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와 청소년 연애문화

작성일 : 06-11-14 15:31     
"○○○데이"와 청소년 연애문화
글쓴이 : 아하지기  조회 : 488  
 
아하! 청소년 성 이야기 작품공모전 공모작

"○○○ 데이"와 청소년 연애문화

최제원
 
 

性이란 心(마음 심)과 生(살 생)이란 글자가 합쳐져서 탄생한 문자이다. 心은 ‘심장의 모양’을 본 뜬 것이고, 生은 ‘풀이나 나무가 생기 있게 자라는 모습’에서 비롯된 글자로써, 태어나다 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성>이라는 것은 ‘심장에서 태어난 것’, ‘살아있는 마음’ 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렇듯 <성>이란 존재는 우리가 함부로 다뤄서도 안 되고, 부끄럽게 여겨서도 안 되며, 나아가 <성>을 상품화 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생명을 거스르고, 생기를 앗아가는 위험한 일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의 기본적인 상식과는 달리 현실에서는 <성>이란 존재가 상품으로 전락하고, 물질적인 대상으로 변해 가고 있다. 특히 서로 주고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심지어 주고 받지 않으면, 왕따가 되거나 좋아하는 사람과 헤어질 수 밖에 없다는 그릇된 사고방식이 10대 청소년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혀 있다. 

나는 이 모두가 어른들의 장삿속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 예로 한 광고를 생각해 보자. 00 빼빼로는 유명한 회사이다. 이 회사는 11월 11일이 되면, 빼빼로 데이를 기념하기 위한 광고들을 쏟아낸다. 연인들 사이의 감정을 확인하고, 전달된 빼빼로를 통해 서로에 대한 감정의 크기를 가늠하도록 광고 효과를 내고 있다. 

나는 빼빼로 데이가 언제부터 생겨났고, 그 탄생 유래조차 알지 못한다. 물론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나 평소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기회가 없었다면 이런 날이야 말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좋은 기회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서로의 감정을 선물과 함께 보낼 때 상대방의 마음 보다는 ‘물질’ 에 현혹되어 버리는 우리들의 어리석은 모습이다. 

실제로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다. 초등학교 때 잠깐 사귀었던 아이가 있었는데, 사귀는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데이’ - 빼빼로 데이, 발렌타이 데이 - 가 되면 항상 불안해 하고, 초초했던 것 같다. 그 당시 나는 내 불안과 초조함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조차 모른 채, 그 아이와 헤어졌다. ‘서로 맞지 않는다’ 는 이유로. 

무엇이 맞지 않았을까?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사귐’이란 서로에 대한 생각과 취향을 알아가면서 그 사람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때 나는 그렇지 못했다. 형식에 치우진 만남을 늘 불안해 했고, 무엇을 살까, 고민하다가 이런 고민을 하는 나 자신이 못마땅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꼭 선물이 있어야지만 (그것도 정체를 알 수 없는 ‘데이’를 기념하기 위한 선물) 유지되는 만남은 뭔가 옳지 못하다는 생각 끝에 그 아이와 헤어졌다. 

나는 빼빼로 데이나 발렌타이 데이가 되면 순수해야 하는 ‘사랑’이 원치 않는 화려한 옷을 입고, 서투른 춤을 추는 슬픈 인형 같다. 

요즘 각종 TV 오락 프로그램에서도 ‘사랑’이라는 순순한 감정을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단지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서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남발하고, 결혼을 운운하는 대본을 만들고, 또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할 수 있는 ‘구애’를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 해대는 것! 그 볼썽사나운 모습을 볼 때마다 내 마음은 씁쓸할 뿐이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랑>과 <성>에 대한 접근 방식은 너무나도 상업적이다. 그리고 그 예리한 타겟의 끝은 우리 10대 청소년들을 향하고 있다. 이는 분명 옳지 못하다. 형식과 물질, 포장에 둘러싸인 <사랑>과 <성>이 진정한 의미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반성해야 한다. 性이라는 글자 안에 포함되어 있는 ‘생명’과 ‘생기’의 가치가 더 이상 다치지 않고, 아름답게 꽃 피기 위해서는 물질보다는 마음에, 형식보다는 내용에 좀 더 관심과 의미를 두어야할 것이다. 그럴 때에야 비로소 기다랗고 달콤한 초코렛 발린 과자 속에 가려진 내 남자 친구의 진심과 내면의 무늬를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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