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주인이 되려면_김찬호

 

 

 

돈의 주인이 되려면

 

 

1122일 저녁, 아하!센터에서는 김찬호 교수님을 만나 돈의 주인이 되려면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교수님의 저서 돈의 인문학에 담긴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주셨습니다. 강의내용 중 일부를 옮깁니다.

 

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건 뻔하고 유치한 얘기일 수 있지만, 사람들은 돈 때문에 죽기도 하고 살기도 합니다. 오늘 돈의 본질을 공유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돈은 정말 여러 측면을 가진 것 같습니다. 인간사회의 모든 것을 반영하죠. 돈은 가장 많은 사람들의 공통 관심사입니다. 내가 돈 생각을 안 한 시간이 얼마나 있을까요? 우리 사회에서 돈 생각을 안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한 해 우리가 만져본 돈이 얼마나 될까요? 숫자만 왔다 갔다 하는데, 우리는 그걸 믿고 편히 잡니다. 은행에 가면 돈이 있다고 착각하는데, 절대 없죠. 전 세계에 존재하는 현찰은 겨우 5%입니다. 돈은 물질이 아니라 언어, 기호의 시스템입니다.

 

가격과 가치

 

돈이 왜 필요한가, 교환을 위해서 입니다. 돈이 왜 편리한가, 저장하기 좋아서 입니다. 돈은 무한한 교환가능성을 가졌으며, 측정 가능합니다. 그런데 돈으로 가치를 따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떤 책의 가치를 가격으로 따지면 편하지만, 가격이 가치의 전부는 아니죠. 가격과 가치의 차이, 가격과 가치의 관계를 따져보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숫자가 정말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는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합니다.

생수 하나가 800원입니다. 조난상황이나 전시라면 가격이 엄청 비싸지겠죠. 500G 외장하드를 몇 만원에 샀습니다. 여기에는 제가 그동안 연구해온 모든 자료가 다 들어가 있습니다. 이것을 잃어버렸을 때 주운 사람과 값을 흥정한다면 얼마정도 쓸 수 있을까요. 정말 이 순간 필요한 사람에게는 매우 가치 있는 물건이 될 것입니다.

가격이라는 것은 표준화되어 있지만, 가치도 그러할까요? 가치는 주관적인 것입니다. 사람에 따라 같은 물건에 다른 가치를 가질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쓰레기에 불과한 것에서 누군가는 가치를 발견해내기도 합니다. 가치는 발견하고 창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가격을 너무나 중요하게 생각하죠. 쇼펜하우어의 말이 생각납니다. “나는 모든 것의 가격을 안다. 그러나 어느 것의 가치도 모른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시골길 사진과 차가 많은 도시의 사진입니다. 어디에 있고 싶으십니까? 어디를 가지고 싶으십니까? 많은 분들이 있고 싶은 곳은 시골길이지만, 갖고 싶은 곳은 도시를 이야기 합니다. 시골길은 진짜 여러분이 원하는 것이고, 도시는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하니까 나도 좋다고 하는 것입니다. 돈은 남이 원하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 누구도 돈을 원하지 않으면, 내 돈은 휴지 조각에 불과해지죠. 돈은 타인이 원할 때만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왜 계속 돈을 갖고 싶어 할까요? 우리의 생리적 욕망-먹고, 자고, 입고, 섹스하고 등-은 한정된 욕망입니다. 그런데 명예욕, 권력욕, 돈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어요.

한국의 대학생들이 아버지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설문에 돈밖에 없다.’라는 답이 제일 높았다고 합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무엇을 물려주고 싶은가?’라는 설문에도 이 가장 높았다고 합니다. 부모는 돈만 없는데 아이는 돈밖에 원하는 게 없는, 원하는 것을 주고 싶은데 못 주는 불행한 현실이지요. 고도성장, 압축 성장을 이뤄온 한국 가정의 모습입니다. 왜 다 돈 밖에 떠오르는 것이 없을까요.

오늘날 우리는 돈 때문에 나의 존재 가치를 못 볼 때가 많습니다. 우리 시대에 유능하다고 하는 것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이죠. 여러분은 돈만 있는 사람과 돈만 없는 사람 중 누구를 택하시겠습니까?

 

 

오늘의 강의는 돈이 다가 아니다.’ 이런 얘기를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왜 돈이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몰리는가를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 교육사업팀 양유경

 

 

* 강사 : 김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