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여성인권영화제 '짜라파파'

작성일 : 06-06-01 10:19     
여성인권영화제 <짜라파파>
글쓴이 : 아하지기  조회 : 557  
 

"짜라빠빠 그대는 아름다워 짜짜라 짜라빠빠빠~ "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음식을 하고 있는 여자의 뒷모습이 카메라에 잡힌다. 
전기 요금을 아껴야 한다는 위대한 아버지의 말씀과 함께 이른 아침 식사는 불 꺼진 주방에서 준비된다. 취직을 못하고 집에서 지내는 원숙의 눈에 단란해 보이고 싶어 하는 가족들에게 아버지는 '짜르' 곧 황제로 군림하고 있을 뿐이다. 

'가정'이라는 '따뜻한' 듯한 이름으로 가리워진, 그 안에는 서로가 서로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말들을 서슴치 않게 내뱉는 서로가. 그리고 자신의 뜻에 거스르면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가 있다. 

영화 속 이야기 일까? 영화를 보는 내내 숨소리 조차 나지 않았던건 누군가는 자신의 아버지를, 또는 가까운 누군가의 모습을 그 안에서 보고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아버지를 위한 삼계탕을 끓이다가 젓가락으로 쑤셔버리고 던져버리고 마는 하지만 속시원하게 얘기조차 못하는 원숙의 마음이 너무나도 와닿는다. 

원숙의 집에서 구역 예배를 보는 장면 속에서 다른 사람에게 '정상적인' 가정의 모습으로 보이고자 안간힘을 쓰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고, 

웃기지도 않은 상황 속에서 참다 못해 슬밋슬밋 웃어버리고 마는 원숙이 있고, 꾸며낸 가정이라는 것을 폭로하는 원희가 있다. 

그들이 행복했던 적이 있었을까? 
아버지가 회사를 다녔을때? 
원숙이 학생이었을때? 

찬송가의 불협화음처럼 감추어지지 않는 가정의 불협화음. 
아버지에 대한 살기를 느끼는 원숙... 
잠을 자고 있는 아버지의 얼굴을 쿠션으로 막아버리지만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황제의 권력처럼 아버지의 목숨조차도 끈질기다. 

'마지막 장면 이후에 그 가정은 어떻게 되었을까요?'라는 물음에 '글쎄요..별반 달라진 건 없었겠지요..'라는 감독의 대답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 아닐까. 

단지 ‘아버지’라는 이름만으로 가정에 휘두르는 폭력조차도 존중하는 것이 우리가 자라나며 배워온 ‘예의’라는 것일까. 

성별에 따라서 인권에도 서열이 있는것일까. 

마음이 참 아팠다. 고이고이 담고 나오는 길에 가정폭력으로 인해 살인을 저지르고 만 한 여인의 재판을 위한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여성의 아픔을 확대하면 이러한 색 일 것이라고 하는 검붉은 빛과 자주빛이 섞인 액자가 걸려있었다. 

'인권'이라는 말 속에 여성의 인권은 포함되고 있을까.. 왜 우리나라에는 '여성가족부'가 있어야 하며 '여성' 운동이 필요하고, '여성' 인권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것일까. 

이제 여성이 사회에서 권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이야기 되어지고 있는 요즘에도. 왜 매년 ‘여성’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지. 인권영화제가 매년 열리고 있음에도 ‘여성’ 인권영화제가 왜 필요하며, 가정폭력이 왜 여성의 인권 문제인지... 

영화제를 보러 가는 길에도, 영화를 보러 들어서는 순간에도 마음이 참 아팠던건, 우리가 모르는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아파하고, 힘들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이러한 문제가 누구 하나의, 개인의 결함이 아닌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이자 우리 모두의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문제가 아닐까... 

무엇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건 인권적인 감수성과 성적인 민감성이 아닐까...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성교육 자원활동가 고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