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깔았으듀오 ‘부산행’편


아하!센터 청소년 동아리 또래지기2016년 하반기 대중문화 모니터링의 일환으로 대화 형식의 글을 연재합니다. 스포일러를 다소 포함할 수 있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또래지기의 대중문화 모니터링] 부산행 편

 

방자   향단아 우리 진짜 오랜만이다. 지난 723일에 만나고 그 뒤로 처음이야. 그동안 참 여러 일이 있었던 것 같아.

 

향단   그러게 ㅠㅠ 방자 너는 어떻게 잘 지냈어?

 

방자   그냥저냥 더워 죽겠어~ 이렇게 더운 여름은 처음이야. 쪄죽어서 사망할 듯.. 그래도 에어컨 키고 올림픽 경기 보면 살만하지 않아? 그래도 더운 건 마찬가지지만..

 

향단   나는 사실 스포츠에 별로 관심 없어. 근데 인터넷에서 올림픽 관련 기사는 종종 보게 되더라고. 내가 본 기사 중엔 경기를 마친 브라질 여자 럭비 선수에게 그녀의 매니저가 깜짝 프로포즈를 했다는 내용의 기사도 있었어. 개인적으로 공개 프로포즈는 별로지만 그래도 참 아름다운 장면이라 생각해.

 

방자   그러게 나도 그런 멋진 프로포즈 한 번 받아보고 싶다! 두 번이나 세 번 받아도 좋고^^! 늙어서도 또 배우자에게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내 곁엔 프로포즈는 커녕 고백해줄 사람도 없어ㅠㅠ. 근데 이번 올림픽이 참 예쁘고 멋진 장면도 많지만 아무래도 개도국의 개최다 보니 소매치기에 성폭력에 강도에.. 노답이야, 노답.. 으으...

 

향단   그것도 그런데 난 그만큼이나 우리나라 해설단의 선수들을 향한 이상한 말들이 신경 쓰이더라고.

 

방자   진짜? 해설단이 이상한 말을 했어? 어떤 말?

 

향단   전체적으로 이상한 말들이 많긴 했는데 특히 여성 선수들을 향한 말들..?

 

방자   아 그거 나도 들은 것 같아.. 유도시합에서 여성 몽골인 선수를 향해서 해설위원이 보기엔 야들야들한데 경기를 험하게 치르는 선수라고 말한 거? 완전 노답이더라.

 

향단   그거말로 또 있난 올림픽은 안 봐도 기사는 챙겨 본다구! 여자 펜싱 선수가 구부러진 칼 끝을 장비로 펴는 모습에 한 해설위원은 여자 선수가 철로 된 장비를 다루는 것을 보니 인상적이라는 개뼉다구 같은 말이나.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스물여덟이면 여자 나이론 많은 거거든요라는 해설 같지도 않은 잡담들이 얼마나 많았는데.

 

방자   .. 내가 더 해설 잘 하겠다. 해설위원들은 분명 스포츠 해설에 대한 교육을 받을텐데.. 답답하다... 아마 해설위원들 대다수가 중년남성들이어서 더 그런게 아닐까?

 

향단   그런 듯.. 그래서 난 올림픽 안 봐. 해설위원들 말 듣기 싫어서.

 

방자   그리고 난 선수들 외모평가 하는거도 싫어! 미녀라든가 미남이라든가. 그런거가 스포츠에 딱히 꼭 필요한 것도 아니잖아.

 

향단   내 말이! 아오 개빡쳐! 우리 딴 얘기 하자. 난 어제 우리 공유오빠 봄.

 

방자   공유가 왜 네 오빠야? ㅋㅋㅋ 공유가 나이가 몇인데 네 아빠 뻘이야 ㅋㅋㅋㅋ 그리고 만인의 가장 작고 느린 카페를 운영하시는 사장님이지!

 

향단   무슨 소리 위로는 20살 아래로는 10살까지 괜찮다구.

 

방자    향단아 너 몇 살이니?

 

향단   낭랑 십팔 세~ ㅇㅁ< (왼쪽의 이 이모티콘은 윙크다.) 사랑엔 나이는 상관없어.

 

방자    아래로 열 살이면 8???? 미친 거 아냐?ㅋㅋㅋㅋㅋ 정신나간 듯.

 

향단    몰라. 잘 생기면 다 오빠니까 괜찮아. ㅋㅋㅋ

 

방자    너 그럼 부산행 본 거지? 나도 얼마 전에 부산행 봤는데. 내가 원래 징그러운 거 못 봐서 좀 보기 힘들더라. 무서워서 혼났어. 울 뻔 했다고. ㅋㅋㅋㅋ


                                                              출처: 네이버영화

 

향단    난 뭐 딱히 징그럽지는 않던데. 오히려 곡성이 더 징그럽지. 이건 뭐 상대적인거니까~ ㅋㅋㅋ

 

방자  부산행에 좀비들이 진짜 연기 잘 하지 않냐. 완전 무섭... 좀비들 입에서 피랑 침이랑 섞여서 점도 있게 줄줄 늘어지는거 너무 징그러워.. ㅠㅠㅜ

 

향단   나도 징그럽긴 하더라. 근데 뭔가 부산행이 우리나라에서는 드문 좀비 영화라 더 그렇게 느껴진 것 같아. 분장도 괜찮고, 솔직히 연출도 꽤 괜찮지 않냐?

 

방자   난 개인적으로 동대구에서 작은 디젤 기관차에 달려가는 좀비들의 행렬이 멋진 것 같다. 뭔가.. 장관이지 않냐. 현실에서 그러면 진짜 무서워서 이미 죽고도 남았겠지만 멋지더라고.

 

향단   부산행에 대해 대개 호평이더라. 나도 꿀잼이긴 했는데 사실 나는 부산행이 연상호 감독 작품인 줄 모르고 봤거든. 첫 실사 상업영화라 그런지 평소 작품들이랑은 좀 다른 느낌이더라고. 그래도 뭐 좋았어. 평범하게 재밌었던 것 같아.

 

방자   그런 듯 나도 그 감독꺼인거 알고 깜놀했잖아. ㅋㅋㅋ 내 친구들 중에는 너무 평범하고 진부하다고 별로 안 좋아하는 애들도 많더라. 특히 여성 캐릭터들이 맘에 안 든대.

 

향단    ㅁㅈㅁㅈ. 나도 진짜 왜 좀비영화에선 여자 등장인물들이 죄다 발암캐인거야? 예전에 그 뭐더라. 맞아. 그 월드 워 제트도 그래. 계속 난항에 그대로 우에에엥 ㅠㅠ이러고만 있고 그냥 모든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됨. 워킹데드인가 거기선 그래도 여자 등장인물들이 적극적으로 좀비들이랑 싸우더라. 울고 그런거 거의 없어.

 

방자   근데 부산행에서는 주로 등장하는 여자 인물들이 임신부에 어린 아이라 그렇게 활약하는건 힘든 것 같긴 해. 그런 면에서는 오히려 애도 멘탈 잡고 잘 헤쳐나갔고. 임신부 언니는 체력적으로는 별로였지만 좀비들이 자신들의 시각에 비감염자들이 들어오지 않으면 지랄발광하지 않는다는걸 제일 먼저 알아차렸는걸. 그냥 여성 캐릭터들이 별로 부각되지 않아서 그렇지 그냥 저냥 괜찮지 않나?

 

향단    .. 뭐 나도 우리나라 좀비영화에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함께 좀비에 맞서 싸우는 그런 여캐를 기대하진 않았어. 근데 이쯤 되면 그런 여캐가 보고 싶어진다고. 언제까지나 남자 등장인물이 나타나서 구해줘야 하는 그런 수동적인 인물로 그려져야 하는거야. 난 좀 그만 보고 싶어.

 

방자   그런가. 난 그냥저냥 봤어. ㅋㅋㅋㅋ

         다들 연기 잘 하더라~ 마요미~ 넘 좋아~~ 마동석 같은 연인이 있으면 좋겠던걸~

         소희의 연기는 모두에게 혹평을 받더라. 사실 소희는 뭔가 캐릭터 자체가 엄청 밋밋해. 그냥 어른들이 생각하는 10대의 느낌이랄까.

 

향단    뭔가 여성 캐릭터가 주체가 되지 못한 것 같아. 그냥 변두리에서 맴도는 느낌임. 아 내가 말주변이 없어서 잘 표현을 못 하겠다. ㅠㅠㅠ

 

방자    아 뭔지 알 것 같다. ㅋㅋㅋㅋ

 

향단    ㅇㅇ 그 느낌임 ㅋㅋㅋ

 

방자    생각해보니 오늘 우리 뭔가 많은 얘기들을 했네. 사실 평소에 그냥 별 생각 없이 텔레비전이랑 극장에서 접하는 영상들에 대해서 이렇게 많은 얘기들이 나올 줄 몰랐어!

 

향단   그치, 그치! 게다가 나는 책 같이 어려운 걸 소재로 하지 않고 영상 매체들을 다뤄서 더 좋았던 것 같아. 얘기도 나누고~ 또 재밌고! ㅋㅋ 오늘 얘기 나눈 거 정말 재밌었다고~

 

방자    올림픽 스포츠 해설단의 성희롱 수준의 막말부터 요즘 흥행하는 영화인 부산행 속, 이야기의 주체가 되지 못한 여성 캐릭터들까지. 참 많은 얘기를 했어! 자칫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 말이야.

 

향단   그러게. 또 이렇게 얘기해보면 좋을 것 같아~. 다음번에는 예능이나 광고, 드라마를 다뤄 보는건 어때? 정말 말할 거리가 차고 넘칠 것 같아. ㅋㅋ

 

방자    그래, 그래. 정말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