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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에는 어떤일이?/만나고 싶다! 아하의 사람들!

내가 독립하는 게 더 건강한 것 같아요

작성일 : 10-07-01 16:55             
내가 독립하는 게 더 건강한 것 같아요
글쓴이 : 아하지기 (59.15.196.148)  조회 : 184  

6월에는 아하!의 조직 중 가장 유서가 깊은 성교육교사회 모임을 2년 째 이끌고 있는 회장, 부회장 시스터즈를 만나보았습니다. 바로 이재숙(교사회모임 회장) 선생님과 홍경숙(교사회모임 부회장)선생님이신데요. 두 분 모두 아름다운 미모를 자랑하시는 아하!의 얼굴로(!) 전문 강사단 활동도 활발히 하고 계십니다. 두 분의 아하!와의 인연과 앞으로의 전망이 어떤지, 두 선생님의 이이기를 들어보죠. ^^


<>아하에 오게 된 계기와 교사회 활동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이재숙 : 결혼 십년 만에 막내가 유치원에 가면서부터 자원봉사를 시작했어요. 전화상담으로 시작했죠. 청소년성상담이 많았는데 그 때부터 다양한 곳의 워크숍을 듣다가 박현이, 이명화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시각이 색다르다고 느꼈어요. 2001년 아하!가 처음 시작할 때 와서 체험관교육을 중심으로 활동했죠. 그러다가 당시에는 교사회 문화가 개방되어 있었기 때문에(웃음) 성교육에 관심도 있었고 하니 자연스럽게 함께 하게 됐죠.

홍경숙 : 나는 딸만 있는 집에서 자랐는데 결혼해서 남편하고 아들 키우고 하면서 갈등이 많았어요. 주변에 다 바른생활 아줌마들만 있는지 남편 자랑하는 사람들이 많고 깊이 있는 대화보다는 다 대외용 멘트만 하고. 그래서 공부를 해야겠길래 남성섹슈얼리티가 궁금해서 왔어요. 2002년 12월인가, 2003년 1월에 그 워크숍을 통해서 온 거죠.

지금도 기억나는 게 그 때 아하!에 전화를 해서 나는 지금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한데, 이 워크숍을 들을 수가 있냐고 했더니 너무나 환영을 하면서 상관없다고 들으러 오라고 하더라구요. 바로 입금시켰죠(웃음). 괜찮다 그래서 오긴 왔는데 어떻게 적응해야 되나 사실 걱정했어요. 근데 성실과 끈기는 날 따라올 자가 없어서(웃음) 계속 나오다보니 이렇게 됐지. 


두 선생님은 교사회모임 안에서도 일이면 일, 공부면 공부, 모임이면 모임, 모든 것에 열심히신 정말 잘 어울리는 콤비이기도 합니다. 특히 홍경숙 선생님은 아하에서 여는 강좌란 강좌는 다 들었다고 하네요. 너무 재밌어서 사이버, 상담, 포럼까지 죄다 들었다고 합니다. 제가 포럼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정말 홍경숙 선생님은 한 번도 빠짐 없이 와주신것 같아요. 인증합니다! 홍경숙 선생님이 체험관 자원활동가를 할 때에는 3년 동안 자원활동가 스터디도 한번 안 빠지고 열심히 하셨다고 이재숙 선생님께서 옆에서 거들어주십니다.

서로 지지하고 북돋고 칭찬해주는 훌륭한 콤비인 것 같아요. 홍경숙 선생님이 자원활동을 할 때 슬럼프가 오면 이재숙샘이 붙잡아주면서 열심히 나올 수 있었고 지금의 전문강사단활동까지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럼, 계속해서 이야기를 더 들어볼까요?


<>교사회는 선새님들께 어떤 모임이에요? 어떤 의미죠?

이재숙 : 교사회 회원들이 주로 교사분들이고 직장인들이지만, 우리가 아는 어떤 사람들보다도 더 치열하게 사는 사람이라서 자극을 받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일상에서 잘 못하는 일들도 많이 해볼 수가 있죠. 언제 우리가 신촌에 가서 춤을 추겠어요. 그리고 공부하는 것들도 뭔 얘기인지 모르고 머리 아파도 해볼 수가 있는 이런 모임이 없지. 

교사회는 주제를 가지고 끌고 가는 색다른 모임이에요. 내가 주변에서 접할 수 없는, 어릴 때부터 봐왔던 동창관계나 여러 모임이 있을 때 삶의 여러 가지 지침을 줄 수 있는 그런 모임이죠. 너무 다들 열심히 살기 때문에.

홍경숙 : 교사회와 아하!센터는 나한테 따로 떼서 생각할 수는 없고. 여기서 활동하는 게 살아가면서 침체될 수 있는 삶에 의지와 원동력이 되어주죠.

이재숙 : 각자 집의 아이들 성장과 맞물려서도 굉장히 긍정적이에요.

홍경숙 : 저는 도움이 너무너무 많이 돼요. 어차피 애들 키우는 게 독립시키는 과정인데 그 독립시키는 게 단순히 생활의 독립이 아니라 마음의 독립인데. 그 중에서도 섹슈얼리티적인 독립이 젤 어려운데 여기서 많은 도움을 받아서. 솔직히 애가 도움을 받느냐 마느냐는 모르겠지만 내 스스로 아이에게 독립이 되는 것에 너무 큰 도움을 받았죠.

이재숙 : 확실히 아이와 적당한 거리두기가 다른 부모보다 자연스럽게 되는 것 같아.

홍경숙 : 죽을 때까지 내가 독립하는 게 젤 중요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아하~에서 활동한 세월이 긍정적인 영향을 줬죠. 안 그랬으면 아이에게 ‘극성’과가 되었거나 아니면 ‘우울’과가 됐을 거야.

이재숙 : 미래의 내 삶에 대해서도 그렇죠.

홍경숙 : 뭐가 옳은지는 모르겠는데, 여자의 삶이라는 게 사실은 결혼도 그렇고 일을 그만두는 것도 그렇고 결국은 내가 선택을 하게 되잖아요. 대부분의 여자들이 가정생활을 하면서 제일 중요한 게 남편, 아이와의 관계인데 사회에서 지정해놓은 그 테두리 안에서 좋은 관계가 무엇인지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어요. 

내가 독립하는 게 더 건강한 것 같아요. 관점이 달라진 거죠. 내가 만약 그렇게 안됐으면 내가 남편이나 아이를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이러면서 서운해 하고 내 희생을 아까워하고 원망하고 그랬을 거 아냐.


<> 교사회 모임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요?

홍경숙 : 교사회는 현직 교사들이 회장을 맡는 것이 좋고. 그 교사 회원들의 욕구가 있는데 제대로 못해주는 것 같아 미안해요.

이재숙 : 교사회가 역사가 오래되다보니 오래된 사람들은 뭘 공부하든 시큰둥하기 쉽고 새로 오신 샘들은 수업에 대한 팁을 얻고 싶어 하는 게 많은데. 그걸 충족시키지 않으면 그 사람들에 대한 욕구충족 제대로 못해주는 거잖아요. 교사회 와서도 그걸 계속 공부할 수 있게 그런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렇다면 교사회모임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요?

홍경숙 : 저야 뭐 남은 임기동안 회장님 시키는 대로 잘 하고 빨리 현직 교사들이 맡아서 다른 패턴으로 가면 좋겠어요. 분위기 쇄신도 좀 필요해요.

이재숙 : 현직에 있는 사람들이 맡아서 고충도 좀 함께 해결하고. 성교육가이드북 작업 할 때처럼 뭔가 성취감 줄 수 있는 일도 좀 했으면 하고. 섹슈얼리티에 대한 공부, 젠더에 대한 공부도 더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학교 선생님들도 수업으로 풀려면 그런 문제를 풀지 않으면 어려우니까. 이제는 성교육 교안, 자료들은 너무 많잖아요. 결국은 그걸 활용하는 사람의 문제지. 교사들도 이런 활동과 성교육 활동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면서 해나가야 하니까.

홍경숙 : 회원들이 활동하는 거에 비해서 뭔가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특별한 뭔가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기존회원들 말고 교사회가 앞으로 새로운 사람이 들어올 때를 생각해보면 이런 고민이 들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내가 평회원일 때는 아무 생각이 없이 뭔가 다르게 살고 싶어서 교사회를 시작했을 때는 잘 못 느꼈다가 부회장하다 보니까 그렇게 느껴지는 거예요. 오며 가며 선생님들이 슬쩍슬쩍 얘기하는 거 들어보면 그런 게 보강이 되어야 할 거 같아요. 아웃풋을 빼야 하는.

이재숙 : 그래. 사람들의 역량을 키워줄만한 서포트가 필요한 거지.

홍경숙 : 다른 교사들보다 교사회 회원들은 시간과 의욕을 할애해서 하는 건데 특별한 사람이라는 피드백을 줘야지 그런 거 없이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이재숙 : 새로 오기 시작한 사람들은 관리가 필요한데 거기에 네가 스스로 얻어가야 돼. 이렇게 얘기하기는 무책임하고.

홍경숙 : 그런 점에서 교사회 선배들도 책임감을 갖고 많이 나와 줘야 해요. 바쁘니까 못나오는거 알지만 그래도 나와야죠.

이재숙 : 새로 오는 선생님들은 이 안의 선배들에게 멘토 역할을 원해요. 실제로 보건 수업때 성교육하고 어땠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멘토 역할. 그런 역할은 교직에 오래 계신 분들이 해줄 수가 있잖아요.

홍경숙 : 학교에서 이런저런 문제 생기면 감당이 안 되니까 딴 샘들한테도 얘기를 해 야하니까 그런 역할을 교사회가 해주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아쉽지만 이렇게 해서 두 선생님과의 이야기를 마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시간 생각 없이 열심히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느 새 교사회모임 시간이 다 되었던 거죠. 두 분과 얘기를 들으면서 느낀 점은 두 분이 정말로 아하!와 교사회모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아하!의 곳곳에서 선생님들의 활약을 기대하며, 유월의 인터뷰는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시간을 내 인터뷰에 응해주신 이재숙, 홍경숙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자주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교육사업팀 김백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