정도였지만, 실제 토론회에 참석한 청소년들은 외모비하’, ‘성행위 묘사’, ‘몸 만지기등의 성폭력이 거의 매일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어렵다고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토론회에 모인 100명의 청소년에게 사회자가 또래 간 성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자 94명의 학생이 손을 들기도 했습니다. 10명 중 9명 이상이 또래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대답한 것입니다. 사전 온라인 조사와는 왜 이렇게 다른 결과가 나왔을까요? 평소 성폭력에 관심을 갖고 참석한 이 100명과 달리, 온라인 조사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또래 간 성폭력에 대해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한 참여자는 남학생들의 경우 화장실 칸 위로 올라가 화장실을 훔쳐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성기를 묘사하며 놀리는 일이 많다화를 내면 화를 내는 게 오히려 더 놀림거리가 될 정도로 이런 장난이 만연해 있어 수치심을 느껴도 의사표현을 하기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앞선 사례들을 바탕으로, 1토론에서는 모둠 안에서 또래 간 성폭력에 대한 개인의 다양한 키워드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00인이 선정한 키워드는 행사장 가장 뒤편인 생각의 벽에 게시되어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는데요. 성교육, 경각심, 소통, 장난, 역지사지, 기준, 주변의 도움 등 여러 키워드를 통해 또래 성폭력에 대한 생각을 확장했습니다.



 


 이어진 제 2토론에서는 각 모둠에서 중요한 키워드를 선정해 의제로 만들어보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조별 의제들은 또래 간 성폭력 없는 평화로운 또래 성문화를 위한 청소년 100인의 제안문으로 재탄생되었습니다.

 

 100인의 제안문은 국가, 학교, 청소년 각각의 차원에서 해야 할 일들을 나눠서 만들어졌는데요. 대표적인 몇 가지만 나열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국가는 청소년교육에 대해 다양한 교육이 이뤄지도록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ucc공모전 개최 및 상금지원, 참여형 교육과 회기별 교육이 진행될 수 있게 한다. 더불어 음란물 예방을 위해 법 강화와 음란물 추방 주간을 만든다.

학교는 성적위주의 교육 체제에서 벗어나 체험, 문화 활동의 인성, 생활 교육을 실행한다.

청소년은 자율적으로 단체를 만들어 다양한 활동(캠페인, 플래시몹, 연극, 토론회)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청소년은 일상 속의 성폭력을 제재하고 성폭력은 나와 먼 것이라는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제안문 완성 후 진행자가 참가 청소년들의 소감을 읽어주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저는 학생들의 장난에 의한 성폭력 가해자였고 피해자였으며 목격자입니다. 오늘 토론회를 통해 많은 학생들이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제 방법이 조금은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학교 빠지고 온 보람이 있네요! 감사합니다."라는 한 참여자의 솔직하고 담담한 고백이 많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그 외에도 오늘 토론회에 참가하면서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또래 간 성폭력의 실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성폭력에 대한 민감한 인식이 얼마나 부족한지 말이다.’, ‘내 의견뿐만 아니라 오늘 참가한 모든 청소년들의 목소리로 좋은 방안이 많이 만들어져 더욱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등의 소감도 있었습니다. 마지막 행사로, 단체 사진도 찍고, 제안문에 대한 의견과 서로의 소감도 나누며 또래간 성폭력 문화개선을 위한 청소년 100인 원탁토론회는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습니다.




 

 토론회 직후 100인의 제안문을 토대로 또래 간 성폭력 대응방안 모색을 위한 각계 전문가 포럼이 실시되기도 했는데요. 이 포럼을 시작으로 토론회의 제안문은 단지 그 날의 결과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추후 정책 반영에 있어서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내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진. 자원활동가 곽미진

글. 교육사업팀 남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