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의 작은 실험, ○○(공공) 월경대 프로젝트

2주간의 작은 실험, ○○(공공) 월경대 프로젝트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본관 화장실과 여성미래센터 1층 화장실에서 2주간 작은 실험이 이루어졌다. 지난 7월 17일부터 7월 31일까지 ○○(공공) 월경대 프로젝트가 진행된 것이다


한글로 공공 월경대 프로젝트라고 명해도 되는데, 왜 굳이 ○○이라는 숫자를 넣어 프로젝트 이름을 지었을까이에는 누구나 쓸 수 있으며, 빈 동그라미 안에 여성들의 필요, 언어를 담고 싶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공공) 월경대 프로젝트는 월경은 여성의 기본권이자 생존권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아하!센터, 여성환경연대, 여성미래센터는 ○○(공공) 월경대 프로젝트를 통해, 월경대를 사용하는 모두에게 공공 월경대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고자 하였다.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본관 화장실에 그물에 넣은 공공 월경대, 펜, 종이를 설치해둔 모습. 소감란에 많은 의견이 담겨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하!센터는 2주 동안 일회용 월경대, 면 월경대를 모두 더하여 88개를 비치해두었고 이 중 이용자들이 79개를 사용하였다. 하루에 약 5.6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4일에 한번씩 월경대가 적게 남아있는 그물망에 새것을 채워넣는 방식으로 진행하였으며,  특히, 면 월경대는 사용률이 높았다.  

 

여전히 공공 월경대 정책을 실행하면 악용하는 사람이 있을까 우려하는 시선이 있지만, 누군가 한꺼번에 모두 가져가버리는 현상은 없었다. 2주간 월경대는 매일 조금씩 소진되었으며, 이에 맞추어 소감란도 빼곡히 채워지고 있었다. 다음은 소감란에 적힌 의견이다.


"화장실에 갔는데 그날 월경을 시작했을 때 곤란해요. 다시 나갈 수도 없고 공중화장실에 월경대가 배치되어 있으면 좋겠어요."

"건강하게 누구나 불편없이 월경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자의 필수품인데 조금이라도 더 싸졌으면 좋겠다."

"안전한 생리대가 필요해요!"

"생리대가 비싸요ㅠㅠ 친구가 너무 힘들어하는데 화이팅!" 

"생활 필수품으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해요. 여성 개개인이 스스로 챙기고 구매하는 것을 넘어서 국가적 차원의 개입과 공공성으로서의 인식이 꼭 필요합니다."


월경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친구를 걱정하는 따뜻한 글부터 국가적 차원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견, 몇몇 소수의 사람들이 많이 가져가는 문제가 발생하여 찬성하지는 않는다는 의견까지 다양한 소감을 볼 수 있었다. 


서울시가 시민을 대상으로 공공 월경대에 대한 온라인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총 투표자 수의 93%(1,290명)가 공공 월경대 정책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2017년 여성 283명을 대상으로 한 '생리대정책 마련을 위한 설문조사'(제주도의회 토론회)에서는 78.4%의 여성이 생리대가 준비되지 않아 곤란했던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각주:1]


휴지가 공공 화장실에 설치되어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일부러 많이 챙겨가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비양심적인 소수의 사람들 때문에 공공 화장실의 휴지를 모두 없앤다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와 유사하게 필요한 사람 누구나 접근할 수 있게 많은 공공 화장실에 월경대를 비치해둔다면, 그것을 일부러 가져가는 사람들 또한 적을 것이다. 공공 월경대 정책은 월경대의 가격이 부담되어 구입하지 못하는 경제적 취약계층부터 갑작스럽게 시작하는 월경에 난감한데, 월경대를 챙기지 못한 이에게 큰 위로가 될 것이다.


아하!센터는 월경을 하고 있는 청소년들을 지원하기 위해 엘리에르 인터내셔널 코리아에서 후원받은 월경대를 청소년 유관기관에 배포하고 있다. 비싼 월경대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청소년, 여성들이 예고없이 찾아오는 월경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것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일 때까지 아하!센터는 함께할 것이다. 


글: 기획협력팀 최윤영



  1. 이세아, <여성신문>, 2018년 7월 10일자: “생리대는 인권 문제” 서울시, 공공기관 화장실에 비상용 생리대 비치 추진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