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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성(Sexuality)을 읽다./문화에서 성을 찾아내다

[영화] 남성을 묻다. '북촌방향'

작성일 : 11-11-15 23:02             
[영화] 남성을 묻다. <북촌방향>
글쓴이 : 아하지기 (121.162.12.203)  조회 : 66  


남성이 나온다. 물론 여성도 나온다. 하지만 이 영화는 남성이 주인공이고 지극히 주관적인 남성의 이야기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보편성에서 이야기를 한다.

영화는 단순했다. 같은 장면이 반복되면서 그 안의 다른 의미들을 보여준다. 감정의 디테일한 변화, 그리고 그 디테일함과 상황들을 약간 다르게 표현하면서 시간은 흘러가고 있다. 

그 안에서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누군가에게 호감을 느끼고 호감을 표현하고 그 호감을 받아주길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그 감정의 교류를 보여주는 것이 남성이고 그리고 그 남성들의 소통방식을 다루고 있다.

<북촌방향>은 남성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주제들을 시간이 어디쯤 위치해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하나씩 끄집어낸다. '성적 욕구', '알아봐주길 바람', '서열', '친분', '이성적인 존재', '경제력' 등의 소재들을 사용하여 이제까지 이야기해왔던 소통방식을 여실히 보여준다.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게 보이고, 자신이 가지는 힘에 대해서 과시하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그 장면을 보여주면서 만족한다.

그럼! 정말! 이 영화를 보면서 만족했을까? 만족했다!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장치들도 있으니까! 영사기가 스크린에 토해내는 장면들은 주변에서 남성에게 요구하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성공을 요구한다. 돈을 많이 벌기를 요구하고 키가 크기를 바라며, 인격적으로 성숙하기를 바란다. 가정이라는 작은 사회에서부터 남성들에게 기대되는 값어치를 이뤄주며 권력을 가지지만 드러내지 않는 '나이스'한 남성이 되기'를 말이다. 하지만 많은 남성들은 그 무게감으로 인해서 짓눌리고 힘들어 한다. 그 모습들을 보여준다. 힘들어 하고 도망치고 미성숙한 존재로 보여지는 남성의 이야기들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꾸며진다.

...
......
나를 대신하여 이야기해 주는 영화 속의 찌질한 사람은 남성이라고 불려진다. 단지 생물학적인 차이를 가지고 태어났을 뿐인데, 무게는 더 지워진다.(물론 여성들의 입장에서는 다른 인생에서의 무게감이 있을 것이다.) 자신의 약함을, 자신의 한계를 숨기면서 살아가는 당신에게 <북촌방향>을 보면서 '내'가 보일지도 모른다.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상담사업팀 채대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