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교제는 No, 미혼모 학습권은 Yes?

작성일 : 11-05-18 16:56             
이성교제는 No, 미혼모 학습권은 Yes?
글쓴이 : 아하지기 (124.62.1.6)  조회 : 436  


여성신문 여성논단 1134호 [오피니언] (2011-05-13) 
 
재작년 국가인권위원회의 미혼모 학습권 인정이라는 권고 결정 이후 정부는 발 빠르게 미혼모 대안학교를 세웠다. 또 교육청마다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선 여전히 임신한 10대 여학생이 자퇴를 종용받고 있는 사실이 보도되고 있다. 어쩌면 당연한 현실인지도 모른다. 미혼모 학습권 인정이라는 정책이 학교 현장의 인식과 얼마나 괴리돼 있는가는 일선 학교에서 적용하는 학칙을 보면 알 수 있어서다.

청소년인권운동단체가 지난해 조사한 ‘학교 내 연애탄압 학칙’을 보면 대부분의 중·고등학교는 학생의 연애나 성행위에 대해 징계나 처벌 규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벌 조항 내용은 “불건전한 이성교제 등으로 풍기를 문란하게 한 학생, 문란한 이성교제 등으로 정신과 육체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한 경우” 등 추상적으로 기록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남녀 미팅 주선하기, 이성 간 문자를 주고받는 것, 단둘이 만나는 것, 남녀 간 ‘윤리 거리(50㎝)’를 준수하지 않는 경우, 이성교제로 주민들로부터 항의가 들어온 경우” 등을 처벌의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구체적인 연애 탄압 사례로는 전교생에게 방송으로 이성교제를 하는 학생의 이름을 거명하면서 전학 조치 하겠다고 하거나 이성교제를 사유로 학생회 임원직에 나가지 못하게 하는 등 학교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연애를 금지하고 있다.  
 
학생 간 연애 자체를 금지하는 학칙이 온존하고 있고 이성교제를 불온시하고 있는 학교의 현실에서 임신한 학생의 학습권을 지켜주라니 무슨 가당치 않은 말인가. 학교 현장의 교사들 또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수년 전 성문화센터에서 자원활동을 열심히 하던 한 분이 “도대체 세상은 변하는 것인가요? 아닌가요?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성교육도 하고 상담도 하고 있는데 도대체 왜 성문제는 더 많아지기만 하는 걸까요?”라는 질문을 내게 던진 적이 있다. 현장에 몸을 담고 활동하는 햇수가 더해지면서 세월에 따라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를 되새겨볼 때가 종종 있다.

10대들을 만나다 보면 10년 전이나 5년 전이나 똑같이 하는 말들이 있다. “학교 성교육요? 제대로 하지도 않거니와 해도 도움도 안 돼요. 만날 정자, 난자 얘기만 하거나 아니면 성폭력…. 그것도 남학생들은 아예 성교육 받을 기회도 없어요.” 
 
하지만 10대들의 성 관련 언어는 거침이 없고 성행동 실천 또한 늘어가고 있다.

“10대라고 섹스를 못할 이유가 없지 않나요? 18세는 안 되고 20세는 가능한 이유가 뭐죠?” 
 
10대 성문화와 관련해 임신이나 성폭력 등 사회문제로 드러나는 사건들만을 중심으로 정책을 마련할 것이 아니라 문화 저변에 흐르고 있는 변화를 감지해 보다 진지하게 환경 변화를 담아내는 정책이 필요하다. 10대의 성을 금기나 규제 또는 복지적 차원만의 접근이 아니라 10대 스스로 성 담론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촉진하는 교육적 환경이 필요하다.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센터장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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