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그 사람 7) 문명선 선생님

작성일 : 11-10-14 19:10             
그 때 그 사람 7) 문명선 선생님
글쓴이 : 아하지기 (61.78.145.50)  조회 : 57  

인덕원 역 근처에 자리잡은 안양YMCA 건물 전경

4호선 인덕원역 근처 도시와 자연의 경계쯤에 위치한 안양YMCA 4층에 자리잡은 벼리학교는 초등 과정의 대안학교였습니다. 중고등학교 과정의 대안학교일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초등학교 또래의 아이들이 정신 없이 뛰어다니는 모습에 조금 놀랐는데요. 선생님께서도 처음 이 학교에 오셨을 때, 초등과정인 것을 알고 놀랐다고 합니다. 

“초등 과정 아이들이 산만하긴 하지만 생활을 같이 해서 친밀감이 생기는 점이 더 좋아요. 자연 속에 있다기 보다 도시의 건물 안에 있어서 놀고 싶어하는 에너지가 분출이 잘 안 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해요.”

작은 건물이지만 공간을 빼곡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제가 도착한 시간은 점심 시간이 지나고 애매한 시간. 사실 아이들이 직접 유기농 채소밭에서 일을 한다고 하셔서 거기에 참여도 하고 야외 학습의 분위기를 느껴보려 하였으나, 먼 길 찾아가다보니 청소 나눔시간에 도착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즐겁게 청소를 하면서 전(全) 층에서 부산을 떨고 다니고 있었습니다. 

“청소시간은 아이들이 집에 가기 전에 가장 들떠 있을 때라 정신이 좀 없어요.”

청소하며 장난 치는 아이들

벼리학교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든 학생들이 일반 학교보다 조금 늦은 3시 반에 끝난다고 하시네요. 초등 대안학교는 전국적으로도 그 숫자가 꽤 많은 편으로, 경기 지역에도 3개 정도가 있고 서울에도 몇 개 있다고 합니다. 

“대체적으로 대안학교에 대해 알려진 부분이 학교 적응 못하는 아이들이 가는 곳이라고 생각들을 많이 하세요. 하지만 중등 대안학교를 가기 위해서는 전형 준비를 열심히 해야 해요. 자기소개서, 학부모소개서, 교사추천서 등이 필요해요. 또 학교 생활도 1박2일 동안 직접 해보도록 하여서 아이들도 스스로 결정을 할 수 있게 해주고요. 우리 벼리학교 아이들 중에 6학년 아이들도 지금 한창 전형준비를 하고 있어요.”

교사실 모습, 선생님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습니다.

Q. 학부모 소개도 필요한가요?

“대안학교는 학교 운영에 대한 부분을 부모님들과 함께 하기 때문에 부모님을 만나는 시간도 많고 해서 학부모소개서도 받아서 보고 아이들을 선발해요. 우리 벼리학교도 생협을 하시던 부모님들에 의해 만들어진 학교에요. 아이들이 자유롭게 많이 놀았으면 좋겠다, 많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자유로운 생각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세요. 또 우리 학교는 한 학년에 한 명씩 장애학생을 받고 있어서 일반학교에 가기 어려운 학생이 오기도 해요.”

"청소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셔야해요~"

Q. 원래 대안학교 교사를 준비하신 건가요?

“제가 원래 공대생이었어요. 근데 제 친구가 청소년지도과를 다녔는데, 아하로 자원봉사를 다녔어요. 그걸 보고 저도 하고 싶다고 했죠. 그렇게 아하에서 청소년 아이들을 만나고, 또 캠프를 가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대학교 4학년 때 진로를 청소년이나 아이들을 만나면서 살고 싶다고 결정했어요. 그래서 아하에서 직장체험도 하게 되었구요. 성남 와이에서 1년 정도 일을 하게 되었는데, 그 때 동아리 활동을 맡으면서 학원 가는 아이들 때문에 모임을 갖는 것이 힘들었어요. 그 때 학교 안에서 자유롭게 아이들을 만나고 싶어서 대안학교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러고 보니 대안학교를 가려고 교사 아카데미를 듣기도 했어요." 

"선생님이랑 같이 사진 찍을까?"

Q. 막상 시작하시니 어떠세요?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랐어요. 아이들만 많이 만나고, 부모님들과 갈등은 없을 줄 알았거든요. 아이들을 일일이 챙겨주어야 하는 부분도 있고… 부모님들 만날 때 예상치 못했던 일들도 많고, 제가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부분도 많아서 조금 힘들었어요." 

"부모와 교사는 아무리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해도 넘지 못하는 벽이 있어요. 교사는 전체를 보고 객관적인 것을 말하는데 부모는 자신의 아이를 보기 때문에 차이가 생기거든요." 

"또 한편으로 제가 여유가 없을 때는 힘들기도 해요. 생활을 같이 한다는 부분이 어떻게 보면 되게 좋은데, 감정 표현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달되기도 하고 나 자신을 그대로 보여지기 때문에 힘든 부분이 되었죠. 그런데 그것이 시련이 되기도 하지만,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해요."

아이들 교실 벽, 우리 동네 생태 지도가 인상적이었어요.

Q. 아하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셨어요?

"체험관 교육을 먼저 시작했어요."

"그리고 박현이 선생님께서 기,끼,깡 캠프를 시작하실 때 같이 하게 되었는데, 그 때가 직장체험을 할 때였죠. 그 이후에도 5번 정도 캠프를 갔어요. 직장을 다니면서도 계속 캠프를 갔거든요. 작년에도 갔고."

"사이버 상담도 했어요. 김미옥 선생님께서 제가 부족한 부분을 느끼고 있을 때 추천을 해주셨어요. 직장체험을 할 때 사이버 상담과정을 듣게 되었고, 2년 전까지 사이버 상담지기를 꾸준히 해왔어요."

"공부를 하다 보니 상담 쪽으로 좀 더 공부를 하고 싶어서 대학원도 갔어요. 대학원을 다니면서 대안학교 선생님도 하고 하다 보니 너무 힘이 들어 사이버 상담은 그만둘 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나서 작년인가? 교육대학원 과정을 마쳤어요."

"제가 하고 싶다고 몰입을 하면,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을 다해요. 그래서 힘들 때도 있지만 에너지를 많이 받죠. 다른 분야 공부를 하면서도 이 쪽을 하고 싶었거든요. 다른 기관 갈 생각은 못하고 아하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본 듯 해요. 버스팅이랑 인형극은 안 했네요. 버스팅은 제가 나오고 나서 시작되었어요."

4층 벼리학교 정문(?)

Q. 아하는 선생님께 어떤 사람, 어떤 곳인가요?

"진로 결정에 있어 아하에 계신 선생님들께 상담을 많이 받았어요. 저에게 청소년들을 만나고 싶고 활동하고 싶다는 것을 알게 해준 곳이 아하에요. 좋아하는 분이 계신 곳이 아하이고, 고민 있을 때 생각나는 곳이 아하인 거죠."

"아이들을 만나고 있어서 청소년을 만나고 싶다고 이목소희 선생님과 통화하다가 주말에 있는 청소년 동아리 활동에 참여해보겠냐 제안도 받았어요. 근데 결국 못하게 되었죠."


Q. 일과 개인적인 삶이 너무 결합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요?

"일과 삶의 결합에 대하여 고민이 꽤 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일치될 수도 있겠다, 그렇게 살 수도 있겠다 싶어요. 그렇기는 해도 나만의 뭔가가 있으면 어떨까 싶어서 사진 찍는 작업을 시작했어요. 사진 찍는 거 좋아하거든요. 근데 그것도 지금은 아이들 사진을 찍게 되었어요."

아이와 같은 웃음을 보여주시는 문명선 선생님

Q. 아하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1회 기,끼,깡 캠프를, 이목소희 선생님과 같이 갔어요. 근데 제가 식중독에 걸려서 당일 날 응급실에 가서 주사 맞고 따라갔다가 둘째 날 계속 누워만 있었어요. 그래서 그 다음에 대천해수욕장으로 거리 상담 캠페인을 가는 건 따라가지도 못하고 센터를 지키고 있었어요. 캠프는 지금도 너무 좋아서 휴가가 긴 직장 덕분에 휴가 때마다 캠프를 따라갔어요."


Q. 캠프는 뭐가 그렇게 좋은가요?

"애들이 변하는 게 보여요. 아이들이 풀어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 구성이 되어 있어서인데. 처음에 보여주지 않던 모습을 나중에 보여주면 되게 좋아요. 밤새 캠프 평가회를 하면서 같이 울던 생각이 나요. 그 때 황은식 선생님이랑 같이 울었던 기억이 있어요." 

"또 제가 쉴 때 함께 할 수 있으니까 좋아요. 인스턴트 안 먹고 자연식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 학교랑 비슷하기도 하구요."


Q. 그러고 보니 초등학교 아이들인데, 밥도 직접 하고 밭도 간다고 하던데 벼리학교에 대해 소개를 좀 더 해주신다면.

"식사 때 오셨으면 했던 것이 우리 학교의 식사는 좀 특별하거든요. 부모님들께서 유기농 생협 먹거리 반찬을 보내주세요. 그리고 아직도 쌀뜨물로 설거지를 해요. 밥도 직접 지어먹는데, 1교시 끝나고 30분 쉬는 시간 동안 밥을 올려놓고 점심 때 먹는 거죠. 선분식도 하고, 밥가도 부르고, 밥편지도 읽고 그래요. 선분식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나눠 먹는 것이고, 밥편지는 부모님들께서 음식을 보내주실 때 같이 넣어 보내시는 편지에요. 그걸 먹기 전에 읽는 거죠."

열린 텃밭, '벼리학교'옥상 논 프로젝트' 

"그리고 아이들마다 잘하는 것이 달라요. 자연에서 왕이 되고, 배움에 있어서 왕이 되는 아이가 따로 있어요. 각각의 현장에서 그 왕이 되는 친구가 선생님이 되어 저도 그 친구에게 물어보기도 해요. 수업이 모둠끼리 진행되기도 해요. 여기에 온 지는 5년이 되었는데, 3년째부터는 교사가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고, 알고 있는 아이들이 나타낼 수 있도록 교과를 운영해요. 아이들마다 잘하는 것을 잘하도록 도와주는 거죠."

"또 놀 때도 같이 놀고, 다같이 하는 것이 참 많아요. 여기는 공동체 성격이 강해요."

"우리 아이들은 간단한 요리는 다 할 줄 알아요. 간단한 국, 찌게, 밑반찬 등은 모두 만들 줄 알아서 어디로 놀러 가게 되면 사먹지 않고 다 해먹어요."

끊임없이 "뭐하세요~"라며 말 거는 아이들에게 일일이 대답하는 선생님

Q. 10주년을 맞은 아하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벌써 열 살이라니.. 축하 드립니다~!"

"저희 학교도 올해가 10주년이에요. 그래서 다음주에는 사진전을 하고, 다다음주에는 10주년 행사를 해요. 그리고 나면 그 다음주에는 입학사정회를 하죠.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2011년 10월 12일 인덕원 '벼리학교'에서
인터뷰 이도윤
글 이도윤
사진 이도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