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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성(Sexuality)을 읽다./핫!! 핫한~잇슈!

기분 좋은 반올림! 2011년도 아하!는....

작성일 : 11-01-27 15:57             
기분 좋은 반올림! 2011년도 아하!는....
글쓴이 : 아하지기 (124.60.216.5)  조회 : 374  


2011년은 아하!라는 이름을 달고 청소년 성문화센터를 운영한 지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10년을 하면 큰 힘이 되고, 20년을 하면 무서울 정도로 거대한 힘이 되며, 30년을 지속하면 역사가 된다.‘는 중국 속담이 있다고 합니다. 1980년대 중반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 성교육 상담으로 성문화 운동의 포문을 연 YMCA는 그야말로 역사가 된다는 30년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해가 더해지면서 사실상 어깨가 더 무거워짐을 느끼게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최근 전국에 청소년 성문화 동아리를 조직하기 위한 활동가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지나간 10여년 아하!의 발자취를 되새겨 보았습니다. 결국 남는 것은 사람이고 조직입니다. 즉 같은 뜻을 가진 사람을 만드는 것이 우리 일의 중심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하! 초창기에 아하!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사는 집 근처에 이런 센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들 말했었습니다. 특히 지방에서 온 청소년 지도자들의 그러한 요구는 더욱 컸습니다. 그때 저의 꿈은 전국 방방곡곡에 아하!와 같은 성문화센터를 확산하는 일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정부정책으로 받아들여지면서 규모는 턱없이 작지만 2011년 현재 30여 군데 넘는 곳에 청소년 성문화센터가 만들어지고 지역 사회에서 기대 이상의 몫을 감당하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이로 인해 같은 일을 하는 동료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참으로 뿌듯한 일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청소년 성문화운동을 한다고 하면서 성인 전문가 중심인 것이 사실입니다.  

2010년 아하! 리모델링과 중장기 계획을 세우면서 “생명평화 성문화! 10대들의 물결 만들기!”라는 아하! 비전을 되새겨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아하!는 ‘청소년’ 기관이었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아하!는 10대들의 성주체성을 키우기 위한 내용을 생산하고 실천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 시점에서 되돌아보게 되는 것은 10대들을 키우는 일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와 재원을 쏟았나 하는 반문입니다. ‘성문화’라는 단어만으로도 생경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성교육과 상담의 필요성을 설명해 내기 위해 성폭력과 성매매 음란물 등의 성문화로부터 상처받은 아이들을 지원하는 내용 중심으로 드러냈던 것이지요. 물론 시대적 요구에 의해 그 또한 감당해야 할 몫이었습니다. 

여전히 ‘성문제’ 전문기관인 청소년 성문화센터에는 성교육과 성상담의 전문성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해가 갈수록 교육과 상담의 효과성을 드러내야 하는 과제가 있기도 합니다.  이를 위해 대상별로 주제별로 성교육과 상담의 내용과 방법을 보다 전문화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기관이 성교육 상담실이 아니고 청소년 성문화 센터인 까닭은 청소년이 교육과 상담의 수혜자로서만이 아니라 성문화를 바꾸어 가는 주체로 만들어가자는 것이었습니다. UN에서 권고하는 성교육 가이드라인에서도 제시하듯이 청소년의 참여로 이루지는 프로그램의 전문화가 우선적으로 되어야 합니다. 

청소년의 자발성, 주체성으로 이루어지는 성문화 운동의 컨텐츠는 어떻게 생산될 것인가? 그간 아하!는 청소년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10대들을 꾸준히 만나온 경험이 있습니다. 동아리로서의 한계를 넘어서 10대가 성문화 생산자로서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길은 무엇일까? 2011년 또 다른 방식으로 10대들과 함께 하는 길을 열어 보고자 합니다.  다행히 아하의 숙원이었던 공간 부족의 문제가 서울시 청소년 원스톱 종합지원센터의 계획으로 해결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11년 아하!는 개관 10주년과 더불어 삼성동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아래와 같은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아하! 10주년을 맞아 한국사회 청소년성문화센터 사업을 재조명해 보고 앞으로 10년을 내다보는 비전을 찾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지난 10년간 3회에 걸쳐 해왔던 서울시 청소년 성문화 실태 조사를 분석하고 이에 따른 교육과 상담 사업의 내용과 방법 그에 따른 효과를 드러내고자 합니다. 

둘째, 공간 확장 및 이전과 더불어 진정으로 10대들의 성문화 운동의 내용을 생산할 수 있는 거점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청소년 성문화 까페를 만들고 성문화 아카이브 구축 및 다양한 10대들을 초빙 상주토록 하여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생산하는 성문화 작업장, 10대들의 내용이 드러날 수 있는 방식의 공모전, 토론대회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셋째, 청소년 성교육과 상담의 전문화를 위해 섹슈얼리티 체험관을 대상별 주제별로 확대하여 초등 고학년, 청소년 기본, 심화 버전으로 그 내용을 구체화 할 계획입니다. 상담 또한 성상담의 특수성을 살리기 위해 상담실 환경을 가꾸고 주제별로 상담 메뉴얼을 구조화하여 여타 상담과의 차별성을 만들어서 상담 체계 내에서의 보완적 기능을 가져가도록 할 것입니다. 

끝으로 관련 기관간의 네트워크, 성교육과 상담, 청소년 성문화 활동가를 임파워링 하기 위한 모임과 학습 커뮤니티를 구체화하여 기획하는 시도를 해보고자 합니다. 


이러한 2011년도 아하!의 계획이 차분하게 내실을 채워가기 위해서는 많은 관계 기관의 도움이 절실하게 요청이 됩니다. 각계 전문가들의 따뜻한 지원을 이끌어 내야하고 생각한대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재원 마련도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아하!의 사업이 전개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해 준 서울시와 관계자, 성문화 운동 영역에서 생명평화 운동의 비전을 만들 수 있도록 견인한 한국YMCA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습니다. 
   
한국 사회에 상업적이고 폭력적인 성문화로부터 인간이 행복하고 더불어 생명을 살리는 생명평화의 성문화가 잔잔히 퍼져나갈 수 있도록 2011년에도 아하!는 박차를 가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날을 맞아 다시 한 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센터장 이명화