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관점에서 본 낙태불법화, 그 대안은 무엇인가?

작성일 : 10-03-31 23:25             
10대의 관점에서 본 낙태불법화, 그 대안은 무엇인가?
글쓴이 : 아하지기 (112.154.166.213)  조회 : 264  


만약 10대인 딸이나 아들이 “엄마, 아빠! 나 임신했어요.”라고 한다면 어떨까?

10대 임신 문제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해주었던 영화 ‘주노’의 부모님처럼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임신한 16세 딸의 비타민부터 챙기고, 세상의 편견에 든든한 방패막이가 돼주며, 딸의 선택을 지지하고 도와주는 ‘주노’ 부모의 모습은 한국의 상황과 비교하게 만든다. 청소년의 성행동이 일탈로 인식되고 있는 한국에서 10대 임신을 직접 겪는 가정과 사회에서는 여전히 충격적인 일일 것이다. 하지만 십대 임신과 출산은 현실에서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고 또 동시에 대안을 찾아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최근 프로라이프 의사회의 낙태 고발과 낙태불법화 논란으로 인해 산부인과 병원으로부터 낙태수술을 거부당한 상담사례가 종종 들어오고 있던 중, 지난 3월 9일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는 이에 대한 대안을 찾고자 ‘10대의 관점에서 본 낙태불법화, 그 대안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특히, 이번 낙태불법화에 대한 논의 안에서는 임신/출산에 있어, 성인 여성보다 더 취약한 위치에 있는 10대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아하센터의 '상담사례로 본 십대 임신 현황',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십대 임신, 생명과 낙태 사이에서’ 두 발제를 중심으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어 한국성폭력 상담소의 두나와 보건교육포럼의 우옥영 선생님의 토론으로 쟁점현안에 대한 대안을 찾아보고자 했다.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에 접수된 10대의‘임신/피임/낙태’관련 상담 건수는 2007년 108건(전체 성상담의 8.0%), 2008년 160건(8.3%), 2009년 205건(10.5%)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십대들의 연애와 데이트가 보편화되고, 성에 대한 인식도 점점 개방적으로 바뀌면서 출산과 양육을 선택한 ‘십대 엄마’의 수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가족부에 의한 자료 역시  19세 미만 청소년 출산의 경우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총 17,172건으로 매년 3,500여명의 십대 엄마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해야

임신한 10대들은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임신이라는 상황을 접하면서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한 심정으로 상담소 문을 두드린다. 대개의 경우 당장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고, 사회적 낙인에 대한 두려움, 경제적 이유 등으로 보건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해 건강을 해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은 남자 친구나 동성 친구와 임신 문제를 의논하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다보니 이들은 교육과 사회복지의 사각지대에 갇히게 된다. 

임신한 10대들도, 그 부모들도 10대 임신 문제에 대한 별 대책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동안 실제로 특별한 경우(보호자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경우) 교사나 청소년지도자들이 수술동행을 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낙태불법화로 인해 원천봉쇄된 상황이다. 임신한 10대들이 보다 안전하게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도록 가정, 학교, 의료, 법적, 경제적 측면에서의 십대 청소년을 돕는 지원 네트워크와 정책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임신과 낙태, 출산을 선택한 10대들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편견을 없애고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인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포럼에 참석한 참가자들도 여러 의견을 제시해주었는데 그 중에서도 사후(응급)피임약 구매의 번거로움을 호소하며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산부인과 출입 자체에 어려움을 느끼는 문제점도 함께 발견됐는데 10대 학생들의 경우 교내 상담실이나 보건실을 통해 구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이다. 이 외에도 사회적 양육에 대한 필요성을 더욱 언급하자는 의견과 인권문제로써 접근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자는 의견도 있었다. 

이처럼 임신 후 출산을 선택하기 어려워 임신한 십대 여성이 학업과 진로, 경제적 이유 등으로 임신중절수술을 원할 경우, 안전하게 의료적인 서비스를 받아서 후유증이 없도록 ‘선택적인 낙태 허용’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임신의 문제가 여성이 감당해야하는 문제로 결부되는 경우가 많다. 임신은 당사자인 남녀 모두 함께 책임져야할 문제로 남성의 ‘의료비와 양육비 지원'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으며 십대 남성일 경우 그 부모가 책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기획부장 박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