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_아하는ing]'애프터 미투' 영화상영회

아하! 에는 어떤일이? 2021. 12. 1. 15:30

스쿨 미투 이후 3년, 우리 학교, 우리 사회는 얼마나 바뀌었을까?

 

스쿨미투가 본격적으로 보도되기 시작한 것은 2018년이었다. 몇몇 언론사는 가해자의 말을 담은 자극적인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하고권력 관계사회 구조적인 문제는 철저히 가린 채 일부 악마 같은 교사들의 문제라고 보도했다. 언론사는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에 맞추어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왜곡했다그 이후 사건 처리 과정에서 있던 문제점들지지부진한 수사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던 각 학교와 교육청의 문제는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았다몇몇 언론사 기사를 제외하고는, 가해 교사에 대한 형이 선고 되었다는 간단한 기사들만 간신히 찾아볼 수 있었다.

 

아하!센터는 20주년을 기념하여 스쿨미투 이후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애프터 미투 영화 상영회를 개최했다. '애프터 미투' 영화 상영회는 2021년 11월 30일(화) 18시부터 20시까지 2시간 동안 온라인 ZOOM 회의실을 뜨겁게 달구었다.

 

프로그램은 1부, 박소현 감독과 함께하는 애프터 미투 영화상영회, 2부는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활동가 토은의 '스쿨미투 3년, 우리 학교는 어때?' 강연으로 구성되었다.  

 

 

'애프터 미투',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고자 한 다큐

 

'애프터 미투'는 박소현 감독의 작품으로,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여성들의 일상과 목소리를 통해 미투 운동이 남긴 질문과 가능성을 탐색한 다큐이다(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시청 후 "스쿨미투에 대한 증언을 여고 괴담의 형식으로 풀어내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자료는 어떻게 수집했는지", "외부의 압박이나 압력은 없었는지", "제작을 요청한 다른 학교가 있었는지" 등 다양한 질문이 나왔다. 여고 괴담 형식으로 표현한 이유에 대해 박소현 감독은 1998년 개봉한 '여고괴담' 영화에서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여고괴담' 영화에서는 수십 년이 지나도 졸업 앨범에 같은 학생이 실려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그제서야 그 학생이 귀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가해 교사는 시간이 흘러도 계속 학교에 남아있는 현실과 닮아 있어 여고괴담을 떠올리게 되었다고 한다. 참여자들은 박소현 감독과의 대화 시간으로 영화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왜 그때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고 2018년도에 또 다시 사건이 발생했을까?

 

박소현 감독은 '2002년도에도 성폭력 사건이 있었는데 왜 2018년도에 같은 학교에서 또 다시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는지'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2002년부터 2018년까지는 16년이란 시간 차이가 있다. 강산이 변하고도 남을 시간인 16년이라는 그 긴 기간 동안 학교, 관계 당국은 어떤 노력을 한 것일까. 그럼에도 감독은 2002년과 2018년도의 큰 차이점으로 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많은 사람이 함께 목소리 낼 때, 영향력이 그만큼 커진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2018년도에 목격했다. 감독은 연대의 힘, 연대의 영향력을 재차 강조했다.

 

 

쿨미투 이후 3년이 지난 지금어떤 점이 변했을까? 

 

토은 활동가가 진행한 2부에서는 아직까지 기억하는 성차별, 성폭력의 경험을 성토하고, 스쿨미투 이후의 모습을 돌아보았다. 모든 참여자가 같은 학교를 다녔던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성폭력 가해 교사들의 발언과 행태는 유사했다. 성폭력 경험을 마음껏 이야기하면서 함께 분노하고 서로를 위로한 시간이었다. 스쿨미투 이후의 모습에 대해서 많은 참여자가 '성희롱이 성희롱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고, '노력하는 척이라도 하는 것 같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학교에서 경험한 성폭력 피해 사례를 이야기하면서 세대를 불문하고 공감한다는 이 현실에 온라인 회의실은 깊은 한숨으로 가득찼다. 젠더 권력과 나이 권력, 학생과 교사라는 지위 권력이 강력하게 작동하는 학교 안에서 여전히 성폭력은 발생하고 있고, 이를 덮기 위한 시도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다.

 

우리에게 어떤 것이 필요할까우리는 어떤 실천을 할 수 있을까어떤 정책이 필요할지어떤 제도들이 변화해야 할지어떤 교육 환경을 꿈꾸는지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자리가 있어야겠다

 

안전하게 마음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참여자들이 함께 오래 연대할 수 있도록, 

이야기한 내용이 그 자리에서 그치지 않고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도록 아하!센터는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계속해서 연대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면 점점 좋아지지 않을까요?"  -2021년 11월 30일 아하!센터 20주년 기념 온라인 페스타 '애프터 미투' 영화상영회에서 박소현 감독의 말-

 

글. 아하!센터 성문화활동팀 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