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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에는 어떤일이?/만나고 싶다! 아하의 사람들!

귀여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작성일 : 09-10-31 10:57             
귀여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글쓴이 : 아하지기 (59.15.196.148)  조회 : 195  


이번 달은 아하! 해피버스ting에서 자원활동가로 열심히 교육 중이신 권신윤 선생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초등 고학년 성교육 활동가이신 만큼 어린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여주셨습니다. 웃음소리가 명쾌한 그녀, 한번 만나볼까요.

>> 안녕하세요. 선생님 ^^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로 질문 드려도 될까요?

저희가 항상 하는 질문이 있어요. 권신윤에게 권신윤이란?

신윤 : 아~ 너무 어려워.

>> 하하하- 편안하게 얘기해주세요. 원래 처음에 이렇게 하고 나면 점점 편해집니다.

신윤 : 저는 칭찬받는 거 좋아하고.. ㅎㅎㅎ

>> 바로 그런 겁니다.

신윤 : 나는 나이 안 먹을 줄 알았는데 어느 샌가 이만큼이나 나이를 먹었더라구요. 그렇게 성인이 되면서는 다른 사람들이 장래희망을 잘 안 물어봤던 것 같네요. 음... 근데 저는 그 전부터 사람들에게 말했어요. 귀여운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귀여운 할머니가 되고 싶은 사람이랍니다.

>> 아, 성인이 되면서는 그런 걸 잘 묻지 않죠. 맞는 말이네요. 그러고 보니 저희가 준비한 것도 선생님의 현재에 대한 질문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버스ting 활동가이셔서 그런 것 같아요. 처음 버스ting에 참여를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신윤 : 제가 원래 아이들을 좋아해요. 예전에 그쪽 일도 해보고 무임금 노동도 해봤는데 자원봉사는 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언젠가 기회가 되면 자원봉사를 해보고 싶단 생각을 가지고 있었죠. 그러던 차에 성교육에도 관심이 많아서 관련 자료를 찾다가 우연히 아하 홈페이지를 발견했어요. 그때 마침 대상도 초등학생이고, ‘성교육’에, ‘자원 활동’이 결합된 두 가지를 할 수 있는 활동가를 모집하고 있더라고요. “이렇게 우연한 상황이 또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회가 온 거죠. 그래서 시작하게 됐어요.

>> 아, 원래 성교육 쪽에 관심이 있으셨던 거군요? 역시, 준비된 활동가! ^^

신윤 : 예전에 다른 일을 할 때 그곳에서 성교육 강사단 교육을 받았어요. 아쉽게도 수료 후에 그 곳 사정상 교육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지만요. 그리고 평소에 청소년 쪽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자원 활동! 성교육! 청소년! 이게 딱 맞아 떨어지는 아하에서의 활동을 결정하게 되었어요. ㅎㅎㅎ

>> 버스ting 자원 활동하신지 8개월 정도 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요?

신윤 : 아무래도 첫 수업이 가장 생각나죠. 제가 교육받으면서나 선배들의 얘기를 들어보면서 초등학교 ‘고학년’ 수업이라고만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처음 교육장소가 도봉구였는데 버스 안으로 ‘4학년’ 아이들이 막 올라오는 거예요. 제 큰아이가가 4학년인데, 4학년 아이들이 너무 어리게만 보이는 거에요. 초등학교 고학년... 고학년... 아... 다르구나. 그래서 갑자기 너무 당황했어요. 아이들에 따라 교육 난이도를 맞추는 게 아직도 좀 어렵거든요. 그래서 일단 생각한 게 난이도를 낮춰야 되겠다고 생각한 거였는데 그때는 준비가 되지 않아서 용어도 맞춰야 되고 내용도 전달해야 하고 아~ 정신이 없었죠. ㅎㅎ 그때 정말 많이 당황했던 것 같아요. 게다가 아이들에게 뭔가 활동을 시켰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서 또 당황했어요. 하하하하-
>> 아이들의 반응은 알 수가 없죠. 저도 오래 교육해봤지만 제가 생각 했던 것과 다를 때가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교육하다 보면 보람을 느낄 때가 많을 텐데, 어떠세요?

신윤 : 전에 활동가 온라인 게시판에도 글을 올린 적이 있어요. 일단 저에게는 아이들을 다시 만난다는 거 자체가 우선은 보람 있는 일이거든요. 그리고 수업을 하면서 나도 많이 깨지고 바뀌는 걸 보고는, ‘아- 내가 혼자 생각해서 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을 만나면서 얘기도하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같이 바뀌는 거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성장하고 변해가는 모습들이 가장 보람 있는 것 같아요.

>> 자녀분들한테도 그런 고민과 교육내용들이 적용이 되시던가요?

신윤 : 많이 되죠. 우리 애들 공부 많이 했어요. 제가 봤을 땐 그 아이들이 혜택을 많이 본 것 같아요. ^^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든다고 생각만 했지, 아무런 계획도 없었는데 제가 공부하는 동안 같이 책도 읽고... 아, 그리고 첫 수업 들어가기 전에는 우리 아이들 앉혀놓고 시연 하면서 아이들한테 실험(?)해보고... ㅎㅎ 분명한 건 우리 아이들이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계속 영향을 받을 것 같다는 거에요.


>> 그럼 선생님이 좋아하시거나 요즘 가장 관심 갖고 있는 분야가 있으신가요?

신윤 : 원래 아이들 책을 좋아해요. 이전에 했던 일 중에 어린이 도서관 일을 해봤는데 그때 좋은 기억들이나 경험들을 지금까지 갖고 있어요. 도서관의 형태는 아니지만 어린이 책에 대해 계속 관심을 이어가고 싶어요.

>> 좋은 경험이 많으셨구나~ 개인적으로 스트레스 받으실 때는 어떻게 푸시나요?

신윤 : 자요. (잠이오?!)
네! 아직 시간 내서 뭔가를 하기에는 아이들이 어려서인지.... 신경도 쓰이고 스트레스를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힘들어요. 자는 게 좋아요.

>> 그럼 개인적인 공식질문 또 하나. 좋아하는 음식은?

신윤 : 잡채! (잡채요?)
아프리카 사람들이 잡채를 먹어보고 세상에 이런 음식이 있나 감탄을 했대요. 그래서 내가 좋아하나? 그건 모르겠지만, 우선 맛있잖아요. ㅎㅎ 맛있는데 이유가 있나요?

>> 네, 맞는 말씀이십니다. 나중에 하시고 싶으신 일이라든가 꿈이 있다면?

신윤 : 어린이 도서관이나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요즘 나이가 들어서인지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의욕이 점점 떨어지네요. ㅎㅎㅎ (아직 젊으시잖아요.) 작은 도서관을 하는 귀여운 할머니? 하하하-

>> ㅋㅋㅋ 제가 귀여운 할머니는 꼭 써드릴게요.

신윤 : 그래도 아하!라는 단체도 알게 되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다른 단체들도 많이 있더라고요. 나와 생각이 맞는 사람들이나 공간을 만나기를 좀 더 기대하고 있어요.

>> 그럼 아하는 어떤 기관인 것 같습니까?

신윤 : 아하요? 성교육단체? 흐흐흐 (좀 더 길게 얘기해주신다면? ^^)

처음 봤을 때 이름이 성문화센터라고 해서 어렵게 느껴졌어요. 성교육을 하는 곳인 걸까? 하고요. 실은 지금도 다 알지는 못해요. 하지만 지금은 제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서 그 만큼, 아직은 작은 부분을 보고 있는 것 같아요.

>> 아하!나 아님 실무자한테 혹시 바라시는 점은?

신윤 : 아직 활동했던 시간이 부족해서인지 저한테 조급함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기존에 계시던 분들이 많은 조언도 해주시고 이끌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 마지막 공식질문입니다. 권신윤에게 아하란?

신윤 : 놀고 있던 나를 다시 끌어당겨준 계기! 제가 일을 하다가 1년 정도 쉬고 있었고 새로운 뭔가를 시작해보고 싶을 때 우연히 아하를 알게 됐잖아요. 나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 뭐라고 해야 되지? 행운? 행운이 맞겠네요. ㅎㅎㅎ 너무 좋게만 말했나...?

>> 하하 아니에요. 멋진데요? 혹시 준비하신 인터뷰 내용이나 혹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신윤 : 사실, 처음 인터뷰를 한다고 했을 때 민망했어요. 미루면 안 되나 생각도 했고... 그치만 언젠가 해야 될 것 같아서...

>> 아시는 군요 ㅎㅎ 나중에 인터뷰하신 내용 보시면 그때 생각도 나시고 좋으실 거에요.

신윤 : 그래도 아하 활동 한지도 얼마 안 된 것 같아서 걱정했어요. 하하하

>> 아니에요. 그래도 이렇게 인터뷰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


너무나도 좋은 애기들을 많이 해주셨지만 인터뷰 내용으로 다 담지 못한 아쉬운 인터뷰였습니다. 평소에 대할 기회가 적어서 선생님을 잘 알지 못했는데 이렇게나 웃음이 많고 저의 뒤죽박죽 인터뷰를 끝까지 미소로 응해 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인터뷰에 해주신 분 중에 웃음소리가 가장 크고 화끈하신 분이랍니다. ^^)

해주신 좋은 말씀 다 담지 못해 아쉬움을 남기며 11월의 人터뷰를 마치겠습니다.

아!! 아직도 선생님을 잘 모르시거나 인사조차 해보지 못하신 아하지기 여러분들께서는 꼭 선생님을 보시거든 해맑은 미소와 사랑스런 말투로 인사를 건네주세요.


<교육사업팀 황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