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페미니스트

아하!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책을 읽고,

그 속에서 읽어낸 섹슈얼리티를 모두와 나누고자 글을 쓰는 [섹슈얼리티 북티끄],

2017년 3월부터 월 1회 연재합니다.



 

엄마는 페미니스트.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엄마.

라는 단어를 보았을 때 당신은 어떤 느낌과 생각이 들었는가?

 

나는 평범그 자체인 삶을 살아온 사람이다.

나의 이야기와 비슷한 이야기는 수도 없이 많았으며,

어느 하나 특별하다 할 것이 없어

오히려 주류에 속하는 그런 삶.

안전하고 평온한 삶.

 

임신테스트기에 두 줄이 그어졌던 순간조차도

나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이미 여성주의 관점의 성교육자로 활동하고 있는 나는

비폭력적을 외치는

있는 그대로의 아이를 존중하는 엄마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출산휴가를 마치고

1년 육아휴직을 하는 동안

아이는 무럭무럭 자랐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우리 집에 놀러 온 나의 가장 친한 친구에게

남편은 말했다.

얘 되게 개인주의적인 거 알지? 근데 아이에게 이렇게 할 줄 몰랐어.”

 

아이. 이렇게 맹목적으로 나만을 바라보는

내가 아니면 생명을 이어갈 수조차 없는 생명체를 만난 적이 있었던가.

자신의 가장 긴박한 순간에 나를 찾는 무언가가 있었던가.

 

필자는 친구로부터

내 딸을 페미니스트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하냐고 질문 받았을 때

(페미니즘에 관해 여러 차례 발언한 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이야기하기에 너무 벅찬 일이라고 느꼈다.

그리고 친구에 요청에 대한 대답으로 편지를 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렇다. 처음 임신테스트기의 두 줄을 바라보았을 때의 결심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지고

필자가 말한 벅찬 일

막막함이 나를 사로잡았다.

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지?

양육자로써 책임감이 나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나는 결심했다.

그래 육아휴직을 하는 1년 동안

정말정말 잘하자.

1년 후에는 그러고 싶어도

그럴 수 있는 시간이 없을테니.

 

복직 후

아이는 어린이집으로, 나는 직장으로의 삶은

과거 1년 전전긍긍하며 아이와 모든 시간을 함께했던

추억들을 뒤로한 채

함께해주지는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만이 남아있었다.

시간의 양보다는

양육의 질이 더 중요하다는

여러 매체의 위로는 나에게 전혀 위로가 되지 못했다.

 

필자는 총 열다섯 가지의 제안을 제시한다.

 

이 중 필자의 첫 번째 제안.

충만한 사람이 될 것.

부모 역할을 하는 것은

연습과 사랑의 문제라고

처음부터 잘 할 수 는 없다고

실패해도 괜찮다고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라고

이야기 한다.

 

그렇다.

내가 엄마가 되어본 적이 있었던가?

처음부터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잘 하는

사람이 인류 역사상 존재했던가?

어쩌면 진리일지도 모르는 이러한 전제를

엄마라는 역할의 책임감에 도취되어

잊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아직 우리에게

실패하더라도

그것을 만회할 수 있는 수많은 또 다른 기회가 있느니

너무 전전긍긍하지 말라고.

너의 충만함이 아이에게도 전달될 것이고

그것이 서로를 더욱 충만하게 할 것이라고.

 

필자의 이야기에

비로소 숨이 쉬어진다.

 

글. 최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