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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성(Sexuality)을 읽다./문화에서 성을 찾아내다

[영화] '피고인'

작성일 : 06-10-19 11:42     
[영화] 피고인
글쓴이 : 아하지기  조회 : 851  
 


어느 날 밤, 버치필드 변두리의 작은 술집의 밀빠에서 강간 사건이 벌어진다. 밑바닥 삶을 사는 사라(Sarah Tobias: 조디 포스터 분)는 동거하던 남자와 싸우고,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밀빠의 으슥한 게임 룸에서 3명의 남자들에게 강간을 당한다. 선정적인 옷차림과 관능적인 매력이 불행을 자초한 것이다. 

사건담당 여자 지방검사인 캐서린(Kathryn Murphy: 켈리 맥길리스 분)은 피해자인 사라를 만나 사건 전후를 듣고, 현장 조사 결과 두 명을 체포한다. 그러나 사회와 법정은 이 사건에 냉담했다. 검사인 캐서린 조차 사라가 당시 음주상태였고 마리화나를 소지했음을 알고, 변호인 측의 흥정을 받아 피의자들에게 단순폭행 혐의만 적용한다. 사라는 이에 분노하고 끝까지 투쟁할 결심을 밝힌다. 

사라에게 유대감을 갖게 되는 캐서린은 당시 사건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을 피고로 법정에 세운다. 이들에게서 증거를 찾아내면 폭력혐의만 적용된 강간범들에게 보다 무거운 처벌을 가할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 변론에서 변호사 캐서린은 배심원들에게 결정적인 말을 던진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사라가 폭행을 당한 일이 아무것도 아니라면 이 세상의 어떤 일도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유죄를 알리는 배심원들의 결정과 함께 다음과 같은 자막이 오른다. 

"6분마다 1건의 성폭행이 일어나고 4건의 성폭행마다 1건은 한번 범행을 저지른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진다." 

1983년 실제 있었던 사건을 영화화한 것으로 그동안 암묵적으로 간과해 오던, 강간 당해도 싼 여자라는 의식에 일침을 놓은 영화다. 사라의 품행을 문제 삼아 그녀가 강간을 유도했다는 지극히 남성중심적인 사고 방식은 이 사회에서는 범죄조차 여성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오명만을 남겨줄 뿐이다... 


[내용출처] 영화 네이버, 씨네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