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 남자가 역차별 받는 시대야, 남자 청소년의 백래시

미투 운동? 남자가 역차별 받는 시대야, 남자 청소년의 백래시

 


피해여성은 존중하나, 무고죄의 형량을 늘여야 한다

남자로 사는 것에 대한 피로감 호소


 

2018년 한국 사회에는 권력형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나도 말한다)운동이 활발히 이어졌다. 처음 유명인을 중심으로 시작된 미투 운동은 시민의 다양한 움직임으로도 나타났다. <미투운동과 함께 하는 시민행동>[각주:1]의 미투 캘린더[각주:2]를 살펴보면 319<학내 미투운동을 지지하는 동덕인 기자회견>부터 시작해서 3월은 18, 4월은 24, 5월은 15건의 간담회, 토론회, 기자회견 등이 진행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미투 운동은 한국사회의 만연한 성폭력이 주요한 사회 문제임을 공유하고 이러한 문제제기를 확대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에서 주요한 사회현상이 되었다.


미투는 중고등학교 스쿨미투로 확산되었다. 서울 노원구의 한 사립고등학교에서는 졸업생들의 미투 고발을 응원하기 위해 재학생들이 만들어 붙인 위드유등의 문구가 이슈가 되었다, 학생들의 이런 자발적인 움직임에 기자회견[각주:3], 정책 토론회[각주:4], 간담회[각주:5] 등 스쿨 미투를 지지하는 시민사회의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또한, 스쿨미투 페이스북 페이지는 온라인상에서도 스쿨미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쿨 미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동시에 학교에서의 페미니즘 교육도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 2고 학교 페미니즘 교육의 의무화 청원21만 명이 넘게 동참하였고, 이에 10대 페미니스트 외 교사, 양육자, 남자 페미니스트 등 다양한 이들이 참가하여 정책제안 및 페미니즘 교육의 필요성에 발언하였다. 뿐만 아니라 2018년에 들어서 청소년’, ‘학교 교육에 초점을 맞춘 페미니즘 도서[각주:6]도 발간되고 있다. 이러한 스쿨미투와 페미니즘 교육 활성화는 청소년들이 주체적으로 성평등과 관련된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확산하고 있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미투에 대한 백래시가 일어나며 성평등으로의 진보를 막고 있는 실정이다. 주요 사례로 함안의 함양고 학내 미투와 백래시를 들 수 있다. 20185월 말, 함양고등학교 여학생 화장실에 페미니즘 포스트잇이 게시되었다.[각주:7] 여학생들의 페미니즘 포스트잇에 대해 남학생들은 온라인에서 댓글로 공격을 시작했고, 이것이 학교에 문제제기가 되어 남학생들이 사과문을 게시하는 것으로 일단락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교내에서 여학생들을 상대로 공격과 조롱이 이어졌고, 이에 ‘H여고 여성혐오 공론화라는 트위터 계정이 생성되었다. 이 트위터 공간을 통해 교내 성폭력, 교내 여성혐오 관련 자료와 증빙을 모으고 공론화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다문제는 교내에서 불거인 문제의 원인을 학교의 성차별한 문화와 백래시에 묻는 것이 아니라 페미니즘 성교육을 진행한 강사에게 돌렸다는 것이다. 학교 측은 <문화기획달>에 의뢰한 인문학 교실 성과 인권강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며 해고통보로 대응했다(함양고학내미투를위한비상대책위 카드뉴스, 2018, 6. 29.)


이 사례는 스쿨미투 움직임을 단순히 남녀 간, 교사 학생간 반목과 갈등을 조장하는 문제 사안으로 규정하는 백래시의 전형을 보여준다. 함양고등학교가 미투를 다루는 데 있어 드러난 문제는 미투 자체가 아니라 학교에 만연한 성차별과 여성혐오 문화’, ‘일부 남학생들의 반페미니즘 정서 및 백래시에 대한 방관 또는 수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여학생들의 인권과 안전이 보장되는지가 우려되며 거시적으로는 백래시로 교내 성차별적인 문화가 고착화되는 것이 아닐지 우려된다.


반페미니즘 정서 및 백래시에 대한 방관 또는 수용은 특히 남학생들 사이에서 더 가시적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이후 아하!센터)에서도 남학생들의 백래시가 교육 중에 발생하기도 했다.


학교에 미투운동에 대한 교육을 이미 받고 성교육을 받았는데 여기 와서 또 같은 내용에 교육을 받는다고 짜증난다며 집중하지 않음미투운동으로 피해여성이 있는 것 인정하고 존중하지만 때론 진짜 무고한 남자도 있으니 무고죄 형량은 많이 올려야 된다며 흥분함남자다움이 강요되면 남자로 사는 것에 대한 피로감부담감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또 지극히 공감하며 이야기가 잘 구성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미투운동에 관한 언설이 반복되면 또 집단으로 성토를 내며 여자를 배척하는 걸로 결론을 내어버림(2018년 6월 15일 ㅅㅅㅅ 프로젝트 교육일지 )


위의 글을 보면 몇몇 남자청소년이 무고죄를 운운하며 미투운동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엔 남자를 잠재적 성폭력 가해자로 본다는 피로함이 깃들어 있다. 또 꽃뱀논리로 피해자의 경험을 부정하는 2차 가해 역시 담겨있다.


중요한 것은 상기한 스쿨 미투와 페미니즘의 확산, 백래쉬 등의 현상 이면에 남자/남자청소년을 가해자 위치로 가정하는 이분법적인 도식이 있다는 것이다.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 면에서도 미투 운동에서 남성 피해자는 조명받지 못하고 있으며 미투 관련 논의에서도 이 부분은 아직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다. 미투나 페미니즘의 주체가 남성이 될 수도 있음을 남성 대부분이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스쿨미투 등 피해 경험 발화의 대다수는 여자청소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페이스북의 <스쿨미투>, 트위터의 <청소년페미가 겪는 학교폭력> 계정을 살펴보면 작성자의 대부분이 여자청소년임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이들은 남자청소년과 남자교사에 의해 경험한 성폭력을 드러내고 연대한다. 그렇다면 대체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말한 308, 응답자 740명 중 41.6%에 이르는(서울시청소년성문화연구조사, 2013) 남자청소년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남자청소년의 피해 경험은 절반이 넘게(57.6%) 동성친구 간에 발생한다(서울시청소년성문화연구조사, 2013). 하지만 이런 경험은 쉽게 발화-공론화되지 않는다. 동성 간 성폭력 중 남성 간 성폭력은 더욱 비가시화된다. 미투나 페미니즘의 주체가 남성이 될 수도 있음을 인지하지 못/안하는 남자청소년은 무고죄와 꽃뱀논리를 성토하며 잠재적 가해자로 스스로를 위치시킨다.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양면성을 가진 남자청소년들은 지금까지는 잠재적 가해자로 스스로를 호명했다. 성평등의 주체이자 피해자의 경험을 가진 존재로 스스로를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남자청소년들에겐 교내 페미니즘 교육에 대한 반감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남자 청소년들의 여성혐오 표현과 미투에 대한 백래시를 막기 위해서는 남자청소년의 피해 경험을 드러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남성 집단 내 권력 위계에 의한 피해자이기도 한 남자청소년이 자신의 경험을 충분히 말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남자청소년이 미투와 페미니즘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다.


남자청소년 대상의 성교육은 남자청소년의 솔직하고 진솔한 경험을 꺼내놓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면 남자답게 보단 나답게생각할 수 있는 성문화 프로그램에 먼저 참여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아하!센터는 1117일 토요일 중1~2 남자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캠프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남자답게’, ‘남자라서’, ‘남자로서만들어지는 자신이 아니라 그런 말에 흔들리지 않는 나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글: 기획협력팀 이유정




  1. 2018년 3월 15일 발족. 340여개 여성, 노동, 시민단체와 미투 운동 지지자 160여명으로 구성되었음. [본문으로]
  2. 미투 관련 토론회, 기자회견, 대화모임 등을 기입해 놓은 온라인 캘린더. 3월부터 5월까지 기입, 이후 페미니즘 캘린더로 통합‧이전하였음. https://calendar.google.com/calendar/embed?src=u6e7hsvjau0g9uo38k0don8ov8@group.calendar.google.com&ctz=Asia/Seoul [본문으로]
  3.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 기자회견>(2018.5.3.). [본문으로]
  4. <스쿨미투에 대한 응답,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위한 정책 토론회>(2018.5.24.). [본문으로]
  5. <성교육‧성문화 수다회_우리가 바꾸는 성교육 #대안학교>(2018.6.2.) [본문으로]
  6. <걸페미니즘>(2018), <학교에 페미니즘을>(2018) [본문으로]
  7. ‘맘충? 아이를 돌보는 것이 왜 엄마만의 일인가요? 학국 남성 하루 평균 육아시간 6분(OECD)’, ‘남자 몰카는 내이버 실검, 여자 몰카는 야동 사이트 인기 검색어’, ‘여성이 목소리 내는 이런 포스트잇이 불편하신가요? 그렇다면 당신은 여성혐오자입니다.’, ‘대한민국을 소개합니다. 한국 남성 성매매 경험 49%, 한국남성 하루 육아시간 평균 6분, 동남아 아동 성매매 외국인 남성 1위, 남녀 취업률 격차 1위, 성별 임금격차 1위(OECD)’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