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진짜 희망은 있더라!

작성일 : 10-11-20 16:09             
그래도 진짜 희망은 있더라!
글쓴이 : 아하지기 (119.196.213.175)  조회 : 194  

이번 호 人터뷰는 2010년 ‘아하! 청소년 성이야기 작품 공모전’의 수상자를 만나 좌담회 형식으로 꾸며보았습니다. 시상식이 끝난 뒤에 수상자의 가족들과 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의 이명화 센터장님, 박현이 부장님이 함께 자릴 해주셨어요. 솔직하고 거침없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세요.


>> 지역에서 오시는 분들도 있어 매년 모든 팀이 한 자리에 모이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렇게 함께 볼 수 있어 다행이에요. 반갑습니다. 6팀 모두 수상 너무너무 축하드리구요. 수상 소감부터 간단히 나눠보도록 할게요.


* 박아연 <한국YMCA연맹 총장상 - “안녕하세요. 다다상담소입니다” 17세>
(먼저 눈이 마주치신 박아연 학생부터 ^^) 어찌 보면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이었고, 마감 기한에 시달리면서 스스로 부족한 점을 많이 느꼈는데 좋게 봐주시고 선정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 최진솔 <여성가족부 장관상 -  “우리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보자 민호야” 17세>
뽑힐지, 말지 고민했었는데 아무래도 주제가 좋아서 뽑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부상이며 꽃다발에 이렇게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상금은 어떻게 하실 거예요?) 저금할 거예요. ㅎㅎ

* 이한결  <아하!센터장상 - “not so bad” 고 3>
예전에 같은 소재의 수필로 상을 받고, 최근에 방송과 영화에 관심을 갖게 돼서 이번엔 영상으로 표현해보자, 는 생각에 제작했어요. 신종플루로 3일 동안 학교가 휴교했을 때 찍었거든요. 영상으로까지 제 어린 시절을 표현해서 즐거웠고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그때는 좀더 참신한 얘길 들고 와서 도전해보고 싶어요.

* 전혜림  <섹슈얼리티 感상 - “1/2” 중 3>
무엇보다 응원해주신 엄마 아빠께 감사드리고 싶어요!


* 가온누리 <섹슈얼리티 愛상 - “남자의 고통스러운 하루” 초등 5-6 동아리>
지도 선생님 : 참신한 의견을 내려고 브레인 스토밍을 많이 했어요. 준비과정에선 초등학생 아이들이 성평등에 얼마나 알 수 있을까, 했는데 오히려 소소한 일상에 대해 느끼는 것들이 많더라구요. 저도 아이들에 대해 다시 생가하고 존중하게 되는 계기가 됐어요. 촬영하면서 즐거웠는데 얘들아, 한마디씩 할래? 싫어? 오늘 보니 중고등학교 학생들도 있는데 우리 친구들이 생각도 많이 키우고 상도 타는 기쁜 시간을 다시 가질 수 있길 바래요. ㅎㅎ                                

* 박민정  <섹슈얼리티 知상 - “그 애” 고 1>
마감일이 중간고사 이틀 전이었어요. 부담감 많이 느껴가며 썼는데 수상했다는 문자를 수업 중에 받고도 나도 모르게 “아싸!” 소리 질렀어요. ㅎㅎㅎ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있다 끝나고 그 친구 만나러 가기로 했는데 밥 사주고 고맙다고 해야 겠어요~

>> 진솔 학생은 지적장애 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장애인에게도 성교육이 필요하단 얘길 다뤘는데 성인들도 쉽지 않은 내용을 청소년이 다뤄서 의외였고 또 반가웠습니다. 혹시 소재를 정한 계기가 있었나요? 실제 친구가 있었다거나? 

진솔 : 제가 다니는 곳이 통합학교여서 장애인 친구들이 있기도 하고 길게 3~4년 지낼 수도 있는데요. 그 친구가 몸이 커가면서 성욕이 생기는데 제가 어떻게 제어해야할지도 모르겠고, 그 친구가 저보다 점점 키가 커가니까 자꾸 당하게 되더라구요.

근데 그때 어른들한테 말해도 도움 받기가 쉽지 않았어요. 이 기회에 공부해서 해보자! 라는 계기로 하게 됐어요. 그런데 생각보자 자료도 부족했거든요. 대안이 완전하지 않은 이 상태로 끝나도 되는 것일까, 지금도 고민 중이에요. 


앞으로 장애인 성에 대한 자료가 많아지고 성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주위 사람들도 이제는 성교육에 대한 의식은 많이 생겼는데 장애인 성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하고 싶습니다.

>> 축제 상담과정에서 친동생이 성적소수자라는 걸 알게 되면서 소통을 시도하게 되는 상황을 그린 작품인데요. 정확한 이해를 할 수 있도록 교과서적으로 잘 정리해줘서 10대들이 읽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참신한 아이디어였는데 어떻게 해서 이걸 쓰게 됐는지, 다루게 된 계기나 작품에서 못 다뤘지만 하고 싶은 얘기를 해주세요.

아연 : 어떤 사이트에 상담을 받으러 갔다가 알게 됐어요. 평소에 글 쓰는 거에 관심이 많았는데 내가 알고 있는 성적소수자에 대해서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 작품에는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에 대한 얘기만 나와 있지만 너무 산만해질까봐 수정과정에서 빠진 내용 중에 양성을 가진 사람들(IS, Inter Sexual)에 대한 내용도 있었거든요. 다음엔 그 내용도 다뤄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기성세대에선 성적소수자에 대한 시선들이 보수적인 반면에 아이들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또 아이들도 왜곡된 음란물을 보면서 개방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있고, 퀴어물을 보면서 더럽다고 느끼는 편도 있더라구요. 이런 왜곡된 편견들이 많아서 알리고 싶었어요. 그 정보를 전달하려다 보니 딱딱해지지 않을까 고민했는데 상을 주셔서 너무 감격했습니다. ㅎㅎ

<영상 Not So Bad 의 한 장면>

>> 사춘기의 변화나 월경이 빠른 경험으로 새로운 자기 성장을 깨달아 가게 되는데 사춘기를 겪는 10대들에게 뭐라고 전해주고 싶은지?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했다면 전해주세요. 

한결 : 제가 지금 딱!! 대학에 지원하는 시기거든요. 자기 소개서를 쓰다 보니 자기를 뚜렷하게 드러내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됐는데 결론은 나를 돌아보게 되니 제 영상의 제목처럼 "Not So Bad" 였어요.

빠른 성장 덕에 성격이 변하기도 하고 자기 세계에만 갇혀 있던 적도 있었고 자신감도 없었는데 내가 왜 이럴까, 나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젠 괜찮다, 는 생각이 들어요. 나만은 그러지 않길 바랐는데 긍정적이고 빤한 결론이 나더라구요. 개인적으로도 희망차게 끝나는 영화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런 성장을 겪어도 “진짜 희망은 있더라!” 그렇게 말해주고 싶어요.

>> 전혜림 학생도 성적지향이 동성인 학생들의 연애를 다룬 소설을 써주셨는데 이런 주제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혜림 : 처음에 엄마가 공모전에 대해서 알려주셨는데 “우와, 성!!! 어떻게 해?” ㅎㅎㅎ

이 정도만 생각하고 성에 대해 무엇을 쓸까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제가 동성애 소설도 많이 봤고 과심도 있어서 쓰게 됐어요. 모르는 사람들은 동성애란 단어만 들어도 “헐!” 이러고 안 좋은 시선으로 보니까 이성애처럼 하나의 사랑일 뿐이라는 얘길 꼭 전해주고 싶었어요!


>> 수상작 <그 애>는 헤어진 남자친구를 보면서 예전 경험에 빠져드는 솔직한 수필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청소년 시기에 연애를 하면 성적이 떨어진다, 연애 안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잖아요. 그런 분들을 위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민정 : 음.. 마음에 따라 다른 거 같아요. 사실 연애하게 되면 계속 고민하게 되고, 그 때문에 더 성숙하게 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잖아요. 문제 상황에 대해 고민하고 서로 소통해가면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자기가 문제 상황에 대해서 고민하고 잘 해결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쑥스럽네요. ㅎㅎㅎ


>> 직접 작품의 의도를 들을 수 있어 더 뜻 깊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참여해주신 부모님들께서도 한 말씀씩 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전혜림 학생 아버지 : 며칠 전에 명예교사로 아이 학교에 갔었어요. 시험 감독하면서 뻘쭘하게 앉아 있는데 지루하더라구요. 잠깐 있으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아이는 학교에 갔다 오면 학원에 가요. 거의 일주일 내내 밤 10시에 집에 돌아오니 소통할 시간이 거의 없었죠. 공부하는 기계로 키우고 있나 싶었는데, 다행히도 우리 딸이 무엇이라도 한다는 자체가 너무 좋아요.

오랫동안 바쁘단 핑계로 못 봐서 딸에 대한 기억이 아주 오래전에 제가 엎드려서 책을 읽을 때 같이 동화책을 보던 기억들이에요. 동성애 주제로 썼다고 하니까 제가 최근에 다시 <그리스 로마신화>를 읽고 있는데 도와줄 수 있었을 걸, 도움을 못줬다니 아쉬움이 큽니다.

최진솔 학생 어머니 : 아이가 처음 지적장애를 가진 친구에 대해 얘기한 게 중3 때였어요. 소설에 나온 엄마가 나와 똑같진 않더라도 어느 지점에선 나의 모습을 담았을텐데 아이들의 생각이라 쉽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단순히 잘해주란 얘기 외에 적당히 피하라, 는 얘기만 했었거든요. 1년이 지나도록 아무 변화가 없단 소리에 스스로 고민해보란 제안을 했었어요.

고민했던 흔적들이 남아서 큰 공부였단 생각이 들고 어른으로썬 미안함이 남네요. 나중에 상담하는 친구를 찾아 도와주긴 했지만 그동안 도와주지 못해 아쉽고, 최근 <한겨레 21>에 성과 관련해서 장애인 부모가 비장애인 엄마보다 불안함이 훨씬 크단 글을 읽었는데 아이의 글처럼 장애 성교육에 대한 개념을 어른들이 빨리 자릴 잡아야겠구나, 여러모로 반성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십대 친구들이 쓴 작품들을 통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또 아이들이 제대로 된 성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에게 주는 메시지도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수상작들은 E-Book의 형태로 제작되어 아하!센터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었는데 내년에 토론대회도 해볼까 생각합니다. 토론대회 외에도 좀 더 다양한 문화형태로 변형시켜 연극 등의 공연으로 밝고 긍정적인 성문화를 전파하려고 합니다. 십대들이 기존의 문화를 바꾸고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기여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