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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십대의 물결/아하! 청소년 활동

다양한 동아리 친구들과 만들어가는 새로운 이야기

작성일 : 11-03-03 20:53             
다양한 동아리 친구들과 만들어가는 새로운 이야기
글쓴이 : 아하지기 (124.62.1.6)  조회 : 170  


2011 청소년 YMCA 전국 동령회


동령회?! 

청소년운영위원회 위원인 나는, 동령회 1차 준비회의를 갔을 때 YMCA에 대한 아무런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가버린 탓에 일정을 보내며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놀라운 부분도 있었다. 동령회에 대해서는 전에 간단하게 YMCA 임원들이 가는 수련회라고 들었지만,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인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2010년 5월 5일에 YMCA 연맹에서 열렸던 교육감 선거 관련 간담회를 통해 청소년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라고만 알고 있다가, 하령회 100주년 기념식에서 생명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단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이외에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하는 곳인지도 몰랐고, 전국 과제라는 단어는 회의에 가서야 알게 되었다. 교육을 받으면서 비로소 어려우면서도 구체적인 내용들을 알게 되면서 ‘어른들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우리 청소년들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한편으로 어렵고 한편으로 놀라웠다. 


준비 과정에서 만난 새로운 친구들

또 놀라운 점이 있다면 전국에서 온 준비위원 친구들과 친해졌다는 것이다. 첫째 날 일정이 끝나고 치킨을 먹으면서 떠들다가 시끄럽다는 전화를 받기도 했다. 남자 아이들은 남자 간사님들과 같은 방을 사용했는데, 남자 간사님들께서 일찍 주무셔야 했기 때문에, 우리는 여자방에 모여 간단한 게임을 하며 놀았다. 너무 재미있게 놀아서, 우리는 방의 시계를 조작해놓고 2시간이나 남았다며 더 놀다가 간사님께 혼이 나기도 했다. 나는 이 '시계 조작 사건'을 잊지 못한다. 

그리고 준비 회의를 하며 친해진 친구들과 전화 번호 교환도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여러분 고생하셨습니다. 2차 회의 때 뵈요” 라는 내용의 문자가 왔고 그것에 대한 답장을 보내면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친해진 친구들도 많다. 그리고 싸이월드에서 우리 다이어리를 준비위원들이 함께 쓰고, 네이트온으로 단체 대화를 하다 보니 갑자기 골고루 친해져, 어색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나를 성장시킨 ‘남북한 시사 토론’ 프로그램 준비 과정

동령회 준비 회의 때, 서울 지역은 ‘평화’와 관련하여 남북한 시사 문제에 대한 토론을 맡기로 하였다. 정말 솔직하게 말하자면, 같이 준비 회의를 갔던 아이와 이야기를 하다가 하나씩 맡는 것인줄 알고 평화 관련 토론을 맡기로 한 거라 어떤 목적으로 해야 하는 건지 틀을 짜기가 매우 힘들었다. 물론 차근차근 알아가고 많은 회의를 거쳐 멋진 프로그램이 완성되었고, 성공적으로 마치게 되었지만 말이다. 

남북한 시사 토론을 준비할 때 가장 걱정되었던 점은 정치적인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점이었다. 특히나 작년에 연평도 및 천안함 사건이 터졌을 때 너무나 다양한 반응들을 보았기 때문에, 잘못하면 아이들끼리 토론하다가 싸움이 날까봐 걱정되었고 그러한 걱정이 프로그램을 만들 때 걸림돌이 되기도 하였다. 

실제로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처음으로 프로그램 준비 회의를 할 때는 YMCA의 기본 정신과 YMCA가 어떤 단체인지 설명을 해줘야 했는데, 긴장한 탓에 머릿속에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아무런 질서 없이 헤엄쳐 버리는 바람에 설명을 그렇게 잘 해주지 못하였다. 또 프로그램 준비 회의를 진행할 때 연합회 친구들과 어색해서인지 너무 내 위주로 회의를 진행하여 회의 진행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연합회 친구들에게 미안했다. 한편으로는 회의 진행에 익숙해져가는 내 자신을 보며 뿌듯하기도 하였다. 

남북한 관계에 대해 느낀 점은 ‘남북한 평화’란 남북한 국가 간의 평화만이 아니라 민족 간의 평화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전쟁이라는 것이 대화와 타협이 아닌 그 나라에 들어가서 죄 없는 사람들을 죽이는 것이기 때문에 모순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동령회 준비 회의는 타 지역의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하령회 때 우리 지역의 많은 친구들이 다른 지역 친구들과 사귀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에, 이번에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타 지역 친구들과 우리 지역 친구들이 더 많이 부딪힐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여 매우 안타까웠다. 내년에 서울 지역이 다시 프로그램을 맡게 된다면 그때는 꼭 그렇게 준비가 되기를 바란다. 


재미있고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한 뜻 깊은 시간들

'리더'의 고민과 역할

동령회에서 받았던 교육은 나에게 깊은 의미를 주었다. <리더로서의 고민>에서 ‘회원들과의 의사 소통’에 관한 교육을 들었는데, 체육대회 때 게임 규칙을 잘 설명하지 못했던 기억과 회의 진행 때 힘들었던 기억이 떠올라 관심 있게 듣게 되었다. 멘토링을 해주셨던 구리 YMCA의 김진희 회원님이 말씀해주셨던 것 중에 ‘회의 중에 사적인 감정이 올라올 때는 다시 생각하라’는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회원 간의 친밀도를 형성시키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만큼 리더로서의 고민이 가장 나에게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정의로운 사회의 의미, '신무역 게임'

동령회 프로그램 중 또 재미있었던 것은 <평화 교육> 중 ‘신무역 게임’이었다. 각 조의 조장들이 나와 하는 이야기들은 꽤 재미있었다. 우리 조는 경제적인 계산을 하고서는 다른 조가 교환을 하자고 제안을 해 와도 냉정히 거절하며 게임을 했다. 그런데 사회자가 불공정한 조건을 주어 생명과 인권이 존중되는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지역 사회를 넘어 지구촌의 평화를 이해하게 하고자 하는 의도였다라고 말하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오면서, 내 자신이 매우 부끄러워졌다. 


'평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

그리고 우리 지역이 맡았던 프로그램인 ‘평화’ 주제 토론이 진행이 되었다. 노정선 교수님의 강의 후, 한반도 평화에 대한 아이들의 의견은 매우 다양하고 솔직하여 흥미로웠다. 또한 YMCA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포스트잇에 쓰고 그 내용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발표 방식은 진행자인 내가 발표를 시키면 그 사람이 발표를 하고 마이크를 넘기는 식으로 진행되었는데, 그 상황이 꽤 재미있었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어떤 의견이 나왔는지 정리를 하였는데, 그 의견들이 나중에 전국 과제에 실천 방안으로 포함이 되어 매우 뿌듯하고 보람찼다. 


다양한 동아리, 다양한 친구들, 다양한 이야기

YMCA는 다양한 동아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령회에서 그만큼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우리는 구리 YMCA 친구들과 같은 숙소를 배정 받게 되었다. 첫째 날 밤, 서로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조금 나누어보니, 마침 구리 YMCA의 인형극 동아리 친구들이 작년에 우리 <아하센터>에서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 것을 알게 되면서 더 친해질 수 있었다. 7월에 우리 센터가 삼성동으로 이사 하면, 센터로 초대를 하기로 약속했다. 둘째 날 밤에는 구리 청소년 수련관 청소년 운영위원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같은 청소년 운영위원이라서 그런지 말도 잘 통하고, 다른 부분도 서로 잘 통해서 좋았다. 

한 아이가 서부 권역 총회 때 전국 과제로 ‘성소수자 인권을 보호하자’ 라고 내놓고 싶은데 생각이 정리가 안 된다고 하며 나에게 도움을 청하였다. 저녁을 먹고 교양문화 학습실에 들어가 도와주었는데, 안타깝게도 전국 과제로 넣지는 못하였다. 그렇지만 둘째 날의 모든 일정이 끝나고 돌아다니던 중 그 친구를 만나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동성애와 대중문화의 연관성(?)’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성소수자에 대한 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내 인생에 보람찬 기억, 동령회!

동령회를 준비하고, 다녀오면서, 많은 아이들과 소통을 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오히려 더 많은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 더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지 못한 점이 안타까웠다. 서울에 올라오면서 ‘각 분과의 친구들을 만나서 그 분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생이 많았지만 그만큼 보람이 있었던 동령회! 내 인생에 뜻 깊은 일 중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프로그램 준비할 때 도와주었던 동아리 연합회 친구들, 같은 운영위원이자 준비위원이었던 성균이, 마지막으로 엄청난 도움을 주신 한승준 선생님! 모두 고맙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글 조수진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청소년 운영위원회
2011 청소년 YMCA 전국 동령회 준비위원회
 
정리 이도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